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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유산] 16
S#1. 공원 (밤)
15회와 연결해서...
준세 : (멈추는, 은성 돌아보며) 은성아 우리... (강조하는) 오늘처럼, 우리가 좋아하 는 요리도 하고 멋진 요리 개발하면서...
그냥 그렇게 소박하게 살자.
은성 : (뜻밖의 말에 놀라는) 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준세 : 나 이제... 너한테 오빠 말고, 남자하고 싶다.
은성 : (벙해서 듣다가 쿵 놀라는)
준세 : 좋아하는 여자 옆에서, 하염없이 오빠하고 싶은 남자는 세상에 없어.
은성 : (당황해) 오빠...
준세 : 난 니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이런 작은 일상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은성 : (보다가)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어요.
준세 : (벤치에 은성 앉히며) 여기 앉아봐.
은성 : (앉는)
준세 : (설득하는) 할머니 회사는 니가 정말 원하는 일이 아니잖아. 환이한테 미안해하면서 식구들 눈치 보면서,
그렇게 맘 불편한 거 왜 할려고 해?
은성 :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잖아요.
준세 : (불쑥) 누군가의 욕심을 꺾고 싶어서?
은성 : (멈칫하면)
준세 : (안타까운) 누가 미워서, 그 사람 때문에 자기 인생을 바꾸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니 소중한 세월을 허비하는 일이야.
은성 : 그거만은 아니에요. 날 알아봐주고, 믿어주고, 필요하다고 하신 할머니에요.
준세 : (마지막 설득) 하지만 니가 하고 싶었던 일은 아니잖아.
은성 : 그렇긴 하지만... (단호한) 이미 결정했고, 시작했어요. 오빠도 그랬잖아요, 망설이는 건 결정하기 전에 하는 거라고.
준세 : (역시 어쩔 수 없구나... 보는)
은성 : (정말 미안한) 미안해요... 그동안 내가 너무 뻔뻔했던 거 알아요. 오빠한테 하염없이 받기만 하면서...
오빠 마음 모른 체 했어요. 오빠가 내 상황 이해해 주려니 했어요.
준세 : 이해했어.
은성 : (미안한 듯 보며) 하지만 은우 찾기 전까진 어쩔 수 없어요. 은우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내 인생을 즐기고 내 미래를 꿈꿔요? 내가 은우 잃어버렸는데.
준세 : (은성 보는)
은성 : 미안해요...
준세 : (끄덕이며) 아냐,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은성 : (알면서 왜 그랬냐는 듯 보면)
준세 : 니가 너무 안타깝고, 나도 내 자신한테, 너한테 솔직하고 싶었어.
은성 : 미안해요... (거절해서)
준세 : (불쑥) 대신, 그 때까지 니 옆자리는 내거다!
은성 : (준세 보면)
준세 : 은우 찾을 때 까지 니 옆자리는 내꺼라구.
은성 : (어떻게 말해야 하나... 갈등하며 보는)
준세 : (마주 보고)
은성 : (망설이다가)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준세 : 그걸 왜 기다린다고 생각해? 그동안에도 너하고 시간을 함께 하는 건데.
은성 : (뭉클해서 보는)
S#2. 환 방 (밤)
침대에 팔로 눈 가리고 누워있는 환, 꼼짝도 못하겠다...
S#3. 할머니 방 (밤)
놀란 얼굴로 영란 쳐다보고 있는 할머니.
할머니 : 은성일 내보내라구?
영란 : 그럼 이 꼴을 겪고도 걔랑 한 집서 살란 말씀이세요?
할머니 : 에미야.
영란 : 저요, 솔직히 어머니 그 거창하신 생각, 직원들 인생이 저희들 보다 더 소중하다는 어머니, 정말 이해 못해요.
(서러운)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어머니 재산 갖고 어머니 맘대로 하신다는데. 그치만 정이 문제는 달라요.
정이, 제 딸이에요!
할머니 : (속상하지만) 준세 마음이 정이한테 안 가는 게 은성이 탓은 아니지.
영란 : (펄쩍) 왜 은성이 탓이 아니에요? 은성이만 없었으면 준세 우리 정이하고 결혼할 수 있었어요!
어머니도 그렇게 믿고 혼담 넣으라고 하신 거잖아요.
할머니 : (그렇긴 하다. 착잡한데) ...
영란 : 어머닌 어머니 친손녀 결혼이 깨지게 생겼는데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할머니 : (답답한) 어떻게 아무렇지 않아?
영란 : (인정에 더 화나는) 그게 다 은성이 때문이에요! 어머니가 은성이만 데려오지 않았어도,
(기막힌) 돈도 뺏기고 남자도 뺏기고, 우리 정이 꼴이 이게 뭐에요? 자존심 상해 죽겠어요!
할머니 : 정이는 어쩌고 있냐?
영란 : 어쩌고 있겠어요? 무너진 하늘에 깔려 숨넘어가기 직전이에요!
할머니 : (맘 안 좋은) ...
S#4. 정 방 (밤)
이불 뒤집어쓰고 울고 있는 정. 할머니, 들어온다.
할머니 : (침대 옆으로 가서 앉으며, 다정한) 정아, 많이 속상하냐?
정 : (벌떡 일어나 앉는, 눈물 젖은) 이게 다 할머니 때문이야! 할머니가 나 빈털터리 만들고 은성이한테 다 줘서 이렇게 된 거야!
할머니 : (뭐라고 못 하고 달래듯) 그런 건 아냐...
정 : 아니긴 뭐가 아냐? 고은성 걔가 유산 안 받으면 볼게 뭐가 있어서?
할머니 : (짠한) 아무리 속상해도 억지는 쓰지 말아야지.
정 : (서럽다. 눈물 나는) 할머니 끝까지 은성이 편들어?... (우왕- 하며 다시 이불 푹 뒤집어쓰고 우는)
할머니 : (짠해서 이불 다독이며) 아이구...
S#5. 환 집 뜰 (밤)
찻잔 놓고 표집사와 마주 앉아있는 할머니, 마음 무겁다.
할머니 : 어째 이런 일이 있어? 왜 하필 준세하고 엮인 게 은성이야...
표집사 : (알고 있었다) ...많이 서운하신가 봅니다, 어르신.
할머니 : (안타까운) 준세 어려서부터 정이 짝으로 내심 탐내서 그런가... 서운하네.
표집사 : 세상 일이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할머니 : (속상한) 그러게 왜 화살표가 가라는 데로 안 가고 엇갈려!
은성 : (통통 올라오다 둘 보는) 어? 두 분 나와 계셨네요?
할머니 : (착잡하게 은성 보는)
표집사 : 오늘은 좀 늦었네요.
은성 : 네, 친구 좀 만나느라구요.
할머니 : (준세다. 씁쓸하고) ...
은성 : 할머니, 저희 이번 주 일요일에 2호점 30주년 기념행사 하기로 했어요.
할머니 : 그래 보고 받았다.
은성 : (웃으며) 손자 분이 낸 아이디어 채택됐다는 보고도 받으셨어요? 어린이 전용 메뉴하고, 놀이방, (하는데)
할머니 : (냉랭은 아닌, 복잡한 심정 탓에) 됐다.
은성 : 네?
할머니 : 두 달 동안 알아서 해보라고 일임했는데 그런 말 일일이 뭐 하러 해?
은성 : (뭔가 냉하게 느껴지는 할머니 느끼는, 머쓱해서) 네...
할머니 : 이 사람하고 얘기 중이다, 들어가 봐.
은성 : (머쓱해지는) 네, 죄송합니다. (꾸벅하고 들어가는데 뭔가 이상하고)
S#6. 2층 거실 (밤)
은성, 올라오는데 영란, 정 방에서 나오다가 은성 본다.
은성 : (꾸벅 인사하며) 다녀왔습니다.
영란 : (확 오르는) 어딜 다녀왔는데?
은성 : (영문 몰라) 회사 갔다가 친구 만나고 왔는데요.
영란 : 친구? 준세가 친구니?
은성 : (생각도 못한 말에 놀라) 네?
영란 : 너 참 능력 좋다, 어? 어쩜 이렇게 우리 식구 인생을 다 말아먹니?
은성 : (영문 모르겠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S#7. 환 방 (밤)
침대에 누워 있다가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몸 일으키는 환.
영란(소리) : 전생에 대체 우리 식구하고 무슨 원수를 졌길래 사사건건 내 자식들 앞길을 막냐구!
S#8. 2층 거실 (밤)
은성에게 쏘아대고 있는 영란.
영란 : 사람이 양심이 있으면, 이럴 수는 없는 거야! 전 재산 가져가는 걸로 모자라디? 그래서 준세까지 뺏어가!
은성 : (놀라는) 네?
정 : (방에서 나오며 따지는) 야! 너 접때 내가 물어봤을 때 왜 거짓말했어! 너 준세 오빠 후배에 후배라며! 그냥 아는 사람이라며!
은성 : (당황해) 그건...
영란 : (은성 말할 틈 안 주고) 어머머 얘 진짜 무서운 애네?
정 : (해대는) 내가 그때부터 너 수상했어! 너 또 뭐라고 거짓말해서 준세 오빠 꼬셨니?
