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딸, 세살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사랑인가?
음..
이번에 읽은 책은 실락원이라는 일본 소설이란다.
2권짜리이고..
헌책방에서 구입한 것이란다.
한때 소설이 인기가 있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을 알고 있어서 산 것이란다.
그런데, 아빠가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음... 하고 조금 망설인 것은..
이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어서란다.
소설의 줄거리가 일반적인 윤리에 어긋나는 이야기이면서도
너무 아름답게 그렸기 때문이야.
얼마전에 읽은 <강신주의 감정수업>이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한 두 사람의 이야기랄까?
아니면,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랄까?
과연 그들은 진정한 사랑일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
그런데, 결국 그들도 그들의 사랑이 세월이 지나고 나면 식을 것을 예상하고,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과연 정말 진정한 사랑일까?
아빠는 솔직히 잘 모르겠구나.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옳을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이 하고픈대로 살아야 하는지 말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픈대로 사는 것...
그 방법이 좋을듯 싶구나.
1. 그들만의 사랑
그래도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히 써야겠구나.
너희들이 커서 이 소설을 보더라도,
그저 이런 사랑도 있구나..
하고 그들을 따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구나. 절대로.
...
주인공은 54세의 구키라는 사람이야.
구키는 출판사 편집부장으로 있었는데,
최근에 자료실 한직으로 좌천되어서,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중년 가장이란다.
도자기 컨설턴트로 일하는 아내가 있었고,
최근에 결혼한 딸이 하나 있었어.
그가 한가해진 것을 알게 된 옛 동료가
그에게 문화센터의 강의를 요청했고,
그 문화센터에서 붓글씨 강의를 하는 린코라는 여인을 알게 되었어.
린코는 37세의 여인으로,
10살 위 의사 남편이 있었고, 아이는 없었어.
남편과 결혼생활은 무미건조할뿐 행복이란 없었어.
그러던 와중에 문화센터에서 알게된 구키의 적극적인 접근.
그리고 남편과는 다른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구키에게 마음을 열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된단다.
그들 자신도 그들의 사랑이 상식적인 사랑이 아님을 알고,
스스로 벌을 받을 거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들의 그 사랑을 놓지 않았어.
오히려 만나면 만날수록 더욱 그들의 사랑은 뜨거워져만 갔단다.
그들은 회사 일과 친구 등을 핑계로 자주 여행을 가곤 했어.
하지만, 그들 또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어.
여행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 말이야.
그 둘만이 있을 때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단다.
..
2. 깊어져만 가는...
그들의 사랑은 거침이 없었어.
심지어 린코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들의 사랑은 멈추지 않았어.
이로 인해 린코가 한동안 자책감을 갖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들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들의 사랑은 점점 대담해졌어.
결국 그들은 그들만의 보금자리까지 구했단다.
돈 문제 때문에 원룸으로 마련했지만, 그들은 만족했어.
그쯤 되면 그냥 각자 이혼하고 살면 되지..
왜 그렇게 숨어 지내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구키는 또 25년 넘게 살아온 아내와 이혼을 한다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했어.
린코 또한 특별히 그것을 원하는 것 같지 않고 말이야.
하지만, 그들의 만남이 잦아지면...
그들이 그렇게 깊게 사랑을 하는데,
그들이 변하지 않겠니?
사랑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외모가 변하고, 얼굴도 변하잖아.
구키의 회사 사람들은 변한 구키의 모습에
다들 눈치를 채고 있었어.
아마 구키의 아내도, 린코의 남편도 눈치를 챘을거야.
사랑에 눈 먼 구키와 린코만이 모르고 있을지도...
....
그들이 린코의 생일을 기념하여 여행을 갔는데,
폭설로 인해 2일이나 무단 외박을 하게 되었단다.
그들은 각자 집에다가 둘러댈 핑계거리가 궁색해졌어.
그러나, 이미 린코는 그들의 사랑을 죽음마저 감당할 수 있는 사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어떤 일도 그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단다.
린코는 이제 이혼을 결심하기로 했어.
....
1권의 내용은 대충 여기까지란다.
이미 2권까지 다 읽었지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해줄께.
책제목 : 실락원 1
지은이 : 와타나베 준이치
옮긴이 : 홍영의
펴낸곳 : 창해
페이지 : 318 page
펴낸날 : 1997년 08월 18일
책정가 : 7,500원
읽은날 : 2014.09.06~2014.09.08
글쓴날 : 2014.09.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