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하기보다는 남이 하는 말을 잘 들으려는
대화법을 습관화시키려고 노력을 한다.
성격이 그런대로 원만해서 그런지 남이 하는 말에
이견이 별로 없고 대중을 따르는 것을 좋아하며
그것이 마음이 편하다.
나의 목소리를 크게 내는 일이 거의 없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해가 바뀌었으니
작년 말이었다.
그날따라 친구가 하는 말들이 왠지 심기가 거슬려
그만 멈추어 주길 바랐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그날은 끝이 났고 다음날 아무 일 없듯이
안부를 묻는 친구에게 언짢았던 내 마음을 카톡글로 보냈다.
그때까지도 내 마음이 많이 불편했는지 보낸 카톡글을
나중에 읽어 보니 오타가 많았다.
그것은 나의 화가 손가락으로 나타난 표시이다.
아무것도 몰랐다가 그 글을 읽은 친구는
나에게 실망이란 단어를 쓴 글을 보내왔다.
살면서 그런 말을 두 번째 들어 보았다.
고 3 때 예비고사 결과를 본 큰 오빠가
그런 말을 했었다.
"너한테 실망했다 "
큰 오빠는 나를 생각하는 기대치가
높았던 것이어서 실망을 했을 것이고
내 친구는 평소에 보였던 내 모습과 다른 나를 보고
실망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타인들만 나에게 실망을 했을까?
나도 내가 아닌 사람들에게 많은 실망을 했지만
그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실망을 나에게 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
그 말이 맞는 말이라고 느껴본 적이 여러 번 있다.
남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남들의 몫이라지만
내가 나를 기대를 하는 것은 그리 크지도 않았어도
돌이켜 보면 나의 삶이 실망 투성이다.
이제는 무슨 또는 어떤 것에 큰 기대가 있겠으며
또 큰 실망이 있으련만 적어도 남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반성을 한다.
오늘 아침에는 소소한 기쁨이 있었다.
작은딸이 예쁜 종이 상자로 된 12월 한 달 동안
날짜별로 빼내서 에스프레소머신에 넣는
커피 캡슐을 사줬다.
어쩌다 보니 그 날짜별로 못 먹게 되어 아직도
몇 개가 남아 있지만 카운터 탑도 정리할 겸
그 상자를 분리하였다.
남아있는 커피를 빼 내는데 안에 좀 묵직한 게
들어 있어 꺼내보니 하얀색 머그잔이다 .
기대하지도 않은 컵을 얻게 되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그 하얀색 커피잔에다
연한 갈색 커피를 내리면 커피가 더 향기도 좋고
맛도 날 것 같은 기분이다.
매일 아침이 잠시라도 행복 할 수 있는것은
공짜로 따라온 커피잔 덕택이다.
뜰로 나가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본다 .
오늘 하루도 큰 기대는 없고 그저 실망스럽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 주시라는 기도를
커피에 아침공기를 섞어 마시며 드린다.
첫댓글 친구에게 정중한 항의의 글을 올렸는데? 친구가 실망 했다?
하긴 나도 50 여년 전 친구를 만났는데?
대화를 나누다가 나에게 실망 했다는 말을 내 옆의 친구를 통해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 옛 친구가 보고 싶어서 만났는데 ?
결국 그 친구와 나는 안 맞는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아녜스 님 경우에는 아마 그 친구의 성격이 강한거 같습니다
친구와의 교제? 잘 판단 해야 합디다
나도 30 년을 친했던 친구를 아쉽지만 단호하게 버린적이 있습니다
아녜스 님의 친구에 대한 아쉬운 이야기를 읽고
나도 내 친구에 대한 아쉬운 이야기를 써 봤습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태평성대님의 경험담도 잘 읽었습니다 .
그때는 제 판단이 옳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엔 후회가 되었답니다 .
제가 살면서 느끼는것인데 먼저 화를 내고 나면
그 마음이 더 불편해 지더군요.
아직도 미성숙한 제 인격에 대해 반성 중입니다 .
호탕한 웃음이 제게 힘을 주셨네요 ㅎㅎㅎ
글 쓰는 것이 말하는 것과 같다면
저는 글 쓸 때 빼고는 거의 남의 말을
듣는 편입니다.
사람들과 교제가 많을 때는 직접
말을 듣고, 성격이나 태도에 따라
호불호를 갈랐지만, 지금은 운전하며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듣고싶은 유튜브를 틀어놓고
원없이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가끔은 자연이 말하는 소리까지 들려
ㅎㅎ 정신병을 의심해보기도 합니다.