(눈물 어려) 너 진짜 뭐야? 왜 나타나서 내꺼 다 뺏어가!
은성 : (틈 안주고 해대는 분위기에 정신없어 어쩔 줄 몰라 서있는데)
환 : (방문 벌컥 열고나오며, 버럭) 그만들 해!
셋 : (소리에 멈칫, 환 보면)
환 : (은성은 쳐다도 안 보는, 영란과 정에게) 동네 챙피하게 뭐하는 거야!
(틈 안 주고 모녀 양팔로 감싸듯 끼고 정 방으로 밀어붙이는)
영란 : (밀려가며) 환아, 너 왜 이래?
정 : 오빠 놔! (돌아보며) 너 준세 오빠 집에 가서 뭐했어!
은성 : (멍해서 서있는)
S#9. 정 방 (밤)
영란과 정 밀고 들어오는 환.
정 : 오빠 왜 이래에-
환 : (놓고 화난 듯,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넌 자존심도 없냐? 쟤한테 왜 따져!
정 : 그럼 누구한테 따져!
환 : 따지고 싶음 박준세한테 따져! 아니 따지긴 뭘 따져? 너 싫다는데!
영란 : 환아아, 너 왜 그래?
환 : (속상해 미치겠다) 박준세가 너 싫다잖아! 넌 너 싫다는 사람 때문에 이러고 싶냐?
정 : 속상하니까 그렇지!
환 : (자기에게 다짐하듯) 뭘 그깟 게 속상해? 박준세가 뭔데? 너 싫다는 사람, 딱 무시해! 니가 먼저 무시해! 잊어 버려!
세상에 남자가 박준세 밖에 없어? 관심도 갖지 말고, 잊어! 잊어 버려!
영란, 정 : (벙해서 보는)
S#10. 준세 집 (밤)
박변, 소파에 화난 얼굴로 버티고 앉아있고 형진, 그 앞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준세 : (들어오면서) 설거지 못하고 나가서 미안하다, (하는데)
형진 : (벌떡 일어서며) 형! 아버님 오셨어.
준세 : (아버지? 보고 놀라, 다가오며) 아버지, 어쩐 일이세요?
박변 : (벼락치듯, 진노한) 너 뭐하는 놈이야!
준세 : (깜짝 놀라는)
형진 : (기겁해 놀라는, 얼른 소파에서 빠져서 뒤에서 어정거리는)
준세 : (앉으며 영문 몰라) 아버지 왜 그러세요?
박변 : (배신감에) 너 그래서 회사 못 들어오겠다고 한 거냐? 그 아이 때문에? 기껏 계집아이 때문에 애비 청을 무시했어!
준세 : (놀라) 아버지?
형진 : (어쩔 줄 몰라 서 있다가, 미안한) 정이가 레스토랑에 형 찾아왔길래, 형 집에 갔다고 했더니 쫓아왔다가 은성이 봤나봐.
준세 : 뭐? 아버지, 그럼 정이네서도 아는 거에요?
박변 : 그럼 내가 어디서 들었겠냐? 정이네도 발칵 뒤집어졌어!
준세 : (아뿔싸... 난감하고)
S#11. 환 집 뜰 / 준세 집 (밤)
통화하고 있는 은성과 준세.
준세(휠) : 미안하다, 은성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은성 : (심란하지만) 오빠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요 뭐...
준세 : (걱정에) 집에서 입장 곤란해졌지?
은성 : 아니라고 해주고 싶은데... (씁쓸한 미소) 좀 그래요, 분위기가.
S#12. 2층 발코니 (밤)
팔짱 끼고 서서 통화하고 있는 은성 내려다보고 있는 환, 두고 봐라...
흔들리지 않겠다고 마음 다지듯 표정 다지다 돌아서 들어간다.
S#13. 환 집 외경 (다음날, 아침)
S#14. 환 집 거실
2층에서 출근 차림으로 내려오는 은성.
할머니 : (막 방에서 나온다)
은성 : (얼른, 약간 눈치 보며) 안녕히 주무셨어요?...
할머니 : (어색하다) 그래. (곧바로 주방으로)
은성 : (냉랭한 할머니 분위기 당혹스럽게 보고 섰는)
S#15. 환 집 주방 + 거실
차려진 식탁에 앉아있는 환. 영란, 속상한 얼굴로 탁탁 수저 정도 놓고 있고 표집사, 죽 끓이고 있다.
할머니, 들어온다.
할머니 : 정이는?
영란 : 밤새 울어서 애가 얼굴이 보름달이 됐어요.
할머니 : (맘 안 좋은, 앉으며) 죽 좀 끓여다 줘.
표집사 : 지금 끓이고 있습니다.
환 : (은성은 밥 안 먹나? 빈자리 보고 밖 내다보는데)
은성 : (기죽어 다가와) 일이 있어서 좀 일찍 나가보겠습니다.
영란 : (본 척도 안하고)
할머니 : 아침 안 먹냐?
은성 : (식구들 쳐다도 못 본다) 생각 없어요.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나가는)
환 : (눈치 보여 나가는 은성 보는, 어쩔 수 없이 맘 안 좋고)
S#16. 버스 정류장
터덜터덜 걸어오는 환, 아무도 없는 버스 정류장에 선다.
뭔지 모를 허전함 느끼며 둘러보던 환, 내가 왜 이래? 퍼뜩 정신 난다.
너 따위를 생각할 까봐? 흥! 하고 팔짱 딱 끼고 각 잡고 서는 환.
S#17. 점장실
회의 테이블에 앉아있는 넷. 점장 옆에 A4 반 정도 크기 편지지 수북이 쌓여있고 옆에 저금통처럼 입구 좁은 사각 통 놓여있다.
점장 얘기 들으면서도 은성은 쳐다도 안 보는 환이다.
은성, 집에서의 일 전혀 티 안내고 웃고 있다.
점장 : 오늘은 덕담 한마디 쓰는 날이니까, 외근 나가기 전에 써서 넣고 나가세요.
환 : (영문 몰라) 덕담 한마디? 그게 뭔데요?
점장 : (싸늘한) 한 달을 한 곳에서 채우질 못했으니 알 리가 없지!
수재 : (얼른) 한 달에 한 번씩 직원끼리 칭찬도 해주고 고칠 점도 써주는 거에요.
환 : (황당한) 직원들 잘 알지도 못하는데...
수재 : 그럼 격려 글 써주면 돼요. 수고하세요, 참 예뻐요 등등.
환 : 그런 빈말을 해야 되냐? (하다) 됩니까?
점장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니까.
환 : (멈칫하는)
은성 : (종이 열장 집어 열장 세서 환에게 주며) 낮 타임 홀 직원에 우리까지 총 열 명이에요. 무기명이니까 부담 없이 쓰면 돼요.
환 : (무심한 시선으로 힐긋 보고) 감사합니다, 주,임,님.
점장, 은성, 수재 : (웬일이야? 환 보는)
은성 : (또 종이 집어서 수재에게도 주며) 수재씨.
수재 : (받아 들며 환에게 귓속말로) 불만 써도 돼요.
환 : (전혀 티 안내고 상냥한 은성 불만스럽게 남 몰래 보는)
S#18. 옥상
휴게 테이블에 종이 들고 털썩 앉는 환, 종이 놓고 펜 꺼내든다.
환 : (웃기는) 덕담은 무슨... (뭐라고 쓸까... 잠시 망설이다가)
첫 장에 ‘점장님’ 쓰고 ‘독하다’ 쓰는 환, 옆으로 휙 놓고 다음 장에 한수재, 쓰고 ‘착하다’ 쓴다.
다른 직원들 이름 쓰고 한결같이 ‘수고 많으십니다’ ‘화이팅’ 등 쓴다.
마지막 한 장 남는다, 은성 몫이다. 일단 ‘고은성’ 쓰는 환, 기분 묘해진다.
은성 종이에는 쉽게 써지지 않는 환, 뭐라고 쓸까 갈등하다 펜 탁 놓고 일어선다.
옥상 난간 쪽으로 가서 후- 하고 무심히 내려다보는데
후미진 곳에 고부리고 앉아 덕담 쓰고 있는 은성 모습 보인다.
S#19. 매장 뒤쪽 혹은 주차장 일각
옥상에서 환이 내려다본 장소에 앉아서 노트 받치고 덕담 쓰고 있는 은성. 이미 직원들 것 다 쓰고 점장 몫 쓰고 있다.
점장님 밑에 ‘절도 있고 한결 같은 프로정신 배우고 싶은 분이에요’ 쓰고 다 써놓은 종이들에 놓고 보면 마지막 한 장 남는다.
맨 위에 ‘선우환’ 쓰고 역시 망설이는 은성.
S#20. 점장실
사각 통에 반씩 접은 덕담 종이(반 접은 위에 각각 이름 적힌) 넣고 돌아서는 환.
은성, 역시 반으로 접힌 종이 더미 들고 들어온다.
은성 : (환 보고 멈칫 서는)
환 : (감정 티 안내기로 결심한 터라) 빨리 나갑시다.
은성 : (존대에 놀라서 보면)
환 : (사무적인) 홍보하러 가자구요, 고주임님.
은성 : (어처구니없는 듯 웃으며) 이것만 넣구요.
