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어떤 음식일까?
이런 질문에 사람들마다 답이 다르게 표현될게 뻔하다
그렇다면
참으로 보고싶었던 사람이거나
정말 반가운 사람을 집으로 초대한다면 어떤 음식을 대접하고 싶을까
세상에 고급스럽고 화려한 음식들은 넘쳐날테지만
아마도 어머니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만큼 맛난 것은 드물 것이다
그 이유로 어머니의 손맛에는 식구(食口)라는 확고한 개념의 그릇 속에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정성과 영혼과 예의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레시피가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아내의 정성은 맛이고, 영혼은 사랑이며, 예의는 위생이다
이러한 메뉴로 살아온 가족들의 입맛에는
함께 살아온 세월을 통해
당연히 맛있는 것으로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손꼽힘은 마땅하다
그런 이유로
음식이 담긴 그릇에서 자신의 명성을 확인하려거나
마진을 남겨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음식과는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으며
또한 *미슐랭의 별 다섯 개를 받은 "파스타"나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나는 것들로 만들은 *전가복 일지라도
어머니의 손맛과 비교한다면 그것은 분명 모순이다
미당서정주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식재료에 대해 시로 표현하길
"바다에서 물질하여 전복을 따 파는 제주도 해녀가
제일 좋은 전복은 님 오시는 날 따려고
물 속 바위에 붙은 그대로 남겨둔다"고 했다
님 오시는 날
예전엔 비싸고 귀하여 자주 먹기 어려웠던 전복요리를 대접하기 위해서다
껍질을 깐 전복을 곱게 채썰어 참기름 두른 냄비에 달달 볶은뒤
살짝 빻은 쌀과 함께 한 소끔 볶은 다음 적당히 물을 붓고 8 8 끓인다
이때 나무주걱으로 쌀이 눌지 않으면서
적당히 퍼지고 뜸이 잘 들도록 저어주는 어머니의 정성은 필수 양념이다
어렸을적
고소한 참기름냄새와 전복의 바다향내가 집안에 가득 퍼져날 때
아버지 그릇에 담는 만큼 내 그릇에도 담아주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엄마 등뒤에서 고개를 뺴꼼히 내미노라면
"와 니도 마이 무꼬싶나?" 하시며
사발그릇 한 가득 담아 주시는 그 모습이
어머니의, 아내의 사랑과 맛이 한 가득 담겨있음을 알기에
이것이 진정한 "전가복"이라 말하고 싶다
복잡다난하고 바삐 살아기에 급급해 하는 이 시대에
음식상을 함께하며 전가복(全家福)의 진정한 행복을 맛보기란
찾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보니
오죽하면 Tv 예능프로에서 "한끼줍쇼"란 프로가 생겨나게 하는 실정으로
어쩌면 현대인의 행복지수를 낮게 하는 요인을 지적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가정마다 하나 아니면 둘뿐인 자녀들은
기성세대의 가족 구성원과 대비될 정도인데
그마저도 그들은 성인이되면 자의든 타이에서든
대부분 독립하여 살게되고
그로인해 어머니 정성이 담긴 밥상머리 전가복의 참 의미는
점차 그 기회를 잃어가는 실정이기에
우리는 스스로 현실이란 이유의 벽을 세운체
자신의 삶에서 또 하나의 행복을 잃어가고 있다
전가복은 행복한 영혼의 근원지이며 현대인의 피로를 씻어주는 요람이다
깊은 바다 속에서 전복을 따는 해녀가
가장 좋은 전복을 따지 않고 아껴두는 것은
님이 오시는 날 따기위해 물 속 바위에 붙은 그대로 남겨 둔 것이며
물 속에 남겨진 그 전복은 아내의,어머니의 온전한 사랑이다
어머니는 아내는
가족에게 자신이 만든 전복죽을 먹이는 순간보다
전복죽을 끓이는 그 시간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서
어머니 또는 아내인 자신이 정성을 다 하는 그 순간 만큼은
세상의 모든 행복이 당신의 어깨위로 내려와 앉는 시간이였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뒹구는 낙옆을 바라보며
문득 낙옆처럼 허공을 떠다니는 듯한 공허함이 느껴온다면
그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이 묘약이다
현대인의 삶 속에 가족간의 유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그 유대 속에서 생겨나야 할 울타리 행복감은
예전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 사실이기에
인간의 삶 가운데 진정한 행복의 근원지인 가족애와 함께
전가복의 진정함도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옆처럼
점점 퇴색되어 가는 현대인의 삶 속으로 사색을 몰고온다
아내에게서 어머니에게서
우리 스스로가 전가복을 만들 기회마저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사색(思索)을 실어오는 이 가을에 다시금 되새겨 봄은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당신의 복잡한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푸르런 가을 하늘을 두 눈에 가득 담으며
전가복이 안겨주는 행복을 기대 하는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아내에게
전가복이란 메뉴를 만들 기회를 안겨줌이 어떨까
마음 가득 가족의 사랑을 음미해볼 것에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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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복(全家福) = 중국의 진시황제 시절 온가족이 함께 먹으면 복이오고 행복하다는 유래에서 비롯된 음식
*미슐랭 =
1888년 앙드레 미슐랭(1853~1931)과 에두아르 미슐랭(1859~1940) 형제가
설립한 이 회사는 자전거와 마차용 타이어를 생산했으나
1890년대에 자동차용 공기 타이어를 선보이면서 자동차 타이어 생산에 주력했다.
이 회사는 또한
미슐랭 가이드(프랑스어로는 기드 미슐랭)로 알려져 있는 국제적인 여행안내서 시리즈와
도로지도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이 안내서들은 자동차 여행을 촉진함으로써 타이어 산업을 증진시키기 위해
앙드레 미슐랭이 창안한 것이었다.
프랑스 국내 여행을 돕기 위해 최초로 만들어져있는데
레드 가이드 Red Guide〉(1900)는 포켓 크기의 책자였다.
이 책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프랑스의 여러 마을을 알파벳 순서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그 마을들의 호텔과 주유소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이 회사를 유명하게 만든 표준화된 등급기호가 매겨져 있다.
지금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러한 기호는
호화스러운 시설에서 평범한 시설에 이르기까지 편의도에 따른 숙박시설의 특성과,
수영장·정원·테니스장 및 냉방시설 등과 같은 편의시설의 존재 여부도 알려주고 있다.
<레드 가이드〉에는 또한 식당에 관한 평가 내용도 들어 있는데
별 3개로 표시되는 '특별히 맛볼 만한 요리'를 제공하는 특급식당뿐만 아니라
값싸고 우수한 식사를 제공해주는 식당들도 소개되어 있다.
1957년 이 회사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베넬룩스 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첫댓글 감사 합니다.
시원(레이몬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가복((全家福))의 기로(岐路)"
주신글 감사히 읽고
감사한 마음 전하고 갑니다.
한주를 보내는 금요일 마무리 잘하시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는 주말 되시고
감사와 사랑 많이 나눔하시는
기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추천"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