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민이와 청소년문화의집을 찾았다.
도서관, 인터넷, 보드게임, 콘솔 게임, 노래방, DVD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그중 오늘은 DVD를 시청해볼까 싶었다.
문화의집에는 멀티미디어실이 따로 있어 수련관에서보다 실감나게 영상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출발하기 전, 집에서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 해민이를 찾았다.
모형 자동차에 집중하고 있어 미안하지만 할 말이 있다고 두 손을 포개어 줄 수 있는지 부탁했다.
언짢을 만한데 이내 손에 올려준다.
지난번 수련관에서 인터넷 하고 노래 들었던 이야기를 나눈 뒤 오늘은 문화의집에 가보자고 했다.
거리뷰로 문화의집 전경을 살피고 층별로 어떤 공간이 있는지 간단히 소개했다.
그리고 오늘은 DVD로 노래를 듣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며 양손을 검지만 편 뒤 교차하며 원을 그렸다.(해민이가 노래를 듣고 싶을 때 표현)
“가볼까 해민아?”
“아!”
하며 이내 싱글벙글 일어나 손을 이끈다.
문화의집에 도착해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물었다.
“해민이 노래 들으러 갈 거야? 내려볼까?”
하니 차 문 손잡이를 당겼다.
“저번처럼 가입이 필요할 것 같은데, 해민아 네가 여쭤 봐.”
어느 정도 알아보고 왔지만 가입 문의는 해민이가 하기로 한다.
해민이가 문을 당겨 열고 인사를 드린 뒤 멀티미디어실 이용 절차를 여쭈었다.
거창나래고등학교에 다니는 양해민으로 가입한 뒤 DVD가 진열된 선반으로 간다.
해민이가 고르기 어려워하자 직원분이 OTT로 감상할 수도 있다고 하셔서 올라가서 고르기로 한다.
해민이가 먼저 계단을 오르고 내가 뒤를 따르는데 직원분이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따라 오신다.
처음이라서 안내를 해 주시려나보다.
“멀티미디어실이 2층 맞죠?”
“네, 왼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조금 무안하실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대화의 물꼬가 될까 싶어 여쭈었다.
“신발은 벗고 들어가셔야 해요.”
아, 직원분이 안 오셨으면 모를 뻔했다. 들어가서 기본적인 세팅도 돕고 가셨다.
내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해민이가 직원분과 함께 취향에 맞는 볼거리를 찾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또’ 남았다. 평소 즐겨 듣던 노래를 들으려고 왔는데 직접 와보니 부탁해볼 수 있는 것이 보인다.
우선 평소 해민이가 즐겨 보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보기로 한다.
그런데 오는 길에 계단을 올랐던 것이 좋았는지 화면에는 그렇게 관심이 없다.
불도 껐다 켜보고 볼륨도 조절해보고 자리도 바꿔봤지만 오늘은 별로 이용하고 싶지 않나보다.
다른 것을 볼지 물어도 계속 문 앞으로 이끌어서 다음에 또 오기로 했다.
나오자마자 해민이는 3층, 4층까지 올라가본다.
계단이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 위층이 궁금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내려올 때도 여전히 기분이 좋았던 것을 보면 그저 계단이 좋은가보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싶다.
앞으로의 기록에서 보다 해민이와 둘레 사람이나 지역사회 사람들이 선명해지며 해민이가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다양해지기 바란다.
원래 성과라는 말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오늘 이 걸음이 결코 성과 없는 헛걸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루 다니다 보면 살려 쓸 강점을 해민이도 나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2025년 2월 5일 수요일, 서무결
해민 군 취미·여가를 생각하며 두루 알아보니, 알아보게 거드니 감사합니다. 좋은 곳 좋은 사람을 예비하실 겁니다. 월평
양해민, 취미(취미 찾기) 25-1, 취미 찾기에 나서는 포부
양해민, 취미(취미 찾기) 25-2, PC 이용도 가입이 필요하네
첫댓글 저도 헛걸음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두루 다니다 보면 언젠가, 어느새 양해민 군 취미가 하나둘 또 생겨날 거라 생각해요. 오늘의 방문이 또 어떤 날을 잇는 계기나 다리가 될지도 모르고요. 두루 두루 다니시는 길 즐겁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