S#21. 거리
앞서 걷는 환, 성큼 성큼 걷고 은성, 환 걸음 뒤따라 걷느라고 종종거리며 뛰듯 걷는다.
은성 : (숨차다) 천천히 좀 가요!
환 : (힐긋 보고 계속 빨리 가는)
은성 : (황당한, 멈춰서는) 왜 저래...
S#22. 아파트 앞
아파트 이름 적힌 기둥에 ‘진성 설렁탕 2호 점 30주년 기념행사, 당일 매출 전액 기부, 65세 이상 무료,
부모님 모시고 오는 분도 무료...’ 등 행사 내역 인쇄돼 있는 전단지 붙이는 환과 은성.
은성이 전단지 대고 있고 환, 이사용 테이프 가위로 자르고 있는데 서툴다.
은성 : 팔 아파요, 빨리 해요.
환 : (못 들은 척 계속하는, 기껏 잘라서 붙이려고 가까이 가는 순간 너무 길게 자른 테이프 반으로 붙어버린다) 어?
은성 : (전단지 내리는, 답답한) 그러니까 붙이는 건 내가 한다 그랬잖아요?
환 : (괜히 은성에게 지기 싫다) 바람 불어 그렇잖아! (다시 하려는데)
은성 : (테잎과 가위 탁 탁 채며) 전단지 붙이는 건 내가 전문이에요. (전단지 주며) 대고 있어요.
환 : (더 버틸까 말까 보는데)
은성 : 시간 없잖아요.
환 : (그건 그렇다. 할 수 없이 전단지 대는, 큰 키 눈높이에 맞춰 은성이 댄 자리보다 높게 댄다)
은성 : (가위로 테이프 익숙하게 몇 개 잘라서 손등에 미리 붙여놓는, 붙이려고 손 올리다 보면 너무 높다) 너무 높잖아요.
환 :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심술이다) 이게 남자들 눈높이야.
은성 : 남자들만 설렁탕 먹어요?
환 : (약간 내려주는)
은성 : (먼저 전단지 오른 쪽에 테입 붙이려는, 자연스럽게 환 손 터치하는)
환 : (순간 움찔하는, 딱 굳어지는데)
은성 : (테입 부치고 환 오른손 밀어내고 왼쪽 붙이려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환 : (자기 양팔 안에 들어온 은성 보고 흠칫하는데)
은성 : (역시 왼쪽 붙이다 환 왼손 터치한다. 순간 멈칫하는)
환 : (얼른 왼손 떼며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은성 : (동시에 자기도 물러서는, 그 바람에 전단지 한쪽 툭 밑으로 떨어진다)
둘 : (동시에 잡으려고 가다 둘이 툭 부딪히는)
은성 : (멈칫했다가 얼른) 미리 손을 떼면 어떡해요...
환 : (얼른 다시 가서 전단지 잡는)
은성 : (왼쪽 다시 붙이고, 아래쪽 테이프 붙이는 동안)
환 : (다 붙인 전단지 왼쪽 여전히 손으로 누른 채 은성 얼굴 보고 있는)
은성 : (다 붙이고 돌아서다 환 보는) 왜 그러고 있어요?
환 : 내가 뭐!
은성 : 다 붙였는데 왜 그러고 있냐구요?
환 : (그때야 의식하는, 당황해 얼른 왼 손 떼는데)
은성 : (지나가는 20대 젊은 남자 보자 얼른 웃으며) 안녕하세요-
환 : (안 그럴려고 결심했는데 또 은성 신경 쓰고 있는 자신에게 화난다. 짜증스럽게 자기 왼손 한 때 탁 때리는데)
은성 : (전단지 한 장 주며 상냥하게) 저희 진성 설렁탕 개업 30주년이거든요, 이번 일요일인데, 혹시 부모님 계세요?
행인 : (상냥한 은성이라 웃으며) 그럼요.
은성 : 아 잘됐다? 부모님 모시고 오는 분들은 무료로 설렁탕 드실 수 있어요.
행인 : 그래요?
환 : (웃으며 얘기하는 은성과 그런 은성에게 호감 느끼고 대꾸하는 행인 번갈아 보는)
은성 : 그럼 꼭 오세요?
행인 : 가면 아가씨 볼 수 있는 거에요?
은성 : (순간 당황) 저요? 아 그럼요, 오셔서 고주임 찾으시면 돼요.
행인 : 네- (가는)
은성 : (웃으며 돌아서는, 이동하려고 옆에 놓인 전단지 가방 들며) 가요.
환 : (못 참고) 너 진짜 대단하다?
은성 : (영문 몰라) 뭐가요?
환 : 남자만 보면 자동으로 웃음이 나오는구나?
은성 : (황당한) 뭐라구요?
환 : (은성에게 계속 흔들리는 자신에 대한 화와 준세에 대한 질투와 은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으로 복잡한 심정으로
은성 건드리는) 남자가 한 둘도 아니더만 준세 형하고도 사귄다며?
은성 : (황당한) 내가 무슨 남자가 한 둘이 아니에요?
환 : 가방 때 따라다니던 꼬봉에, 본점 앞까지 찾아와 울고불고하던 찌질이에, 준세 형까지!
은성 : 꼬봉에 찌질이? (갸웃하다 멈칫하는)
<프래쉬 컷-형진 얼굴과 본점 앞에서 ‘은성씨’ 하던 창진>
은성 : (기막혀) 꼬봉은 준세 오빠 후배고, 찌질이는 친구 남자친구거든요?
환 : (멈칫하는, 자기도 모르게 불쑥) 그럼 준세 형하고만 사귀는 거야?
은성 : 준세 오빠하고 사귀는 거 아니거든요? 아직?
환 : 아직?
은성 : 그래요,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구요.
환 : 사귀는 사이도 아니라며 집은 왜 드나들어!
은성 : (듣다보니 기분 나쁜, 화는 아닌, 그럴 기운도 사실 없다) 21세기에, 남자 집에 여자가 놀러 가는 게 그렇게 큰일이에요?
환 : (맞는 말이다) 우리 집 발칵 뒤집어 놨잖아!
은성 : (다시 생각나는 현실이다. 심란해지는)
환 : 너 같은 애를 캔디라 그러는 거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동생 잃어버려도 절대 울지 않고, 실실 웃고 다니면서 지 할거 다 하고!
은성 : (동생 얘기에 발끈하는) 말 다했어요?
환 : (얼른) 동생 얘긴 취소야.
은성 : (지쳐있는 상태라) 진짜 너무하네...
환 : (멈칫하는)
은성 : (자조적인) 나처럼 부모 없고 동생 잃어버린 사람은 웃지도 말아야 되나?
환 : (멈칫하는)
은성 : (해댈 기운도 없다, 서러움 누르고) 나같이 부모 없고, 가진 거 없는 애가 인상 쓰고 질질 울고 다니면, 뭐라 그럴 건데요?
궁상이다, 청승맞다 그럴 거죠?
환 : (아차 싶다. 아... 고개 돌리면)
은성 : (지친) 가요... (앞서 가버리는)
환 : (해놓고 뒤늦은 후회, 맘 안 좋은) 치사한 놈...
S#23. 준세 레스토랑
10시 45분 가리키는 손목시계 보는 준세.
혜리 : (다가온다, 걱정스런) 선우정씨 출근 안 하는 거에요?
준세 : (심란한) 아무래도 그럴 거 같죠?
혜리 : 은성이 이제 어떡해요? 어제 그 집 완전히 뒤집어 진 거 같든데.
준세 : (착잡해지는)
S#24. 환 집 거실
놀란 얼굴로 현관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영란.
준세 : (꽃 한 다발 들고 들어오는) 안녕하셨어요?
영란 : (화를 낼 수도 반길 수도 없는 미묘함) 어... 니가 우리 집에 웬일이니?
준세 : 정이 좀 보러 왔습니다.
영란 : (뜻밖인) 정이를?
S#25. 정 방
영란 앞에서 급히 머리 손질하고 있는 정.
정 : 엄마 엄마 준세 오빠 조금만 있다 들어오라 그래?
영란 : 너 싫다는 남자한테 잘 보여봤자 뭐할려구?
정 : 언제 준세오빠가 나 싫다 그랬어? 은성이 좋다 그랬지.
영란 : 아우 아우 속없는 건 어쩜 이렇게 날 닮았을까...
정 : 나 괜찮아? 괜찮으면 오빠 들어오라 그래.
영란 : 너 오빠 말 들었지? 자존심 챙겨? (나가는)
정 : (얼른 이불 반쯤 잘 덮고 처량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준세 : (들어오며) 정아.
정 : (일부러 서운한 듯 타박조로) 오빠가 여기 뭐 하러 왔어?
준세 : (일부러 밝게) 퇴직금 주러. (적당히 앉고)
정 : (예상과 다른 말에 놀라) 퇴직금?
준세 : 두 번 째 무단결근이면, 가게 그만 나오겠다는 거 아냐?
정 : (서운한) 오빠!- 오빠 어쩜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내가 지금 누구 땜에 이러구 있는데? 나 이렇게 만든 게 누군데!
준세 : 누군데?
정 : (황당한) 오빠!
준세 : (자기가 황당한 듯) 야 임마, 예고도 없이 나 황당하게 만든 건 너야.
