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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노예의 핏줄(blood of slave)을 타고났지만 왕의 가슴(heart of king)을 지닌 Nas(이하 나스)가 자신의 새 앨범 [Hiphop is Dead]에서 ‘힙합은 죽었다’고 선언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은 나스가 엘범을 낸 직후에 한 인터뷰의 일부분이다.
「나는 미국인인 게 자랑스럽지만 지금의 미국 문화는 점점 시시해져가고 있지.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어? 우리의 문화는 지금 같은 것만을 토해내고 있고, 그것은 전혀 즐거운 일이 아니야. 나는 어릴 때부터 이걸 쭉 지켜봐왔지. 원래 힙합은 매우 흥미 있는 것이었어. 그런데 지금의 힙합은 더 이상 게토의 전유물이 아니야. 이제는 힙합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 물론 그것은 우리가 바라던 거였지만, 문제는 힙합이 우스꽝스러워졌다는 거야. 나는 여전히 힙합을 사랑하지만 현재의 힙합은 오직 돈을 위해 존재하지. 누구도 아티스트로서의 존중심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아. 모두가 돈을 좇을 뿐이야. 그러니까 엿이나 먹어. 힙합은 죽었어. 그 시체를 땅에다 묻어버리고 돈이나 벌자구. 그리고 그것이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기도 해. Let's get our paper. Fuck Hiphop.」
즉 나스는 힙합이 상업 논리에 지배받고 있기에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케팅을 위해 억지 디스를 벌이며 커리어를 확장해 나가고, 세일즈를 위해 인기 프로듀서들의 곡을 너나할 것 없이 앞 다투어 받은 결과 모두의 앨범이 똑같아진 지금의 힙합에 그는 충격적인 사망 진단을 내린 것이다.
사실 이러한 논란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언급되어 왔던 것이고, 힙합이 시장의 규모는 넓어 졌으나 음악의 깊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렇다면 과연 나스를 비롯한 수 많은 뮤지션들은 왜 힙합이 죽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힙합 시장 규모의 성장이나 음악 스타일의 변화와 같은 현상론적 이야기가 아닌, 힙합 작법, 바로 샘플링에 의한 힙합 작법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음악들의 변천을 살펴보고, 나스의 'Hiphop is dead'의 가사처럼 ‘방송국과 디제이는 모두 사라져라’식의 막연한 비판이 아닌, 비트 메이킹의 방법론적 접근을 통해 향후 방향성을 이야기 해보겠다.
1. 힙합이란 무엇인가
한 문화의 탄생은 여러 제반 현상 및 환경과 시대 상황에 의해 탄생하게 된다. 힙합의 탄생과 시작에 대해서 많은 이견들이 있지만, 본 레포트에선 힙합이 발생하게 된 환경과 힙합의 의의를 통해 힙합의 탄생과 방법론적 진화에 대해 살펴보겠다.
1.1 Break Beat(이하 브레이크 비트)의 탄생과 힙합의 등장
1970년대의 미국을 지배하던 음악의 흐름은 디스코였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의 디스코 클럽은 빈민가의 흑인 혹은 히스패닉 젊은이들에게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이었고, 디스코라는 음악 자체도 흑인 대중들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는 것이었다. 당시 클럽에서 활동하는 많은 DJ들이 있었고 DJ로 이름을 날리는 이들도 꽤 있었지만 그들이 트는 것은 주로 차트를 오르내리는 똑같은 최신 디스코 음악들이었다. 일반 대중들에 비해 뉴욕의 브롱스 지역은 오히려 ‘반 디스코’;에 가까운 분위기가 형성되었었고 "디스코 사라져라!"가 디스코에 대한 흑인 젊은이들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당시 활동을 하던 많은 디제이 중 자메이카 출신의 'Kool DJ Herc'는 여타 다른 디제이와는 다르게, 훵크나 알엔비의 Break(가사가 없는 간주 부분)을 반복적으로 틀곤 하였다. 즉 그는 두 대의 턴테이블을 사용해 그 위에 같은 판을 놓고 양 턴테이블을 오가면서 판을 앞 뒤로 돌려 노래가 없는 간주 부분, 혹은 연주자가 전환 되는 부분, 또는 감정이 고조되는 극적인 부분만을 커팅해 이어나감으로써 관중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몇 마디 간주 혹은 클라이맥스 파트의 계속적인 이어짐, 이것이 힙합의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음악의 단위인 “브레이크 비트"의 탄생이자, 잘라진 구간들의 꼴라쥬를 통한 단위의 반복과 연장이라는 새로운 음악적 방법론의 발명이었다. 이는 힙합적 의미에서의 DJing과 기초적인 개념에서의 힙합 프로듀싱의 시작이었다.