말을 많이 한 날은 몸도 마음도 많이 피곤해지더군요.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들에게 맞추다 보니
이젠 제가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
때론 가식으로 살고 있지 않나 ... 그런 느낌도 들고요.
자연과의 대화가 제일 좋아요 .
뒷탈이 없으니까요 .
저는 자연과 맘으로 이야기 합니다 .
마음자리님은 정신병 아니니 염려 마세요.
아네스 님의 마음이 훤히 드러나 보입니다.
나에 대한 실망 ㅎ
저도 비슷한 감정을 자주 느낍니다.
그래서 아네스 님이 친척 동생 같아요.ㅎ
친구 이야기 가족 이야기 잘 안 하는 이유는 설명 안 해도 되겠네요.
맑고 투명한 글 잘 읽었어요.
빙그레 웃으면서요.
미국 아줌마 힘 내세요.
축 쳐져 있는 저에게 위로를 주시니 감사 합니다 .
손수건님은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교회 오빠가
아니고 친척 오빠뻘 되시는것 같습니다 .
부족함이 많다 보니 늘 후회와 실망을 하죠 .
그게 저인듯 싶기도 하고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손수건님
사람 관계가 어려운거 같지요.
상대가 자기 하고픈 대로
다 마구잡이 행동으로
자기는 타고난 성격은
어쩔수 없다고
남이 이해 해주라 하는데
그거 정말 곤란하지요.
아녜스님 글은
제 마음을 보는 기분입니다.
건강한 한 해 기원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사람관계가 점점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요.
제가 부족함이 많다 보니 남에게 저 또한 그런
대상이 될것이고요.
눈이 좀 불편하시다는 글을 읽었는데
차도가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
새해에도 온 가정에 평화가 깃드시길 바랍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4 14:26
맞아요. 기대가 크면 실망 도 크죠?
아녜스님 딸의 선물로 행복한 하루 되세요
네.. 그래서 저는 뭐든 크게 기대 안 하려고요 .
커피잔이 예쁘더군요 .
푸른비님도 좋은 나날 되세요.
기대하지 않은 시간속에
평온과 행복이 따라오고
또 실망하지 않고 평정을 찾노라면
그냥저냥 마음의 햇살 찾아들 듯한데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 보니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아녜스님 마음속에서 잔잔하게 여울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먼저 화를 내는 일은 거의 없는데 그날따라
제가 그렇게 변했답니다 .
< 실망 > 이란 단어가 연초인 지금까지 우울한 기분을
만드네요 .
시간이 지나가야 겠지요 ...
린하님 오랜만이라 많이 반갑습니다 .
좋은 한해 되세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생기게 됩니다.
사람이니까요.
실망이 생겨도, 마음을 누르고
아닌 척 지나가야 옳을까요.
할 말하고도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면
사람 됨됨이가 좋은 사람이지요.
상황에 따라서...
항상 잔잔한 글로
솔직함을 표현하는 아녜스님,
기대에 부응하시는 님이 되실 겁니다.
며칠전 제가 친구에게 했던 말입니다 .
나이가 먹을수록 감정을 숨겨야 하는 일이 많다고요.
슬퍼도 안 슬픈척 , 외로워도 안 외로운척 , 기분이 나빠도
괜찮은 척 ....등등
어린아이들은 자기 감정을 숨김없이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 참 예쁩니다 .
올해도 수필방을 위해 수고 해 주시는 콩꽃님을
자주 뵈러 오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저도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말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합니다.
저 바로 위에 저보다 두살 많은 언니는
좀 힘든 일이 있으면 저한테 이야기를
잘합니다. 전 잘 들어주고요.
그런데 며칠 전에 제가 힘든 일이 좀
있어서 그 이야기를 좀 했더니 언니는
머리가 아파서 못 들어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때 언니한테 좀 서운하기도 하고
살짝 실망도 되더군요.
그래, 언니가 몸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하며 내 감정을 누구한테도 드러내지
말고 혼자 감당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누구한테도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하지
않겠지요.
아녜스님, 작은 따님한테 받은 커피 선물이
소소한 기쁨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친구한테 받은 스트레스가 따님의 선물로
확 날아갔겠지요?
저한테 글 읽는 소소한 즐거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베리아님 !
그런데 심리학을 전공한 아는 동생이 혼자서
참아내는 성격이 치매로 가는 지름길이라네요.
그렇게 혼자서 감당하려는 성격이 꼭 좋은것만은
아니랍니다 .
저보고도 제발 부탁이라고 ...
그렇게 살지 말라고 했어요.
이베리아님도 꼭 참고 하세요 .
에휴~~ 산다는게 어려운것 같아요 그쵸 !!