정 : (멈칫하면)
준세 : 정이 너, 대학 때 남자친구 바뀔 때 마다 오빠한테 인사시켰어?
정 : 건 오빠 질투하라고 그런 거야!
준세 : (웃으며) 고3 때 아줌마 몰래 사귀던 애는 나 팔고 몰래 만나고 다녔어.
정 : 고등학교 때 사귄 걸 누가 사귄 걸로 쳐!
준세 : 좋아! 걔 빼고,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한테 남자친구를 한명도 아니고 세 명씩이나 인사시킬 수는 없는 거야.
정 : (약간 기죽어) 그러니까 다 헤어졌잖아.
준세 : 아냐, 정이 너는... 내가 든든했던 거야. 너 잘 받아주고 어렸을 때부터 정들고 그래서, 안심이 됐던 거야.
정 : 그런 거 아닌데...
준세 : (진지하고 따뜻하게) 정아 넌, 내 동생이야.
정 : 은성이만 없었으면 동생 아닐 수도 있었어!
준세 : (고개 젓는) 은성이가 없었어도 마찬가지야. 아저씨 장례식에서 아빠 보고 싶다고 울던 너 코 닦아서 업어주던 날부터
동생이었고, 지금도 동생이고, 앞으로도 내 동생일 거야.
정 : (눈물 어려) 은성이가 생겨서 그런 거야.
준세 : 나 은성이랑 아무 사이 아냐.
정 : 아냐?
준세 : 당연히 아니지, 내가 은성일 좋아하는 거니까.
정 : (황당한) 뭐?
준세 : 은성인 나 오빠로만 생각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거야. 그러니까 은성이 원망하지 마.
너 내 성격 알지? 나, 나 때문에 누군가 피해 보는 거 정말 싫은 사람이다.
정 : (퍼뜩 생각나는, 따지는) 오빠 은성이 때문에 나 찾아온 거야? 내가 은성이 괴롭힐까봐?
준세 : 무슨 소리야? 너 나 때문에 밥도 안 먹고 누워있다는데 안 와봐?
정 : (글썽해서) 은성이가... 왜 좋은데?
준세 : 그거 꼭 말해야 돼?
정 : (끄덕이는) 꼭 알고 싶어, 대체 걔가 왜 좋은지.
준세 : 은성이는... 생각이 좋아.
정 :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생각이 좋다니?
준세 : 사람 좋은데 딱히 이유없는거지만 굳이 말하자면 그래... 은성이 사고방식? 마음? 뭐 그런 거.
정 :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보는)
S#26. 분식점
김밥 천국류의 허름한 분식점. 테이블에 마주 앉아있는 은성과 환.
환, 찌개 먹고 있고 은성, 김밥 한줄 먹고 있는데 입맛 없는 듯 잘 못 먹는다.
환 : (먹다보면 불만스런) 홍보 경비 나오는데 꼭 여기서 먹어야 되냐?
은성 : 공금이면 더 아껴 써야죠.
환 : (멈칫했다가) 이거 먹고 종일 어떻게 돌아다녀? 삼겹살이라도 먹어야지.
은성 : (두개 정도 먹은 김밥 접시 밀어주며) 이거 더 먹어요.
환 : (멈칫해서 보는) 넌?
은성 : (기운 없다) 배 안 고파서 그래요... (물 마시는)
환 : 아침도 안 먹었잖아?
은성 : (벌써 딴 생각에 빠졌다. 환 너머로 가게 밖 물끄러미 보는, 심란하고)
환 : (티는 안냈지만 정이 문제로 맘 고생하는 구나... 맘 안 좋아 보는)
S#27. 레스토랑
점심 먹으면서 얘기하고 있는 승미와 인영. 승미, 백성희에게서 못 들었던 얘기 듣는 중이다.
인영 : 형진 선배가 그러는데 은성이 때문에 그 집 난리 났을 거래. 아 그리고 준세씨네두.
승미 : 준세씨넨 왜?
인영 : 준세씨 아버지 찾아와서 준세씨한테 은성이랑 당장 헤어지라고 그러셨대.
승미 : 그래?...
인영 : 그리고 은성이, 유산 받을 작정 확실히 했드라. 애가 완전히 달라졌어.
승미 : (진심) 그거야... 사람이니까. 돈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딨어?
인영 : 그 정도 아냐! 넌, 그 사람 정말 좋아하니까 돈 없어도 괜찮을 거고,
자기는 돈 때문에 맺힌 한이 많아서 할머니 유산 받아야겠대.
승미 : (찔리는) 돈 때문에 맺힌 한이 많대?
인영 : 아무래도 니네 엄마한테 당한 한이 있는 거 같애.
승미 : (덜컥해서) 그 오해는 니가 풀었잖아.
인영 : 풀긴 했지만 어쨌든 처음에 거의 빈손으로 내보내서 은우 잃어버리게 된 거잖아, 은성이 입장에선.
승미 : 은성이...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인영 : 그러니까 너 조심해. 근데 좀 이상한 게 있드라?
승미 : 뭐가?
인영 : 니 남자친구, 은성이라면 치를 떨어야 되는 거 아니니? 근데 은성이랑 붙어다니던데?
승미 : 뭐?
S#28. 승미 집 거실
외출복 차림으로 대리점 나가기 전에 영란과 통화하고 있는 백성희.
영란(휠) : 얘 역시 피가 물보다 진하긴 하드라. 우리 어머니? 은성이 때문에 준세 놓친 거 아시고는 은성이 대하는 게 얼음장이야?
백성희 : (솔깃해서) 그래서, 그 아이 내보내기로 했어?
영란(휠) : 그럼? 다 관두고 정이가 은성이 꼴을 어떻게 봐?
백성희 : 정이 안됐다... 잘 위로해 줘... (잠시) 어 그래, 또 전화하자? (끊는, 계획 대 로 됐다. 안도의 숨 내쉬는)
그래, 인륜이 천륜을 어떻게 이겨?... (가방 들고 가벼운 걸음으로 나가는)
S#29. 공사장 일각
옥상 난간이나 발코니 (현장에 맞춰주세요) 바라보며 갸웃하고 있는 고평중.
형진, 다가온다.
형진 : 아저씨! 일 안하고 뭐해요?
고평중 : (잠시 망설이다가) 아 그게... 저기 안전난간 높이가 1,100으로 돼 있는 거 같네요. 요새 1,200으로 알고 있는데.
형진 : 네?
고평중 : (얼른) 한번 재 봐요. (얼른 다른 쪽으로 가는)
형진 : (어? 난간 쪽으로 가서 자로 재보는데 고평중 말이 맞다. 놀라 돌아보며) 저 아저씨 뭐야? 이 바닥 베테랑이야?
S#30. 점장실
반으로 접힌 종이 위에 각자 이름 써있는 종이 열장씩 받아드는 환, 은성, 수재.
점장 : (각각에게 주며) 각자 읽어보고 15분 후에 회의합니다.
환 : (받으며 머쓱해지는)
S#31. 옥상
한쪽 구석에 서서 덕담 종이 열장 한손에 들고 읽고 있는 환, 이미 다섯 장 째 읽고 있다.
인서트에 이어 E 깔린다.
여(E) : 사장님 손자 티 좀 안냈으면 좋겠어요.
환 : 내가 언제 손자 티를 냈어?
점장(E) : 더 철 들 것!
환 : (알겠다) 점장!
남(E) : 반찬 같이 먹으면 어디 덧나나?
환 : (모르겠다) 누구야...
여(E) : 사장님 손자 티내지 않고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환 : 사람 생각 다 가지가지네...
수재(E) : 나중에 사장님 되시면 나 잘 봐줘요.
환 : (이것도 알겠다) 한수재!
여(E) : 손님은 왕입니다. 조금 더 친절히 대하세요.
환 : (멈칫하는)
<9회 21씬에서>
은성 : 우리 손님들 무시하지 마!
은성 : (다가와서) 니 할머니가 수십 년 고개 숙이고 정성 쏟아서 오게 만든 손님 들이야!
환 : (다시 그 쪽지 보며, 씁쓸한) 고은성! (마지막 두 장 남았다. 보는데)
은성(E) : 성질은 못됐지만 못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환 : (뚝 굳어지는)
할(E) : 저 분하고 억울한 줄만 아는 못난 놈...
환 : (다시 종이 들여다보는, ‘못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글씨 눈에 확 들어오며 가슴에 닿는다. 찡해서 보다가)
누구지... (갸웃하고)
S#32. 점장실
회의하고 있는 환, 은성, 점장, 수재.
환, 점장이 말하는 동안 도대체 그 문구의 주인공이 누굴까?... 궁금해서 셋 탐색하고 있다.
점장 : 일요일 행사 때 본점에서도 몇 명 파견 나와 주겠지만, 정신없을 겁니다. 우리 2호 점을 다시 알리는 중요한 날이니까
실수 없도록 마음 준비 철저 히 하도록 하세요.
환 : (점장인가? 보면)
점장 : (상상 컷, 정중하게) 선우환씨 못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환 : (점장 유심히 보는데)
점장 : (상상 컷, 싸늘하게 비웃으며) 웃기지 마!
환 : (수재 보며, E) 한 수재?
수재 : (상상 컷,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으며) 사실 재수 없거든요?
