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한스님의 글 "물 건너 간 댄스" 를 읽고 19년 전의 일이 생각 났다. 내가 두문불출 식음전폐하며 슬퍼하던 시간이 있었다. 옆에 나의 친구는 한국 비디오 가게에서 매 주마다 수십 개의 연속극 테이프를 빌려다 주었고 나를 집 밖으로 끌어내고자 내 집 앞에 차를 대기시켜 데리고 간 곳은 댄스 교습소였다. 넓은 홀에는 선생 부부 뿐으로 아주 조용한 개인 교습이었다. 나의 친구와 어떤 의논이 오고 갔는지 그 선생 부부가 선택한 춤의 과목은 월츠였다. 패티 페이지의 '테네시 월츠'에 맞추어 교습을 했는데 익히 알던 아름다운 멜로디여서 가사를 금방 외웠다. 지금 생각하니 그 때 월츠가 아니고 차차차나 자이브였으면 혹시 써 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지만, 이번 나의 생에 음주가무는 없는 걸로.
내가 좋아하던 김연수 작가의 책을 읽는데 도무지 앞 뒤가 꼬이기만 한다. 이 분의 소설이 이렇게 어려웠었나? 나의 최애 작가 편혜영의 소설은 무슨 말인지 자꾸 엉키어 앞 장을 되넘기며 진도를 빼지 못한다. 어? 뭐지? 두 달 전, 하루키의 신작 소설이 7년 만에 출간 되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들"을 희망 도서로 신청 해놓고 학수고대 하다가 읽는데, 1부는 아주 아다지오로, 2부는 겨우 안단테로, 3부는 끝냄의 한숨을 쉬며 2주의 도서관 반납 일자를 지켰다. 하루키의 750쪽이 되는 장편을 하루 만에 기분 좋게 끝내고 날듯이 도서관을 퇴근하던, 나의 책 읽기 전성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젠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안구 건조증으로 책은 뭔 말인지 집중이 안되고, 장구를 배우니 팔이 아프고, 등산을 하려니 무릎 관절이 그렇고, 제대 꽃꽃이 봉사도 젊은이들에게 물려 주었고, 노래방과 노래 교실은 적성에 안 맞고, 합창단은 소프라노가 더 이상 안되니 앨토로 내려와 그나마 묻어가는게 감사해 악보에 코를 박아 집중하고, 재미없었던 내 인생 말고, 남의 인생 살아보는 연극이 꽤나 재미 있었는데, 대사 외우기가 버거워 올해 어찌 할런지 모르겠다. 설상가상 눈 길에 넘어져 어깨를 움직이지도 못한다. 젊고 자상한 한의원 원장이 내 어깨에 무수히 침을 놓으며 묻는다. 팔을 이렇게 못 쓰시는데 요즘 어떻게 사세요? 욕실의 타올이 4각 맞추어 걸려 있어야 마음이 평안해지는 나는, 나의 대답에 나도 놀랬다 "대충 살아요"
첫댓글 아이 어릴때는 책을
좋아하니 취미가 독서였어요.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직장 생활하면서 산을 7년이나 신나게 다니다 무릎 수술하고 팔자에도 없는 그림을 3년 그리고
단체전시회도 세번 했어요.
수영 에어로빅 헬스 요가 골프 폴댄스 하다 지금은
룸바 자이브 배우고
왈츠 탱고 배우고
지금은 폭스 차차차
삼바하고 있어요.
취미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변하는것
같아요.
와아 파란 여우님
모든 것을 섭렵 하시네요. 원래 재주가 많으신 분 이신가봐요. 부럽습니다
@착코 재주는 절대 없어요.
단지 30대 초반에 아이 낳다 허리로 틀어
허리때문에 7년을 병원
다니면서 고생했어요.
의사샘 권고로 수영을
시작으로 그때부터
꾸준히 직장다니면서
형편에 맞게 한가지씩
운동했어요.
지금은 직장 그만 두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
댄스를 배우고있어요.^^
욕실의 타올이 4각 맞추어 걸려 있어야 마음이 평안한 나의 대답에 나도 놀랬다 "대충 살아요"
그러게요.
대충 살면 좋은데
각을 잘 맞춰놔야 마음이 평안하니
어쩌면 좋아요.ㅋㅋ
착코님은 독서를 많이 하시네요.
