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류팀의 희망을 한몸에 받는 이슬아 초단. | '야생에서 자란 꽃' 이슬아 초단이 완력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다시 여류팀으로 돌렸다.
8월 28일 분당 서현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제12국에서 여류팀 여섯 번째 주자 이슬아 초단이 191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서봉수 9단의 3연승을 저지했다.
이 초단이 한번도 우세를 내주지 않은 일국이었다. 앞은 깻잎머리, 뒤는 꽁지머리. 최근 머리를 기르고 있다는 이 초단은 앳된 모습으로 반면을 응시했다.
차민수 4단에 이어 서봉수 9단의 등장은 여류팀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기고 있었고 서 9단이 2연승을 거둠에 따라 걱정은 깊어 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초단에게 거는 여자팀의 기대는 컸다.
수도 없는 야전 경험을 지닌 백전노장 서봉수 9단의 장기는 거침없는 전투다. 초반부터 드러난 서 9단의 작전은 변칙이었다. 생소한 변화들로 드라이브를 거는 서 9단이었지만 이 초단이 좀처럼 걸려들지 않았다.
▲ 이슬아 초단이 서봉수 9단과 복기를 나누며 승부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히려 우변에 이 초단이 과감하게 침입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자 서 9단의 행마는 약간씩 박자가 맞지 않았고 이 초단이 과격하게 서 9단 말의 약점을 끊어가자 서 9단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웠다.
서 9단은 끌려가는 진행 중에도 끈끈하게 버티며 반격을 노렸지만 이 초단이 중앙 일단을 크게 끊어 잡으며 그런 시도를 일축했다. 거기서 승부도 끝났다. 철저하게 힘에 의존하는 스타일로 힘대 힘 대결에서 승리한 한 판이었다. 여류팀에 자신감을 안기는 플레이로 부족함이 없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대표이기도 한 이 초단은 인터뷰에서 "국가대표가 된 덕분에 어떤 바둑을 둬도 자신감이 있다"며 최근 컨디션이 호조임을 밝혔다.
현재 생존자는 7대5로 여자팀이 간발의 차로 앞선다. 하지만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 시니어팀에는 황제 조훈현 9단, 지난기 6연승을 달성한 바 있는 안관욱 8단 등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아 있다.
이슬아 초단이 2연승에 도전하는 9월 3일 제13국에서는 김수장 9단이 시니어팀 다음 주자로 나선다.
바둑TV와 사이버오로ㆍ야후바둑을 통해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다. 제4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은 한국기원과 바둑TV가 주최하고 지지옥션ㆍ지지자산운용이 공동후원 한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이며 3연승부터는 200만원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이후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 지급된다.
◈ 제4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최강전 출전 기사 시니어 팀 조훈현 9단, 최규병 9단, 김수장 9단, 백성호 9단, 안관욱 8단/ 나종훈 6단, 정대상 9단, 김기헌 5단, 장수영 9단, 강훈 9단, 차민수 4단, 서봉수 9단
여류 팀 루이나이웨이 9단, 박지은 9단, 조혜연 8단, 김혜민 5단, 이다혜 4단, 이슬아 초단, 김윤영 초단 / 문도원 2단, 김수진 3단, 김선미 2단, 박지연 2단, 최정 초단
▲ 흑을 든 이슬아 초단이 우상귀 화점에 첫수를 놓고 있다.
▲ 두 기사 다 '산과 들'에서 키워진 생존력 질긴 전투를 편다.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과 '야생화' 이슬아 초단의 대결은 힘의 충돌이다.
▲ 대국을 끝낸 이슬아 초단이 자신의 바둑에 대한 바둑TV 해설을 듣고 있다.
▲ "언니들이 지면 '엎드려뻗쳐' 준비하라고 했어요. ㅎㅎ"
▲ 이슬아 초단이 화면을 통해 승부처를 살펴보고 있다.
▲ 바둑TV 분당 스튜디오의 대국 세트.
▲ '연승은 나에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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