환 :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도 은성 보면)
은성 : (상상 컷, 어처구니없다는 듯 가슴까지 치며 웃으며) 어우 기가 막혀서. 니가 못난 놈이지?
환 : (도저히 모르겠다. 고개 흔드는)
S#33. 버스 정류장
발걸음 무겁게 걸어오는 은성, 힘없이 자리에 앉는다.
뒤에서 걸어오는 환, 얼마쯤 떨어진 자리에 서 있다.
<16회 14씬에서 ‘안녕히 주무셨어요? 했을 때 그래, 하고 외면하던 할머니 모습’>
도저히 집에 들어갈 엄두 안 나는 은성, 고개 떨구는데 버스 온다.
환, 버스로 가려다 보면 은성, 일어날 생각 안하고 앉아있다.
환 : 버스 왔잖아!
은성 : (보는) 먼저 가요...
환 : (멈칫하지만 별 도리 없다. 타는, 천원 내고 돌아보면)
은성 : (망연히 앉은 채 멀어진다)
환 : (처량한 모습에 맘 안 좋아진다. 멀어지는 은성 보고)
은성 : (여전히 막막한 심정으로 앉아있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준세 오빠’ 떠있다. 잠시 망설이다가 받는) 여보세요?
준세(휠) : (은성 본 후다) 너 지금 기운 없이 푹 처져 앉아 있지?
은성 : (얼른) 아니에요? (일어서는, 준세에게 상황 티 안내려고) 앉아있을 새가 어딨어요? 지금 홍보 다니느라고 정신없어요.
(정말인 것처럼 보이려고 정류장 빠져나와 걷는)
S#34. 거리 + 준세 차 안
막 정류장 빠져나와 걸으면서 통화하는 은성. 저만치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준세 차 보인다.
준세(휠) : (약간 기막힌) 홍보 중이라구?
은성 : 오빠, 나 지금 전단지 붙이는 중이라서 통화 길게 못해요. 참 오늘은 늦게 끝날 거 같으니까, (하는데)
준세 : (차 끽 은성 옆에 댄다)
은성 : (차 소리에 놀라서 돌아보면)
준세 : (차에서 탁 내리는, 약간 화난 얼굴로 다가오는) 고은성! 너 뭐하는 짓이야?
은성 : (거짓말 들키고 당황해) 오빠...
준세 : (맘 아픈) 너 지금 나 피하는 거지?
은성 :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피하는 게 아니라,
준세 : (속상해) 니가 왜 날 피해? 대체 환이네서 얼마나 곤욕을 치렀길래 이래?
미안한 건 난데, 왜 니가 죄인처럼 정이네 눈치보고 나까지 피하고 이래!
은성 : 나두 말 좀 합시다!
준세 : (멈칫하면)
은성 : 그래서 피하는 게 아니라, 오빠 나 만나면 미안해하고, 또 미안해하고 그럴 거니까 티 안내고 싶었어요.
오늘은 생각할 것도 좀 있고.
준세 : 미안하다, 너 힘든데 더 얹어줘서.
은성 : 봐, 이럴 줄 알았다니까?
준세 : 정이네 식구들한테 내가 혼자서 너 좋아하는 거라고 했어.
은성 : (뜻밖인 듯 보면)
준세 : 정이한테 그렇게 말했으니까 너도 그렇게 말해. 넌 아무 생각 없는데, 박준세가 쫓아다닌 거라구. 또 그게 사실이잖아.
은성 : (보다가) ...아니에요.
준세 : (멈칫하는)
은성 : 그런 건 아니에요. 내 상황이 지금 같지 않았으면... 오빠 같은 사람, 내가 먼저 쫓아다녔을지도 몰라요.
준세 : (뜻밖인 듯 보면)
은성 : 단지 지금은 내 상황이 처지가, 내 마음이... 감정까지 누리면서 살 수 없을 뿐이에요.
오빠한테 말한 것처럼 은우 찾을 때 까지는요.
준세 : (예상 못했던 말에 뭉클해지는)
S#35. 환 집 거실 (저녁)
은성 전화 받고 있는 영란, 찬바람 쌩쌩 도는 얼굴이다.
은성(휠) : 오늘 친구 집에서 좀 자고 갈까 해서요.
영란 : 친구 집? (예민하게) 친구 누구!
은성(휠) : 혜리라구요, 부암동에 사는 친구 있거든요.
S#36. 주방 (저녁)
저녁 먹고 있는 할머니, 환, 정. 정, 분위기 잡느라고 깨작거리고 있다.
할머니 : 정인 이제 어쩔 거야? 준세 가게 그만 두고 다른 일자리 찾아볼게야?
정 : 준세 오빠 가게 나갈 거야...
환 : (황당한) 나간다구?
정 : 오빠가 며칠 쉬고 나오랬어. 준세오빠 아직 은성이랑 아무 사이 아니래.
환 : (은성에게도 들었던, 자기도 모르게 확인하는) 정말 아무 사이 아니래?
정 : 낮에 준세 오빠 와서 그러드라. 오빠가 은성이 좋아하는 거라구. (화나는) 고은성 진짜 웃겨! 지가 뭔데 준세 오빨 안 좋아해?
환 : (자기도 모르게 안도하며 표정 펴지는)
할머니 : (그런 환 힐긋 보는)
영란 : (신나서 들어오며) 어머니, 골칫덩이 안 들어온대요.
할머니 : 골칫덩이?
영란 : (당연히 할머니도 내칠 거라고 생각) 은성이요!
환 : (은성 안 들어온다는 말에 흠칫 놀라 보는)
영란 : (자리로 와서 앉으며) 부암동에서 잔대나 뭐래나.
할머니 : (뜻밖인 듯) 부암동?
영란 : 네, 전화는 뭐하러 하는지 몰라, 누가 들어오기 기다리는 사람 있다구.
환 : (집에도 못 들어오는 구나, 마음에 걸리는, 툭 던지듯) 엄마가 들어오지 말라고 한 거 아냐?
영란 : 어머 아냐? (할머니 슬쩍 보며) 할머니가 하셔야지 내가 말한다구 걔가 듣니? 얼마나 질긴데!
할머니 : (혼잣말처럼) 부암동... (부암동 방 시절 생각하는)
S#37. 부암동 방 (회상, 4회 46씬 중에서)
김치 부침개 먹으면서 얘기하는 할머니와 은성.
은성 : 맛있죠?
할머니 : 누가 보면 지가 부쳐 나 멕이는줄 알겠네.
은성 : (보다가) 할머니 꼭 오늘만 같으셨음 좋겠다... (다시 김치전 먹고)
할머니 : (은성 보며) 오늘만 같음 평생 기억 안 돌아와도 안 쫓아내겠냐?
은성 : 할머니! 왜 툭하면 쫓아낸다 쫓아낸다 그래요? 난 그런 말 한 번도 한적 없는데!
할머니 : (집요하게) 그니까 오늘처럼만 지정신이면 할미 평생 안 내쫓겄냐구?
은성 : 오늘만 같으심... 우리 은우 찾고 할머니랑 셋이 살아도 좋겠다 싶어요.
엄마 돌아가시고 우리 키워주던 외할머니 같애요, 할머니.
S#38. 할머니 방 (밤)
그때 뭉클했던 기억 되새기는 할머니, 마음 짠해진다.
S#39. 부암동 방 (밤)
이부자리 펴놓고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은성.
혜리 : (열 받았다) 고은성, 낼 당장 짐 싸서 일루 옮겨!
은성 : 아무래도 그래야 할 거 같애, 낼 할머니한테 말씀 드릴려구.
혜리 : 이러다 할머니 손자 손녀가 합동으로 너 피 말려 죽이겠다. 할머닌 어쩜 손주들을 그렇게 키우셨니?
은성 : 그 정돈 아냐. 그렇게 독종들은 아냐, 둘 다.
혜리 : (황당한 듯) 사람이 많이 맞으면 맷집은 는다더니 고은성 많이 세졌다?
은성 : 할머니 손녀 선우양은 철딱서니 없고 성질은 내는데 무서울 정돈 아니고,
손자 선우군은, 뭔가 자기를 가릴려고 못되게 굴었던 거 같애.
혜리 : 어라? 싸우면서 정든다드니 정들었냐?
은성 : (별 생각 없이 피식 웃으며) 그런가? (갸웃하며) 좀 이상한 게, 그 사람하곤 되게 자주 싸우는데 싸운 만큼 밉지가 않아...
혜리 : 진짜 미운 정 든 거 아냐?
은성 : 요즘은 가끔 이게 그 인간 맞나? 싶은 짓도 한다니까?
S#40. 환 방 (밤)
책상에 앉아서 인터넷으로 검색창에 ‘설렁탕’ 쳐 있고 환, 설렁탕의 유래 정도 읽어 보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설렁탕에 관해 관심 갖는 환이다.
다 읽고 다른 것 찾아보려고 마우스 잡는데 옆에 놓아둔 덕담 종이 손에 걸린다.
맨 위에 있는 은성 종이 다시 한 번 보고 서랍에 넣으려고 서랍 여는데
8회 42씬에서 은성이 줬던 매뉴얼 노트 보인다. 뭐지? 집어 드는 환, 그 위로...
