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여사님 장례예배 설교문 (2021. 10. 29. 제천세종장례식장)
사람은 오감중에 청각이 가장 늦게 없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이는 말하기를, 사람이 죽어도 3일은 청각만큼은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제 오후에 입관예배시, 자녀들이 함께 부르는 찬양과 기도소리와 아멘 소리는
차여사님 귀에는 익숙한 소리였기에 매우 흡족해 하셨을 것이다.
예전에 이런분도 계셨습니다.
살아생전 열심히 기독신앙으로 사셨던 분인데, 별세하시자 자녀들 종교를 따라 불교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어르신이 얼마나 낯 설었을까~~ 싶어 이건 불효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에 비해 차 권사님은 자녀들이 종교가 없고, 비록 달라도 모두 양보하고 이해하고 어머니의 신앙을 존중해 주고,
어머니 위주로 입관, 장례예배 드리는 것에 대하여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차권사님과 함께 한 지난 세월은 저희에게도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모든 자녀분들에게도 실버하우스 모든 친구들과 더불어 감사를 드립니다.
차여사님이 처음 오셨을때가 생각납니다. ^^
넷째, 문조 아드님이 용돈을 20만원 주고 가셨는데, 차권사님이 안절부절 하시는거예요.
왜 그리시냐 했더니 아들이 준 용돈을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 사모가 서랍과 주머니를 확인해 봐도 정말 없는거예요.
할수 없이 아드님께 전하했더니
”아~ 저희 어머니는 복대를 하고 계십니다. 거기에 있을겁니다.....“ 그래서 복대 하시는 분도 있구나 알게됐습니다. ^^
차권사님 생신이 음력으로 6/30일이라 양력 7월 말이나 8월 초경입니다.
그래서 더운 날에 생신잔치를 매년 한 것이 기억 나는데,
한 해에는 제 처남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제 아내의 압력에 굴복해서
그 좁은 공간에서 4-50명이 식사 하느라 더워서 애를 먹은적이 있습니다.
오리백숙에 전골이라 부탄가스의 열과, 사람의 열이 합해져서 고생이 심했던 생신잔치였던 ~~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매년 4월 1일은 유언의 날입니다.
국가적으로 정한 날은 아니고 호스피스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우리는 매년 4월 1일이 되면 유언서를 작성합니다.
그중 2018년에 차여사님이 작성한 것이 있는데 유언의 내용은 이렇다. (유언장을 보여 드린다.)
1. 만약 돌아가시게 되면 가족에게 하고싶은 말? : 나는 모른다. 그저 너희끼리 화목해라
2. 혹 재산이 있다면 재산 분배는 어떻게 할까요? 나는 모른다. 알아서 해라.
3. 장례식에 시신은 어떻해 할까요? (화장할까요, 선산에 묻을까요, -화장하지 말고 선산에-
4. 장례식에 어떤 성경구절을 읽어드릴까요? 시편 23편
5. 어떤 찬송가를 불러드릴까요? 만세 반석 열리니~를 불러 달라
6. 장기 입원시, 내가 의식이 없을 때 생명연장 장치를 쓸까요?
-콧줄이라 불리는 비위관, 영양제, 산소마스크 따위를 말함. (사용 말라.)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묘비에 적고 싶은 말은요? 그저 감사하다.
그저 감사하다.... 하셨는데 차권사님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입니다. 감사합니다..............
혈압약과 변비약을 드셨는데 드릴 때 마다, 식사를 챙겨 드릴 때 마다,
간식시간이건 어떤일에도 항상 ”감사합니다“를 사용하셨습니다.
유언서에 내 장례식에 시편 23편을 읽어 달라 하셨기에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 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은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아멘
이 시편 23편은 여호와 로이 (주님은 나의 목자)라 불리는 다윗왕의 신앙 고백문입니다.
예수님이 목자가 되시고, 나는 그 분의 어린양인데,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양은 다리가 둔해 빨리 달리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눈이 나빠 멀리 보지도 못해 선두가 낭떠러지로 가도 따라가고
이빨이 넓적해 물어 뜯지도 못하고 풀만 먹습니다.
-아무런 대책이 없는 양처럼 우리가 이렇게 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주님께 붙들리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목자는 막대기와 지팡이로 우리를 지켜 주시는데, 막대기는 우리를 인도하는 데 사용하고,
지팡이는 외부의 적을 무찌르는데 사용하는 무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안밖으로 보호해 주십니다.
우리는 약하지만 주님은 강하십니다.
내가 세상과 싸우면 질 수밖에 없고, 자유할수도 없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진리에서 나옵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게 하리라” 요8:28)
진리는 예수님을 말합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 (요14:6)
결론입니다.
진리를 벗어난 삶은, 수고롭고 무거운 짐 진 자 같은 삶이 될 수밖에 없고,
이 짐을 벗어놓는 길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11:28)
어머니의 바램대로 예수님 잘 믿으시고,
이 거친 세상에서 쉼을 얻는 모든 분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아멘
축 도
지금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차순옥권사님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하심과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성령님의 교통하심이
오늘 차순옥 권사님의 장례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모든 후손들에게, 이제로부터 영원토록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첫댓글 치매가 있는 이곳 어르신들은 아직도 차여사님이 별세하신 줄 모릅니다
몇번에 걸쳐 말씀 드려도
어디 잠시 외출했거나 병원에 입원한 줄 압니다.
오늘 낮에는 차여사님 생각하면서 자장면으로 할까
김밥으로 할까~~ 여쭸더니 김밥으로 하자고 합니다
장례식 후 어머니 모셔주어 감사했다고 사례금을 두둑히 받았습니다
또 별도로 찾아 온 장손과 넷째 아들이 별도로 감사헌금을 하고 가서
앞으로도 몇번에 걸쳐 음식 시켜 먹으면서 추억하고자 합니다.
사모는 일이 하나도 없는것 같다 합니다.
스프나 죽을 끓일 일도 없고
한 수저 한 수저 떠 드릴일도 없어졌고,
노환으로 앙상하게 남은 육신을 씻기면서 안타까워 할 일도,
팔이나 엉덩이나 부릎이나 바닥에 닿는 모든 곳에 생긴 욕창 치료할 일도 없어져서
빈자리가 큰가 봅니다.
아직도 "저쪽에 누워있던 노인네가 안보이네, 어디갔어? ~~"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차여사님은 자녀들이나
우리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신 분입니다. ^^
오늘도 자녀들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가 편안히 잘 가실수 있도록 힘 써 주어서 감사했다구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대접을 받습니다
별세 당일 아침부터, 전과는 다른 모습에
구원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서 아내는 "권사님 ~ 돌아가시면 천국에 꼭 가세요~~"하자
확신에 찬 음성으로 "예~"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웃으면서 확실한 대답을 회피하셨는데 그날 아침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
별세 당시에도 제가 수분 간격으로 생사를 확인할때
별세 30분 전부터는 호흡을 길고 깊게 하시더군요.
때가 된것 같아 머리에 손 얹고 기도했는데
기도후에 눈을 떠 보니 숨이 멈춰진것을 보고
차여사님 자녀들에게 통보하고 제 첫째 녀석인 지혜에게도 말했더니
등을 토닥이면서 "할머니~ 수고하셨어요. 잘 가세요 ~~" 합니다
"별세하신 분인데 무섭지 않니?" 아내가 물어보자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에 하긴
"10년 가까이 같이 살았으니 할머니나 마찬가지지 ~~ " 아내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