[금요힐링레터]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 자현스님
자현스님의 산중일기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자현스님 지음
초봄 단상
봄은 왔으나 겨울은 가지 않았고, 사람은 갔으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흘러가는 바람에 그리움을 실어 보냄은 가도 가지 않음을 추모하는 정 때문이다.
오지 않았다면 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니, 아프다 말하지 마라.
이별이란, 아쉬움을 남길 뿐이나니….
주인공을 그려라
생각이 맑은 것보다는 정돈된 것이 좋다.
감정에 동요되지 않는 것보다는 적절하게 흔들리는 것이 옳다.
미리 무엇을 상정하지 말고 변화하는 세상을 즐겨라.
잘못과 오류를 저지른다는 것은 죄가 아니라 단지 해프닝일 뿐이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너의 인생을 마음껏 그려 보라.
기도가 필요한 순간
눈에 아주 작은 무언가가 들어가면, 보이지 않는 이물감이 느껴지곤 한다.
보이지는 않는데, 거슬리기는 하고, 그렇다고 딱히 방법도 없는 바로 그런 것.
삶에도 이런 이물감이 있을 때가 있다.
큰 사건까지는 아닌데, 딱히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닌….
이런 때 필요한 게 기도 아니겠는가?
기도를 통해 마음이 안정되면 소소한 문제들은 스스로 정리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다.
어른의 무게
나이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다.
때로 나이란, '쓸모없음'에 대한 표상이자 '슬픔'에 대한 변증일 뿐이다.
약자弱子로서의 권리보다는 현자賢者로서의 배려가 있을 때 진정한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기 위한 시험은 없다.
그러므로 어른이 된다고 명예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명예로울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행동에 의해서 결정될 뿐이다.
어른으로서의 명예로움은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