은성(E) : 내가 따로 요약정리 한 거에요.
환 : 아!... (안 돌려줬네? 꺼내는, 은성의 노트다. 그 때와 다른 마음으로 펼쳐드는, 매장 근무 요령과 출퇴근 시간 등등
간단히 정리돼 있는 내용 보면서) 노트 정리 잘하는 애치고 공부 잘하는 애 없다더만... (주르르 넘겨보다 멈칫 하는,
중간 정도에 은성이 써놓은 낙서 메모 보인다. 보면)
<인서트- ‘아빠 딸로, 은우 누나로 부끄럽지 않게 살자’ 적혀 있다>
은성(E) : 아빠 딸로, 은우 누나로 부끄럽지 않게 살자.
부끄럽지 않게 살자는 은성 메모 보다가 멈칫하는 환, 뭔가 떠오른 듯 갸웃하다 덕담 종이 집어서 다시 본다. 같은 필체다...
놀라는 환, 매뉴얼 노트 옆에 덕담 종이 나란히 놓고 보면 똑같은 글씨체다. 은성이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은성 배려에 찡해지는 환, 한편으로 충격이다.
S#41. 환 집 뜰 (다음날, 아침)
빨래대 세워져 있고 표집사에게 빨래 너는 교육 받고 있는 영란.
옆에 세탁기에서 꺼낸 젖은 빨래 담긴 바구니 놓여있고 영란, 얼굴에 물 튀는 거 싫어서 고개 돌리고 대강 털고 있다.
표집사 : 더 세게 탈- 탈! 터십시오.
영란 : 털잖아.
표집사 : 제대로 터십시오. 적당히 터시면 다림질 할 때 더 힘드십니다.
영란 : (헉) 다림질도 해야 돼?
표집사 : 그동안 밀린 다림질이 산더밉니다.
영란 : 아니 왜 진작 얘길 안했어? 살림이라는 게, 일거리 미뤄봤자 나만 손해든데!
표집사 : 여사님 가출, 가출 후유증에, 정이 결혼 문제까지, 다림질 가르쳐드릴 짬이 안 났습니다.
영란 : 다림질은 세탁소에 맡기는 거 아냐?
표집사 : 드라이 외에는, 세탁소에 돈 쓰지 않습니다.
영란 : (슬쩍 머리 돌아가는) 근데 우리, 시장은 언제 가?
표집사 : (속이 빤히 보인다) 매주 월요일이 장보는 날입니다.
영란 : 월요일? (하다 슬쩍) 그럼 생활비 통장 내가 관리해도 되지?
표집사 :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영란 : (반색하는) 어머 진짜지? 진짜 진짜 진짜지?
표집사 : 전,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습니다. 빨래나 너십시오.
영란 : (좋아서) 알았어, 알았어. (빨래 들고 빨래대 끝으로 좋아서 뛰어가는데)
표집사 : 그러다 넘어지십니다- (하는 순간)
영란 : (잔디에 찍 미끄러지는) 정아-
표집사 (: 순간 비호처럼 빠르게 다가가 영란 받아 안는)
영란 : (악- 하며 미끄러지며 눈 질끈 감았다 뜨는데 표집사 얼굴 가까이 보인다)
표집사 : (위험한 상황이라 감정 드러나는, 애타는) 대체 몇 살까지 덜렁댈 겁니까!
영란 : (허리 꺾인 채 안겨서 꼼짝도 못하는, 표집사 얼굴 멋있게 보인다) 어머...
S#42. 매장
출근하러 들어오던 환, 멈칫 선다. 미리 출근해서 매장 정리하고 있는 은성.
환, 순간 반가움 스치는데 은성, 시선에 환 쪽 돌아본다.
환 : (뚜벅뚜벅 다가가서) 기집애가 외박이나 하구.
은성 : (어? 보면)
환 : 금방 외근 나갈 거 유니폼은 왜 갈아 입구 있냐? 빨리 옷 갈아 입구 나와! (점장실 쪽으로)
은성 : (영문 몰라 보는)
S#43. 노인정 앞
전단지 붙이고 있는 환과 은성. 환, 테이프 붙이고 있는 은성 물끄러미 본다.
은성(E) : 못된 사람이지만 못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승미(E) : 은성이가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
승미(E) : 부모 없이 오갈 데 없는 애라고 할머니 알고 계시는데, 우리 관계 알려지는 거 곤란하다구.
환 : (헷갈리는) 너 진짜 정체가 뭐냐?
은성 : (쳐다보며) 스파이요.
환 : 뭐?
은성 : (이제 익숙하다) 얼굴이 하두 여러 개라 나도 내 얼굴을 몰라요.
환 : 야!
은성 : 자꾸 나한테 그렇게 이상한 거 묻지 말구, 대놓고 물어요? 내가 뭐가 이상해요? 알고 싶은 게 뭐에요?
환 : (더 말할 순 없다) 됐어! (노인정으로 쓱 들어가는)
은성 : (어? 보고 따라 들어가는)
S#44. 노인정
할머니 세 명 앞에서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는 환.
환 : (자기 할머니와 했던 게 있어서 자연스럽고 넉살 좋은, 전단지 보이며) 여기 봐, 할머니.
일요일 12시부터 6시까지 65세 이상 노인 무료! 있지?
할1 : (좋아서 웃으며 끄덕이는) 공짜 설렁탕 먹게 생겼네.
환 : (할머니 훑어보는) 아! 내가 착각했다. 할머니들은 공짜 아냐.
할2 : 무료라며! 무료면 공짜지!
환 : 할머니들이 무슨 65세가 넘어? 주민등록증 줘 봐요, 나이 확인 좀 하게.
할머니들 : (좋아서 넘어간다. 까르르 웃으며)
할2 : 아이구 우리 손자가 이랬으면 소원이 없겄네. (환 손잡고)
환 : (넉살 좋게 손 잡힌 채 웃어주고 있다)
은성 : (저게 웬일이야? 눈 튀어나올 듯 놀라서 환 보고 섰는)
S#45. 노인정 앞 혹은 아파트 단지 안
시침 뚝 떼고 예전처럼 건방지고 도도한 표정으로 걷고 있는 환.
은성, 안 믿기는 듯 힐끔 힐끔 환 보면서 가고 있다.
환 : 뭘 봐!
은성 : 어떻게 된 거에요?
환 : (퉁명) 뭐가!
은성 : 그동안 연기 학원 다녔어요?
환 : 야, 내가 할머니랑 산 게 몇 년 인데. 할머니 전문이야.
은성 : (신기한) 근데 왜 난 그동안 할머니한테 그러는 거 한 번도 못 봤어요?
환 : (타박처럼) 너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했지? 할머니가 너 데리고 들어와 내 성질 긁었잖아!
은성 : (현재 자기 처지 생각나는, 멈칫해서) 됐어요, 그만해요... (앞서 가는데)
환 : (뒤에서) 그래 그거, 해 보자.
은성 : (뒤돌아보며) 뭘 또요?...
환 : 선의의 경쟁, 해보자구.
은성 : (뜻밖인 듯 보면)
환 : (정색하고) 우리 할머니가 너한테 유산 준다고 널 미워하는 건, 내가 치사한 거야.
은성 : (더 눈 커지는, 이상한) 왜 그래요?
환 : 할머니가 너 때문에 나한테 유산 안 주는 게 아니니까, 너 미워할 이유 없다구. 할머니 마음 돌리면 되니까.
은성 :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진지함이다) ...진심이에요?
환 : 넌 동생 때문에 나 재수 없겠지만, 나도 니 동생 잃어버리라고 일부러 핸드폰 부신 건 아니니까, 일할 땐 너도 그거 잊어.
은성 : (정색하고 말하는 환 다르게 보인다. 말문 막혀 보면)
환 : (표정에 당황해서) 일할 땐 프로답게 하자구! 못 알아들어?
은성 : 아니 알아는 듣겠는데요...
환 : 애가 말은 잘하면서 이해력은 딸리나,
S#46. 사장실
창가에 서서 창 밖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할머니, 책상에서 핸드폰 울린다.
할머니 : (돌아서서 책상으로 가서 보면 ‘은성이’ 떠있다. 받는) 그래, 나다.
은성(휠) : (조심스런) 할머니, 은성이에요.
할머니 : 그래.
은성(휠) : 저 할머니한테 드릴 말씀 있는데... 회사로 찾아가 뵈도 돼요?
할머니 : (예상했다. 바로 자르는) 집으로 와.
은성(휠) : 집...이요?
할머니 : (냉정하게) 지금 할미 회사 아냐! 밖에서 퇴근하는 길이니까 집으로 와! (탁 끊는, 뭔가 다지듯 생각에 잠기고)
S#47. 환 집 앞
오기는 왔지만 들어가지지 않는 은성, 대문 앞에서 할머니 기다리는데
할머니 차 빠르게 와서 터프하게 한큐에 주차 탁 한다.
은성 : (긴장해서 매무새 가다듬고 꾸벅 인사하는)
할머니 : (차에서 내리는) 왜 안 들어가고 여기 있어? (보면 은성 초췌해 보인다)
은성 : (억지로 웃으며) 여기서 잠깐 말씀드릴려구요, (하는데)
할머니 : (맘 안 좋은, 누르고) 따라 와! (들어가는)
은성 : (당혹스럽게 할머니 뒷모습 보는)
S#48. 뜰
탁자에 앉아서 얘기하는 할머니와 은성.
