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중학교때 부터 오랜 친구, 그러니까 50년이 넘는 친구 부부와 연말에 저녁을 같이 하려고
예약하기가 힘들다고 소문난 '르 세프 블루'를 10월에 전화하여 12월 26일 확정하였다.
며칠전 예약 확인전화와 메뉴 및 교통안내 문자가 왔다.
12월에는 저녁과 술 약속이 많으니 반드시 택시를 타고 간다.
와인 셀러에서 2007년산 샤토 탈보, 생 쥴리앙 한병과
나의 글이 들어있는 수필집 '저녁이 있는 삶' 한권을 들고서.
장소 안내가 함지박 사거리에서 내방역 가다 운운. 하여
우리 부부는 내방역부근을 가 본적도 없으니 기사에게 잘 말한다.
혼잡한 길의 뒤켠 조용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
안주인이 반갑게 맞이 한다.
예약이 왜 힘든가 하면 보시다시피 한 테이블이다.
아직 옷을 벗지 않고 있는 나의 처.
오늘 저녁은 미국식으로는 주요리가 'Surf & Turf', 불어로는 'Mer & Terre로 해산물과 고기요리가 나오는 특식으로
가격은 이것 이상이나 늘 먹는 것이 아니라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주방에서 요리를 준비하는 로랭 달레.
천정에 매달린 주방기구와 좌우의 오븐 및 냉장고 등.
우리들을 위하여 준비한 메뉴판.
쉐프가 불어로 설명을 하면
매력이 넘치고 싹싹하기가 짝이 없는 그의 아내가 통역을 해준다.
재료의 산지, 특히 국내 것을 쓰고 프아그라는 냉동 수입을 쓰며, 어떤 것은 프랑스에 계시는 시어머니가 보내 준 것이고
마지막 디저트는 'Surprise item'으로 프랑스 최고급 쵸컬릿을 가져왔단다.
설명만 들어도 벌써 침이 꼴깍.
프랑스 가정식요리가 이집 음식의 특징.
실내에서 키우는 로즈마리를 찍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환영의 뜻으로 루아르 강변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 한병.
나온 아뮤즈 부쉬는 마치 성냥처럼 생긴 스틱을 와인에 찍어 먹어도 된다 한다.
가운데 작은 접시에는 익힌 전복이 들어있다.
새우와 스캘럽이 들어있는 스프는 국물 남은 것까지 빵으로 찍어 먹는다.
애호박으로 감싼 연어, 내가 먹어본 연어 중 최고의 맛이다.
왼쪽 위에는 바싹 구운 연어 껍질.
적당히 익힌 오리 가슴살에 달콤한 무.
이때부터 미리 디캔팅 해준 와인을 마시면서
먼저 와인 잔 두개를 부탁하여 음식을 준비하는 부부에게 한잔씩 보내고.
아, 와인 리스트 구경을 못하였구나.
스테이크와 슈 속에는 프아그라.
쉬우면서도 맛있게 만들기는 어렵다는 매쉬드 포테이트.
겉은 살짝 탄듯, 속은 붉은 끼가 돌고 육즙이 흘러나오는 정도로 구운 스테이크.
이럴때 '머스타드 좀 주세요' 는 촌사람이지요.
비트와 양상치, 샐러미 소시지, 국산 치즈 등으로 만든 샐러드가 나중에.
오늘의 특별한 디저트
오른쪽 옆에 든 작은 무엇?을 살짝 부으면
이렇게 된다.
모두 쵸컬릿으로 되어 있어 나중에 다 먹어도 된다.
오랜 친구부부와 좋은 자리에서 정성을 다하여 만든 요리에 가져간 그런대로 마실 만한 와인까지.
연말을 보내며 멋진 저녁이었다.
'이미령, 로랭 달레 부부'
이럴 때 불어로 '메르시 보꿈'이라 해야 하나요.
연말을 일본에서 보내고 다음 주에 책 한권 보내 드릴께요.
첫댓글 저 메뉴에서 제일 비싼거 시키면, 일인당 10만원씩, 네명이면 40만원이라는 이야기인가요 ? 그거 가지고, 저 식당이 운영이 되나 모르겠습니다.
아니 가격은 그 이상이었지요. 와인은 콜케이지 챠지도 좀 있고.
저 식당은 요리교실로 유명한 집입니다.
난 만드는걸 좋아하고 경산님은 먹는걸 좋아하니 역시 선택과목에서 복받은 사람임에 틀림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