@아녜스 네, 그럴게요.
지금도 모든 걸 참고 있는 중인데
이제 좀 털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카페라는 커뮤니티에서 많이 위로받고
삽니다. 감사합니다.
커피가 주는 행복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행복
부럽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지 못한지 오래.되었습니다.
아녜스님 작은따님
참 마음이 곱네요.
아녜스님 글을 보면서
저도 저에게 실망한 적이 많아서
이제는 제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고 합니다.
저는 커피를 많이 좋아해요.
제라님은 무슨 이유가 있어서 커피를 끊으셨는지
모르지만 다른것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상자 맨 가운데 컵이 들은 줄을 모르고 있다가
기대하지 않은 컵이 있어 좋았다는 설명을
다시 드립니다 . ㅎㅎㅎ
핵심이 가려져서요 . 기대하지 않을 때 주는 기쁨이
기대했을때 오는 실망보다 더 소중한것 같습니다 .
제라님은 기대치 높게 갖으셔도 될것 같습니다 .
자신의 말은 친구이니 무조건 들어주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끔은 서로 배려하면 좋으련만.
친구분에게 솔직하게 표현하신 말씀이 실망이라는
단어로 돌아와 마음이 아프셨을 듯.
그래도 착한 따님의 선물로 맘을 푸시고
커피 한 잔에 하루의 기도를 하시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는 참 좋은 수필입니다.
화를 내고 나면 나중에 꼭 후회를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되도록 참으려고 하는데 그게 또 잘 안 되요.
두 딸이 커피를 많이 사 줘요.
제가 좋아 하니까요.
겨울 꽃 장수님도 가끔 커피 마시는지요?
제가 언제 따뜻한 커피 한잔 사드리고 싶어요.
@아녜스 전 커피 맛도 잘 모르고 그냥 단맛에 마시곤 했는데
당뇨랑 체중 증가 때문에 끊었다가
건강이 좀 좋아져서 요즘은 공원산책 갈 때
블랙커피 연하게 타가서 독서하면서 한잔씩 마셔요^^
아녜스님이 커피 사주신다고 수첩에 적었어요 ㅎㅎ
약속 지키셔야 해용 ~~
행복하소소
@겨울꽃장수 예 .
지켜야죠 ,
저는 불랙으로 늘 마셔요 .
아주 기분이 우울한 날은 믹스커피도 가끔 ~~
산책 조심해서 다니세요 .
동감가는 글입니다.
제가 5060 카페의 글 또는 카톡을
읽거나 쓸때는 거의 대부분이
저녁식사와 함께 술을 한잔 걸친 후인
경우가 많지요.
그러다보니 감성이 격해있을 경우가
많아, 감동도 쉽게 되지만 글 하나에
흥분하기도 쉬운 경우가..
이제는 글 또는 상대의 말을 듣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합니다.
그렇군요.
저도 저녁 시간에 주로 카페 접속을 합니다 .
그런데 술 한잔의 유혹을 잘 이겨내고 있어요.
가끔 글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해요.
말로도 그렇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사람관계가 제일 힘든것 같아요.
서글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내가 쓴 글에 맞춤법 틀린 걸 못 견뎌하면서도, 가끔 오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제 자신에 실망 한답니다
ㅎㅎㅎ
저도 맞게 쓰는 줄 아는데
나중에 보면 오타 투성이 예요.
눈도 나쁘고 또 손가락이 자꾸 다른데를 건드려서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구봉님이 소심쟁이 십니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질 않습니다 .
구봉님처럼 사시는것이 스트레스는
안 쌓일것 같은데요.
저는 약간 병적으로 모두가 제 잘못인것 같은
반성문을 매일 쓰고 살아간답니다 .
구봉님을 닮아야 겠어요 ㅎㅎㅎ
아네스 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모든 것을 내 탓이이요 하며
다시 한 번 생각하시는 심성이
참 곱습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제 성격 유형이 약간 그런편이기 하고
실제로도 잘못도 많이 하면서 살아간답니다 .
심성은 약간 고약한 면도 있어요 .
한스님께서도 올해는 더 한국과 친해지는
그런 한해가 되세요.
마지막의 머그잔 등장에
피식 웃었습니다.
재미 있어서요.
그 친구하고는 이제 화해가
되신 거지요?
아니요.
많이 아파서 화해 할 기회가 없을듯 해요.
문자로는 전했어요 .
제 마음이 많이 아프답니다 지언님
@아녜스
우리 나이면 자기 가치는
자기가 정하지 않나요?
아녜스님은 아녜스님으로 고우십니다.
남의 말에 상처받지 마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