은성 : 부암동 방에 지금 친구가 살고 있거든요.
할머니 : (미안한 마음 감추고) 그래서 그 집으로 나가겠다구?
은성 : ...죄송해요, 할머니.
할머니 : (맘 안 좋은) 니가 왜 죄송해? 너 정이한테 뭐 미안한 짓 했냐? 드라마에서 맨날 나오든데, 니가 정이 남자 뺏었어?
은성 : 그런 건 아니지만요...
할머니 : 근데 왜 니가 집을 나가?
은성 : (보다가) ...할머니 저 보면 맘 아플 거니까... 정이, 할머니 친손녀잖아요.
할머니 : (미안한) 니가 할미 때문에 맘이 아팠구나.
은성 : (울컥 눈물 오르지만 누르며) 할머니 그러시는 거 당연한 거잖아요.
할머니 : 니가 밉고 원망스러워서 그런 게 아냐, 할미가 당황한 거야. (농담처럼) 이거는 두 손녀 사이에 한 남자 낀 삼각관계잖아?
은성 : (손녀라는 말에 뭉클해서) 할머니...
할머니 : 됐어, 들어가자.
은성 : (정말 이해 안 되는) 할머니 왜 절 꼭 할머니 집에서 살라고 하세요? 정이 어머니나 정이, 저하고 사는 거 힘들 거에요.
할머니 : (시침 뚝 따고) 너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고 들어왔잖아.
은성 : 지금은 상황이 그때하고 다르잖아요.
할머니 : 따지지 마! 귀엽다고 봐줬드니 어느새 콩닥콩닥 말대꾸 이어 따지기까지 해?
내 집서 살기로 약속 했으니까, 넌 약속 지키면 되는 거야!
은성 : (난처하게 할머니 보는)
S#49. 환 집 거실
할머니 뒤이어 들어오는 은성.
영란 : (앞치마 입고 주방에서 나오며) 어머니, 다녀오셨어요? (하다 멈칫하는)
은성 : (꾸벅하며) 다녀왔습니다.
영란 : 어... 짐 싸러 왔니?
환 : (2층에서 내려오는)
할머니 : 얘가 이사짐센타 직원이냐? 짐 싸러 오게.
영란 : 어머니?
할머니 : 에미, 정이 불러 내 방으로 좀 와.
환 : (한 눈에 상황 파악 된다. 자기도 모르는 안도감에 표정 풀어지는)
S#50. 할머니 방 (저녁)
할머니 앞에 기막힌 얼굴로 앉아있는 영란과 정.
영란 : 어머니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할머니 : 에미나 정이나 은성이 보기 편치 않은 거 나도 알아.
정 : 알면서 왜 또 같이 살라는 거야?
할머니 : 은성이가 일부러 정이한테 잘못한 일이면, 당연히 내 보내야지. 근데 그게 아니잖아. 인력으로 안 되는 게 사람 마음인데,
준세가 은성이 좋아한다고 그 죄를 물어 은성이 쫓아내는 건, 치사한 거야.
영란 : 어머니 말씀을 들으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데요... 사람이, 사람 마음이 그렇게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할머니 : 나... 은성이 이 집에 들일 때, 내 마음 속으로 손녀 하나 입양한다 생각하고 들였어.
그래서 니들한테도 분명히 가족으로 대하라고 했고.
영란 : 입양은 파양도 할 수 있는 거에요?
할머니 : 나는, 돈 안준다고 인연 끊겠다던 니들도 받아줬다.
영란, 정 : (찔끔해서 보면)
할머니 : 이 장숙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 왔어.
영란 : 그건 아는데요...
할머니 : (정말 부탁하는) 평생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니들이 나 죽을 때 까지 그렇게 살다 눈감을 수 있게 해주면 안 되겠냐?
영란 : (더 이상 어쩌지 못하는) 어머닌요, 진짜 말씀을 너무 잘하시는 거 같애요.
어쩜 그렇게 사람 입에 자물쇠를 철컥 채우세요?...
S#51. 피시방 (밤)
은성에게 혹시 메일 왔나 메일함 확인하고 있는 고평중, 받은 편지함 클릭하는데 상대편 수신 불가 메일 들어와 있다.
어? 첨부파일 클릭해보면 자기가 보냈던 메일 열린다.
<인서트- 은성아, 니 뜻... 충분히 알았다. 대신 한 달에 한번만 메일로 소식만 알려 다오.
너하고 은우 잘 지내고 있는지 소식만 알려줘. 아빠가>
고평중 : (자기가 보냈던 메일 보고 놀라 옆 학생에게) 저기 학생, 이거 내가 보낸 메일이 주소가 잘못 됐다고 돌아 왔는데...
학생 : (기웃 들여다보고) 그거 상대방에서 회원 탈퇴하면 그렇게 돌아오는데요?
고평중 : (놀라) 탈퇴라구요? (충격이고)
S#52. 승미집 외경 (다른 날)
S#53. 승미 집 거실
소파에 앉아서 차 마시고 있는 백성희. 승미, 외출복 입고 나온다.
백성희 : (보고) 벌써 나가?
승미 : 11시 전부터 사람들 많이 올 거라서요.
백성희 : (걱정) 껄끄러울 텐데 괜찮겠어? 환이 앞에서 은성이랑 하루 종일 있어야 되는데.
승미 :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오빠 알고 있는데 뭐.
백성희 : (말투는 걱정이지만 단속이다) 환이가 니들 관계 알고 나서, 처음 환이 만나는 거야 너.
승미 : 제발 엄마! 그런 말 좀 안할 수 없어?
백성희 : (아랑곳없이 차분한) 환이한테 너무 능숙하게 보이지 말란 말야. 되도록 은성이하고 말 섞지 말라구.
사람에 대한 신뢰... 쌓는 건 어렵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야.
승미 : (어쩔 수 없는 원망으로) 나 이렇게 만든 게 누군데!
백성희 : (다 안다는) 나 때문이지, 니 엄마!
승미 : (멈칫하면)
백성희 : 그러니까 넌 죄 없어... (딸에게 이런 말하는 자신도 싫다. 시선 피하며) 그래서 조심하라는 거야,
나 때문에 너까지 죄인 되는 꼴 안 보려구.
승미 : (엄마 마음 느껴진다. 누그러져서 보면)
백성희 : (일어서며) 은성이 곧 환이네서 나갈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 (방으로)
S#54. 2호 점 앞
‘진성 설렁탕 2호 점 개업 30주년’ 플랜카드 걸려있다.
S#55. 2호 점
김치 통 테이블 마다 채우고 수저통 놓는 등 장사 준비로 정신없는 은성과 환, 수재와 직원들.
점장, 이것저것 지시하고 있다.
점장 : 고주임! 본사 직원들 앞치마 준비했어요?
은성 : 네! (다가오며) 카운터 밑에 있어요, 점장님. 자원봉사 분들 것두요.
승미 : (어쩔 수 없는 긴장으로 조심스레 들어오는)
은성 : (승미 보고 멈칫하는, 오는 줄 알고 있었다)
환 : (일하다가 그런 둘 보는데)
승미, 은성 : (동시에 목례만 하는)
환 : (막상 알고 둘 보니 기분 묘하다. 은성 진정성 또 흔들리고)
은성 : (말없이 카운터 쪽에서 앞치마 꺼내주며) 여기.. 요.
승미 : 고마워요. (힐긋 환 쪽 보는)
환 : (왔냐고 미소로 손 들어주는데)
준세, 혜리 : (들어온다)
환 : (박준세가 여길? 눈 커지는데)
혜리 : 은성아!
은성 : (보고 놀라) 혜리야? (하다 준세 보는) 둘이 웬일이에요?
수재 : 우리 회사 무료급식 자원봉사 형님이시잖아요. 독거노인 위한 행사라 제가 도와달라고 했어요.
은성 : 자원봉사자가 오빠였어요? 근데 왜 말 안했어요?
준세 : (웃으며) 너 때문에 오는 게 아니니까 말할 필요 없지.
혜리 : 난 사장님 따라 오니까 너한테 말할 필요 없구.
은성 : (웃으며) 둘이 짰구나?
환 : (빈정 상해서 준세 보는)
S#56. 매장
사람들로 가득 찬 홀. 카운터 위에 기부금 통 놓여있다.
카운터 보고 서있는 승미, 지저분한 설렁탕 그릇들 치우고 테이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주로 닦는 환 신기한 듯 보고 있다.
어머니인 할머니 한분 모시고 식사 마치고 나오던 남자 1, 카운터로 온다.
남1 : 얼맙니까?
승미 : (얼른 상냥히) 부모님 모시고 온 분들은 무료예요.
남1 : 독거노인들 위한 행산데 따로 기부는 못해도 저희가 먹은 밥값은 내야죠.
할머니 : 하모, 하모!