1.2 새로운 테크놀러지의 융합
KOOL HERC 이후 힙합의 음악적 방법론을 혁신시켜나간 주요 인물로 Afrika Bambaataa와 Grandmaster Flash 가 있다. Afrika Bamnaataa는 흑인 음악 이외에도 락이나 유럽의 댄스 음악 혹은 원시적 전자음악도 그의 플레이 리스트에 끼워 두었는데 힙합으로의 타 장르의 융합과 용해라는 계기를 마려하는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또한 신디사이저와 드럼머신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것을 힙합에 결합시킨 새로운 시도는 1982년 "Planet Rock"이라는 클래식과 함께 일렉트로 혹은 일렉트릭 훵크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일구어냈다. "Planet Rock"의 충격은 올드 스쿨 힙합 뮤지션들을 강타했고 올드 스쿨의 힙합은 Afriaka Bambaataa의 경향을 쫓아 일렉트릭으로 흐르게 된다.(베이브 루스 4분 58초대 플래닛 락 3분 45초, 트랜스 유럽 익스프레스 1분33초 )
1.3 두 대의 턴테이블과 한 대의 믹서
Kool Herc가 힙합 프로듀싱의 콜롬버스와 같은 선구자 역할을 했다면, Grand Master Flash는 에디슨과 같은 역할이었다. 대학에서 전자 공학을 전공한 그는 DJing에 쓰이는 Mixer(이하 믹서)를 직접 고안했다. 스위치를 좌측에 놓으면 좌측 턴테이블의 소리만, 우측에 놓으면 우측 턴테이블의 소리만, 중앙에 놓으면 양쪽의 소리를 모두 on시키는 스위치, 즉 크로스 페이터를 부착하고, 이것의 조작을 통해 헤드폰으로 OFF된 쪽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그는 브레이크 비트의 구간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서 플레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스크래치 사운드(바늘과 바이닐 판 사이의 마찰음이 스피커로 증폭되어 나는 사운드)를 DJing의 테크닉으로 도입하고 완성 시켰다. Grand Master Flash는 7분이 넘는 대곡 81년 “Adventures Of Flash On The Wheels Of Steel"을 발표, 훵크 소울, 디스코, 록 등의 유명 곡들을 믹스하고 스크래치까지 더한 곡으로 올드 스쿨 힙합의 또 하나의 기념비적 곡을 발표했다. (블론디 기타 도입부 기타 4분 4초 슈가힐 갱)
1.4 샘플러의 등장
80년대 중반 샘플러의 등장은 새로운 작법의 시작과 동시에 기존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뛰어넘은 새로운 작법의 발견이었다. 이는 올드 스쿨 힙합과 뉴 스쿨 힙합의 분기점이 될 수 있으며, 당시 정치적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침체기인 흑인 음악의 돌파구로서 힙합의 장을 열어 주었다. 기존의 단순한 브레이크와 스크래치, 드럼 머신으로 이루어진 좁은 영역의 사운드 스케이프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고 과거의 음악으로부터 새로운 음악적 세계관을 열어주며 힙합의 예술적 가치를 더했다.
