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충청북도 칠보산 자락의 각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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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2.31. 02:12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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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 자락의 각연사
김분이 지은 시에 “물소리는 수풀 밖에서 급하고, 산 빛은 난간 앞에 많다”라고 하였던 연풍현 정자산(亭子山)에 각연사(覺淵寺)가 있다. 현재 각연사가 있는 산 이름은 칠보산이다. ‘칠보산 778미터’라고 쓰인 표석 앞에 서면 각연사 뒤쪽으로 보개산이 보이고, 모양이 단정하고 수려해서 마치 군자와 같은 자태를 지녔다는 군자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군자산은 일명 군대산(軍垈山)이라고도 하는데, 칠성면 도정리에서 사평리까지 펼쳐진 칠성평야의 남쪽을 가로막고 있다. 군자산은 예로부터 영산(靈山)으로 알려져 있어 이 산에서 기도를 하면 귀한 자식을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산 중턱에는 신라 때의 고승 원효가 불도를 닦았다는 원효굴이 있다. 조선 중기에 발간된 『괴산군읍지』에 따르면, 이 산에는 백화성(白和城)이라는 성이 있었으나 당시에도 허물어져가고 있다고 하였는데, 지금은 그 성터를 찾아볼 길이 없다. 보개산을 돌아 솟아오른 산이 덕가산이고, 쌍곡계곡 너머로 단풍이 활활 타는 산이 장성봉이다.
일곱 개의 보물이 묻혀 있다는 칠보산 자락에 자리한 각연사는 신라에 불교가 처음 공인되던 법흥왕 2년에 유일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창건 설화에 따르면, 원래 칠보산 너머 칠성면 쌍곡리 사동(절골) 근처에 절을 지으려고 공사를 하던 중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자고 일어나면 목재를 다듬을 때 나오는 대팻밥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수상한 생각이 든 유일스님이 잠을 안 자고 지켜보았는데 까치들이 대팻밥을 하나씩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스님이 뒤를 따라가 보니 현재 각연사 자리에 있는 연못에 까치들이 대팻밥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스님이 놀라서 그 연못을 바라보니 광채가 솟아나고 거기에 석불이 놓여 있었다. 유일스님은 쌍곡에 짓던 절을 연못이 있는 곳으로 옮기고 ‘깨달음이 연못 속에서 비롯되었다’라는 뜻으로 절 이름을 각연사로 지었다. 그때의 불상은 각연사 비로전에 있는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라고 여기고 있다.
각연사 비로전
각연사는 신라에 불교가 처음 공인되던 법흥왕 2년에 유일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비로전은 남북국시대에 처음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 각연사는 고려 초에 통일대사가 중창하면서 큰 절이 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중수하여 1899년에는 비로자나불 개금불사가 이루어졌다. 1965년과 1975년에도 몇 차례 중수하였지만 절 규모는 크지 않아서 현존하는 당우로는 비로전, 대웅전, 칠성각, 산신각, 요사채 2동이 있을 뿐이다.
대웅전은 조선 후기에 세워졌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다포 집이다. 법당 동쪽에 흙으로 만든 높이 1.3미터의 스님상이 하나 있는데, 각연사를 창건한 유일스님이라고도 하고 달마상이라고도 한다. 대웅전 바로 위쪽에 있는 건물이 비로전이고, 그 안에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이 불상은 비로전 내에 봉안된 주존불로, 광배와 좌대가 하나도 손상되지 않은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불상에 지성으로 기도하면 영험이 크다고 하여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조각 수법과 양식으로 보아 신라 하대인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