승미 : (고개 숙이며)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은성 : (설렁탕 네 그릇 얹힌 쟁반 무겁게 들고 오는)
환 : (치우다 은성 보는, 자기도 모르게 도와주려고 한걸음 나서는데)
승미 : (막 돈 받다가 그런 환 보는, 어? 멈칫 보고)
준세 : (순간 나타나) 이리 줘! (은성 쟁반 받아드는)
은성 : (너무 힘들었던) 고마워요.
준세 : (테이블로 가며) 거기 잠깐 있어!
은성 : (? 팔 주무르며 기다리고 섰고)
환 : (나서던 발걸음 멈칫하는, 얼른 다시 돌아서 테이블 닦는데)
승미 : (그런 환에게서 묘한 느낌 받는, 보는데)
준세 : (다가오며) 은성아, 가서 좀 쉬고 와.
은성 : 괜찮아요.
준세 : (강하게) 쉬고 와? 아침부터 엉덩이 한번 안 붙였잖아.
은성 : (사실 정말 지쳤다) 그럼 10분 만 쉬고 올께요. (나가는데 지쳐서 발 질질 끌고 나간다)
환 : (그런 은성 힐긋 보는)
S#57. 옥상
지친 걸음으로 걸어오는 은성, 구석 그늘에 놓인 긴 의자로 간다.
끙... 앉는 은성, 너무 힘든 듯 뒤로 고개 대고 눈 감는데 너무 피곤하다.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옆으로 누우며 다리 쪼그린 채 손으로 팔베개 한다. 그대로 짧은 잠에 빠져드는 은성.
<시간 경과>
팔 아픈 듯 양팔 만지며 걸어오던 환, 멈칫 선다.
의자에 불편한 자세로 쪼그리고 누워서 잠들어 있는 은성, 웅크린 다리가 폭 좁은 의자에 위태롭게 걸쳐있다.
은성 피하듯 돌아서던 환, 옥상 중간에 놓여있는 다른 긴 의자 본다.
다시 위태로운 은성 자세 돌아보는 환, 에이... 가서 의자 낑낑거리고 들고 온다.
은성 주려고 얼음물 채워진 잔 들고 막 올라오던 준세, 환 보고 멈칫 선다. 쟤 뭐하는 거야? 기웃 보는데,
조심스럽게 은성이 누워있는 의자 옆에 나란히 의자 놓아서 은성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환이다.
의자 잘 붙여주다가 잠든 은성 얼굴 물끄러미 보는 환.
그런 환 보는 준세, 순간 은성에 대한 환 마음 눈치 채고 쿵!... 놀라고...
<시간 경과>
두 개 나란히 놓인 의자에 발 편하게 걸치고 어느새 편한 자세로 편히 누워서 잠자고 있는 은성, 어느 순간 꿈틀하다 퍼뜩 깬다.
어... 하늘 쳐다보다 상황 파악하고 벌떡 일어나 앉다가 나란히 놓인 의자 두 개 영문 몰라 보는 은성,
주위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S#58. 매장
행사 끝나고... 테이블 김치 통 수거하고 테이블 닦는 등 뒷정리하느라고 정신없는 직원들과 준세, 혜리. 승미도 뒷정리 돕고 있다.
점장과 은성, 모니터 보면서 매출 확인하고 있다. 기부금 통도 비어있다.
매출과 기부금 확인하고 은성과 마주 보며 웃는 점장.
점장 : 자- 여러분!
모두 : (점장 쪽 보면)
점장 : (뿌듯하게 웃으며) 아시다시피 오늘 우리 2호 점 30주년 기념일 매출은 관내 독거노인을 위해 기부됩니다.
(은성 쳐다보며) 고주임.
은성 : (감격의 미소로) 오늘 매출과 기부금 액수가... 평일 매출 네 배반을 기록했습니다.
모두 : (야호!- 와- 환호하고)
점장 : 2호 점의 성공적인 재출발을 축하하는 의미로, 회식합시다!
모두 : (와- 좋아하고 박수치고)
점장, 은성 : (손바닥 탁 마주치는)
환 :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끼는 뿌듯함으로 미소 지으며 박수 치는)
S#59. 고기 집
왁자지껄 고기 먹고 술 마시는 등 회식하는 직원들. 서로 술 권하고 먹고 즐거운 분위기다.
준세, 혜리, 점장 등과 나란히 앉아서 얘기 꽃 피우는 은성.
환은 승미, 수재 등과 은성 일행 맞은편에 앉아있다.
승미, 아무렇지 않은 척 앉아있지만 은성 앞이라 조마조마하고 환, 너무 천연덕스런 은성 보기 복잡하다.
S#60. 고기 집 앞 (밤)
고기집 앞에 서있는 은성, 환, 준세, 승미, 혜리, 점장, 수재.
준세 : 점장님, 2차는 제 레스토랑으로 갑시다! 시원한 맥주 준비시켜 놨어요.
환 : (싫다는) 여기서 거기가 어디라고 글루 가?
준세 : (환 탁 쳐다보는)
점장 : 은성씨, 어떻게 할까요?
수재 : (환 비위 맞추는) 형님 말대로 가까운 데로 가요, 이왕이면 노래도 하고 술도 마실 수 있는 데요.
혜리 : 노래와 술? 땡긴다.
승미 : (가고 싶지 않지만 뭐라고 못하고 난처하고)
준세 : 뭐 어디든 갑시다! 2차는 제가 쏩니다.
환 : (나서서 돈 낸다고 할 수도 없는 처지다. 멈칫해서 보는)
S#61. 노래 주점
노래방 기기 있는 제법 넓은 가라오케나 술파는 노래방 정도 룸에 모여 앉아있는 일행. 모두 잔 들고 위하여! 하고 마신다.
<몽타주>
-은성에게 술 권하는 수재.
은성, ‘많이 마셨어요’ 사양하면 준세, 얼른 자기가 뺏어 들고 쭉 마시고.
그런 준세 신경 거슬린 듯 보는 환.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에 듀엣으로 신나고 장난스런 댄스곡 율동까지 하며 부르는 은성과 혜리.
미소 짓고 그런 은성 사랑스럽다는 듯 보는 준세.
환, 팔짱 끼고 안 보는 척 하면서 은성 보고 준세 보는데 준세, 어느 순간 환 본다.
얼른 은성에게서 시선 거두는 환, 맥주 벌컥 마신다.
뭔가 이상한 듯 준세와 환보는 승미.
두 남자의 신경전은 눈치도 모르고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는 은성.
-혼자 노래 부르는 준세. 은성과 혜리, 옆에서 코러스처럼 귀여운 율동 맞춰주고 있다.
환, 꼴도 보기 싫다는 듯 팔짱 끼고 다른 곳 보고 있다.
-난감해하는 승미 손 잡아끌고 나가는 환.
은성, 자기도 모르게 신경 쓰이는 기분으로 둘 본다.
발라드 곡 부르는 환과 승미. 승미, 어느새 환과의 분위기에 빠져 노래 부르고.
S#62. 가라오케 일각 혹은 가라오케 건물 복도 정도 (밤)
준세, 한쪽에서 핸드폰 통화하고 있는데 환, 화장실 다녀오는 듯 꺾어 들다 준세 본다.
준세 보고 멈칫 서는 환.
준세 : 오늘 수고했어, 유 실장. 마감하고 퇴근해요. (끊고 돌아서다 환 보는)
환 : (질투로 시비 거는) 형은 자원봉사가 본업이야?
준세 : 무슨 소리야?
환 : 자기 가게 장사 팽개치고 여길 왜 와?
준세 : 오늘 니네 매장 독거노인 위해 자원봉사 필요한 행사였잖아.
환 : (기막힌 듯) 정이는 형 때문에 싸고 누웠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 위해 자원봉사를 와? 형 너무하는 거 아냐?
준세 : (멈칫하는) 환아.
환 : 아무리 정이 혼자 형 좋아했대도! 애가 아파 끙끙거리는데 형이 여길 왜 오냐구! 형 없으면 오늘 행사 못 치른대?
준세 : (환 마음 눈치 챈 뒤라 딱 정색하고) 너 이러는 이유가 뭐야?
환 : (멈칫하는)
승미 : (막 환이 걱정돼서 나오는 듯 모퉁이 돌아 나오는데)
준세 : (기습 공격하듯) 은성이 때문에 이러는 거냐?
환 : (뚝 굳어지는)
승미 : (놀라 멈칫 서는)
준세 : 은성이 때문에 이러는 거냐구!
환 : (확 다가서며) 정이 내 동생이야!
준세 : 니가 언제부터 정이 걱정했어!
환 : (울컥해서) 뭐?
준세 : (남자로서 화나는) 자식아, 비겁하게 동생 핑계로 트집 잡지 말고 니 마음 을 말해!
환 : (맞는 말에 더 찔리는, 주먹 쥐며) 말 다했어?
준세 : 니가 너 말고, 누구 다른 사람 입장 생각하고 걱정하는 놈이야? 너 은성이 때문에 나한테 이러는 거잖아!
환 : (못 참고 터지는 준세 한 대 후려치며) 그래! 고은성 때문이야!
준세 : (갑자기 맞고 비틀하는)
승미 : (은성이 때문이란 말에 충격 받고 손으로 입 막는)
준세 : (곧 바로 자세 바로하고 환 확 쳐다보는)
환 : (맞받아 보는)
팽팽하게 마주 보는 두 남자에서 엔딩.
<16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