1.4.1 브레이크 비트를 사용한 80년대 중/후반
샘플러 등장 초기의 힙합은 상당 부분 이전 시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사운드가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샘플 소스를 70,80년대의 알엔비 및 훵크의 브레이크 비트를 다른 어레인징이나 조작없이 그대로 사용하였다. 당시 활발한 활동을 하던 RUN D.M.C(이하 런 디엠씨)의 힙합 음악 사에 기록될 희대의 명반인 1986년작 “Raging Hell" 대표곡 “Peter Piper"의 경우 70년대 재즈 뮤지션 Bob James의 ”Take Me To The Mardi Gras“ 브레이크를 샘플링 하였다. 런 디엠시 뿐 아니라 동시대에 활동을 하던 LL Cool J, Public Enemy, EPMD 등이 클래식 샘플이라 불리는 브레이크 비트를 샘플로 사용하여 곡을 만들었다. 당대 활동하던 프로듀서 중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활동을 했던 Marly Marl(이하 말리 말)은 브레이크 비트의 샘플링을 통해 비트의 유기적인 조화로 샘플링 수준을 한 단계 향상 시켰으며 1986년 MC Shan(엠씨 샨)의 'Down by Law'(2분 12~14 퀸,피스오브어드림 마지막 드럼)와 1988년 Big Daddy Kane(빅 대디 케인)의 ‘Long Live The Kane’(meters here comes 1분 10초대 인트로, Here Comes the Metermen" (Drums) 을 힙합 명반의 대열로 올려 놓았다.
1.4.2 다양한 샘플의 조합
90년대 초반으로 들어서며 샘플링 기법에도 다양성이 나타나게 된다. 기존의 방식이 브레이크 비트를 중심으로 한 샘플링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여러 브레이크들의 조합, 즉 샘플과 샘플의 덧붙임을 통해 새로운 비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주로 뉴욕을 주거지로 활동하던 언더그라운드 패거리, Native Tongue의 A Tribe Called Quest와 De la soul 과 같은 팀이 주로 사용하였다. 이 샘플링 방법은 예술적 측면도 부각되지만, 힙합의 초기 태동 시기에 행해지던 디제이들의 믹싱 방식에 기원한 것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1.4.3 Cut and Paste(이하 컷 앤 페이스트)
컷 앤 페이스트(자르고 붙이기), 다양한 샘플을 자르고 또 붙이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비트를 창조해 내는 것이다. 이것은 재창조의 의미에 있어 샘플링의 본질이라 할 수 있으며 예술적, 기술적 측면이 가장 돋보이는 기술이다. 컷 앤 페이스트 기법의 기원은 샘플링의 예술적 진화 단계로서도 인식 될 수 있지만, 샘플 클리어(샘플 사용에 대한 저작권료 지불)의 문제 해결 방안도 된다. 즉 여러 샘플을 사용함으로서 원곡의 출처를 확인 할 수 없게 되므로 기존 여러 샘플의 조합으로 인한 엄청난 비용의 샘플 클리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컷 엔 페이스트의 본질이 어떠한 것이든, 이는 힙합 작법에 있어 최고의 정점에 서 있는 것이고, 전적으로 프로듀서의 역량에 따라 음악의 퀄리티가 좌우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주로 90년대 중 후반에 DJ Premier(이하 디제이 프리모), DJ Shadow(이하 디제 섀도우), RJD2(이하 알 제이 디 투) 등이 사용하였으면 현재까지도 수 많은 뮤지션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각 뮤지션마다의 감성과 예술성 음악관이 컷 엔 페이스트라는 방법론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먼저 디제이 섀도우는 1996년작 [Entroducing]에서 오로지 샘플링에만 의존한, 100% 디깅(과거 엘범의 답습)과 컷 엔 페이스트에 의존한 엘범을 발표해 힙합계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었다. 그가 추구했던 음악적 성숙은 바이닐에 의존해서 음원을 찾아내 철저한 컷 앤 페이스트의 샘플링 작업을 행하는 디제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힙합의 예술적 가능성을 끄집어내어 현대적 형태로 언제나 끊임없이 재 창조 하는 것이다. 그리고 디제이 프리모, 그룹 Gang Starr(갱스타)의 프로듀서이자 전 세계 가장 위대한 프로듀서 중 한명으로, 그는 다양한 샘플들의 피치 조절, EQ 조절을 통해 새로운 샘플로 창조해 내고, 이를 새롭게 나열, 마스터링 등의 반복 작업을 통하여 그 만의 확고한 드럼 톤을 완성 하였고 새로운 비트를 창조해 내며 컷 엔 페이스트를 통해 힙합을 예술적 가치로 승화 시킨 뮤지션이다. 다음은 알 제이 디 투, 전자의 디제이 섀도우와 디제이 프리모가 컷 엔 페이스트를 통해 힙합을 예술적 가치로 승화 시켰다면, 알제이 디 투는 컷 엔 페이스트 기법을 통해 완벽한 구성의 곡을 만들어 냈다. 한 곡 내에 하나의 통일된 샘플들을 구성하고 유기적 배열을 통해 완벽한 프로듀싱을 해내었고 컷 앤 페이스트의 귀결점이자 힙합 방법론의 한계점까지 이끌어 내었다.
1.4.4 샘플 이용의 극대화
컷 앤 페이스 이상으로 더 이상의 방법론적 진화는 없었다. 허나 작법에의 한계는 드러냈을지라도 음악의 현상론적인 진화는 계속 되어왔다. 현상론적 진화의 뒤엔 Madlib(이하 매드립), Jay Dee(제이 디)와 같은 현 세기를 빛내고 있는 천재들이 있다. 먼저 90년대 후반 등장한 매드립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원곡의 재해석 이라는 면이다. 기존의 샘플링 방식이 원곡의 조절과 배열을 통해 음악 작업을 했다면 매드립은 원곡 자체에 자신의 감성과 음악적 세계를 불어 넣어 또 다른 곡을 만들어 냈다. 그의 첫 엘범 [The Shade of Blue]에서 그러한 면이 여실이 들어난다. 흔히 일부 몰지각한 뮤지션들이 사용하는 ‘통 샘플링’( 원곡을 그래도 샘플로 사용하여 원곡의 분위기 및 느낌을 그대로 이어옴)이 아닌 원곡 전체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재해석 하여 새로운 곡을 만드는 것이다. Gene Harris(진 헤리스)의 ‘the look of slim’ 같은 곡을 자신만의 느낌을 담아 힙합으로 재해석을 해낸 것이다. 매드립과 같이 샘플 사용의 극대화를 이룬 사람은 또 바로 뮤지션은 바로 제이 디,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가 2006년 2월에 세상을 떠난 뮤지션이다. 제이 디의 특징은 매드립과 같이 샘플 이용의 극대화이지만, 매드립이 원곡에 대한 재해석으로서 곡을 만들었다면, 제이 디는 샘플 이용의 극대화를 통해 새로운 곡을 만들어냈다. 다시 말하자면 정형화되지 않은 샘플의 커팅과 다양한 이퀄라이저의 사용, 제이 디 특유의 비트 질감을 통해 그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비트를 만들어 냈고 90년대 중반 Pharcyde(파 사이드)의 작업물부터 최근의 유작 엘범인 'The Shining'까지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통해 진화를 해오면 수 많은 뮤지션들에게 영감의 대상이 되었고 전 세계 힙합 리스너들에게 언제나 선구자의 역할을 한 존재였다.
1.4.5 리얼 연주와 샘플링의 조화
위의 방법들이 단순히 샘플링에만 의존 했다면, 이제 소개할 방법은 리얼 연주와 샘플링을 통해 곡을 만드는 방법이다. 샘플링에만 의존 하는 방법에 비해 표현의 범위를 더욱 넓힐 수 있을뿐더러 샘플 클리어의 부담도 덜게 되어 이 또한 많은 뮤지션들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 뮤지션으로는 The Roots(이하 루츠). Dr. Dre(이하 닥터 드레), DJ Quik(이하 디제이 퀵)등과 같은 90년 초 중반부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는 뮤지션들이 있다. 루츠 같은 경우 베이스, 건반, 드럼, 엠씨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리얼 연주를 기반으로 음악을 하는 팀이다. 루츠는 드러머 겸 프로듀서인 Questlove를 통해 곡을 만드는데 실제 리얼 연주로서 음악을 만들 때도 있고 샘플링과 리얼 연주의 조합, 또는 자신이 직적 연주한 부분을 샘플러 이용해 또한 새롭게 곡을 만들 때도 있다. 이들 음악의 특징은 다양한 범위의 샘플 사용과 밴드 특유의 리얼함까지 더해져 독창적 음악 세계를 이끌어 냈으며 가사에 담기는 사회와 흑인 인권에 관한 그들의 메시지는 더욱 호소력을 더하며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였다. 또한 닥터 드레와 디제이 퀵도 마찬가지로 샘플링과 리얼 연주를 더하며 그들의 음악성을 표현하고 있다.
2. 힙합의 방향성
2.1 더 이상 힙합의 진보는 없는 것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힙합의 방법론은 컷 앤 페이스트에서 멈춰 버렸다. 하지만 컷 엔 페이스트의 테두리 안에서 위에서 이야기 한 ‘샘플 사용의 극대화’와 ‘리얼 연주와의 샘플링’과 같은 발상의 전환을 통한 현상론적 진화는 있었다. 그렇다면 그 이상의 진화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는가?
2.2 발상의 전환, Yesterday's New Quintet(이하 YNQ)
컷 앤 페이스트는 곡의 영역을 잘게 나눠, 그 안에 샘플을 붙이고 자르고를 반복하여 곡을 재창조 하는 방식 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샘플의 구성과 배열을 재즈의 구성에 맞춰 곡을 써보겠다는 발상을 한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YNQ, 매드립 이다. 그는 재즈의 quintet 각각의 파트별로 자신의 또 다른 자아들이 직접 연주 혹은 샘플링을 하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냈다. 이는 전 작인 [Shade of Blue]와 같이 재즈로 힙합을 표현하는 것으로 기존 작업이 원곡에 자신의 새로운 감성과 음악관을 불어 넣는 것이었다면 후자는 재즈를 이용하여 그 만의 새로운 음악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이는 컷 앤 페이스트를 뛰어 넘는 발상의 전환으로 힙합 음악의 예술성의 진일보를 기록하는 순간이며 새로운 힙합 그리고 흑인 음악의 장을 열어주었다.
2.3 앞으로의 지향점
현재 힙합은 죽어가고 있다. YNQ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냈지만, 이는 방법론에 대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물론 최근에도 수많은 힙합 엘범 들이 미국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와 아시아의 일본, 한국,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YNQ와 같은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엘범도 많이 나오고 최근 Sara Creative Partners(사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의 데뷔 엘범과 같은 양질의 엘범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인물이 썩는 것는 것과 같이 진보와 혁신이 없는 음악은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며 결국 그 끝을 보게 될 것이다. 뉴욕 브롱스의 Kool Herc에서부터 20년 남짓 쉼 없이 달려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발전을 거듭한 힙합이란 문화도 어느덧 인간에 비유하자면 사춘기를 너머 청년기에 이르고 있다. 신체와 정신이 올곧고 건강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뒤를 돌아보고 고민하며 미래를 두려워 하지만, 결국 차근히 준비를 하고 당당히 맞서며 미래를 개척해나간다. 나는 십수년 힙합의 팬 그리고 리스너의 입장으로서 지금은 힙합이 받아 들여야 할 또 다른 변화와 개혁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찰나의 시련의 과정이라 여기고 또 그러길 바라고 있다. 이 레포트를 쓰는 순간에도 뮤지션이 아닌 리스너의 입장으로 음악의 혁명과 진일보를 기다리는 것은 이루 말로 표현 못할 큰 즐거움으로 느끼고 있다. 비록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 뮤지션은 인내와 고통 속에서 견뎌야 하겠지만, 새로운 음악을 받아들이는 리스너 흥분감보다 그걸 이룩해 내는 뮤지션의 성취감감히 비교 조차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그 동안의 힙합의 발전을 위해 수 많은 고민과 유희의 밤을 보냈던 뮤지션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하겠다.
첫댓글 생각해보니 중간 중간에 제가 쓴 글이 혼재해 있네요. 어투가 좀 이상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님 글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글을 보게 되다니!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음악이랑 같이 곁들었으면 더욱더 좋았을테데 말이죠.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DJ Shadow와 Cut Chemist가 정말 샘플링의 대가라고 생각되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