대단하십니다.
다들 참 잘 살고 계시는거 같은데
저는 무얼 하는지
오늘도 하루해가 짧아요.
제라님 하루 해가 짧으면 잘 사시는 겁니다. 저는 아무래도 욕실의 타올이 걸려서 까치발 들고 커다란 도끼 빗으로 욕실 타올만 각을 맞추고 있고, 모든 것은 다 대충 입니다. 이래도 잘 살아지는 것을 괜히 유난 떨었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ㅎ
제라님은 팔방미인이셨군요.
이제는 내려놈고 그러려니 ᆢ하고 마음 편하게 살아요
제 댓글 아래 쓰시면서
착각하신듯요.ㅋㅋ
@제라 제라님 팔방미인 맞습니다 ㅎ
@착코 앗 착코님.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젊은 시절은 야무지게 삽니다.
나이들면, 대충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나이들어서 까지
매사에 빈틈이 없으면, 상대로 하여금
부담을 가지게 됩니다.
자신만의 특기나 취미생활을 가지려면,
젊은 시절은 엄청 바쁘지요.
준비된 노후가 될 수 있도록
젊어서 깨우쳐야 합니다.^^
노후가 되어서 소통할 곳이 없다던가
어울리지 못하면,
외로운 노후가 기다릴 뿐이지요.
착코님은 잘 해오셨지 싶습니다.
콩꽃님 요즘 드는 생각에 노후엔 그저 "즐거운 5060" 밖에 없지 싶습니다. ㅎㅎ
주변 사람들이 말하길 파크골프가 제일 낫다고 하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비용도 거의 안 들고 운동도 되고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춤을 오랫동안 춘 친구인데 요새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파크골프만 친다네요.ㅎ
손수건님 그러잖아도 제 주위에서 권하길래 가보았더니, 야외에서 해야 하더라구요. 저는 춥고, 더운거 싫어해서 탈락 되었습니다. ㅎ
십여년전 남편하고 대판 싸우고
집안일 하기도 싫고 그냥 대충 밥 만
해 먹고 일주일을 살아 봤어요.
매일 집청소 할 때나 일주일을
그냥 대충 살때나 사는건 거기서 거기더군요.
그때부터 바쁘거나 일 하기 싫을때는
대충 삽니다.
내 스스로가 얽매며 살았던거 같아요. 취미도 내가 좋고 즐거우면
뭐든 괜찬다 생각해요~^^
맞습니다. 지이나님 요즘 저도 그렇게 느끼거니와, 앞으로 더 나이들면 이렇게 살아야 하므로 대충사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ㅎ
음주가무 없는 생
하품 나오는 베리베리 슬로우 책 읽기
안구 건조
대충 살아요 ~ 나랑 비슷하네 요런 생각이 들어 회원정보 검색 - 아하~ 그럴만한 연배 맞네요
한국 비디오 가게? 해외교민 이셨나 봅니다. 몰랐어요
네 뉴욕입니다. 단풍 들겄네님 비슷한 점이 많다니 매우매우 반갑습니다 ㅎ 눈길 조심하시고 편안한 날 되십시요..
저하고 띠동갑이신데
지금이 한창 때입니다.
몸관리 잘하시고
하시던 대로 해야겠지요.
네 잘 알겠습니다 띠동갑 선배님..
대충이 아니고 어떤 목적 혹은
목표를 가지는 것도 좋은 것 같더라구요.
올 한해 서로 열심히 살아 보도록
합시다. 화이팅 !
넵 한스님. 올해도 화이팅 !
늘 생각해요.
어떻게 살 것인가?
후회뿐인 인생 어떻게하면
지금이라도 후회 안하고 남은
생을 즐기면서 살 것인가?
다른건 몰라도 정신차리고
건강할때 건강을 지키자하고
운동이라도 해야하는데요.
오늘 쉬는 날이라고 침대 하루 종일
누워 카페 들어와 그동안 눈팅만하다가
이렇게 댓글 놀이만하고 있어요.ㅠㅠ
하루키 소설 저도 한때 좋아 했었는데요.
상실의 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엄청 인기 있었죠.
그렇죠. "노르웨이의 숲"일 때는 안 팔리더니..소설의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한 소설이죠.
대충 살아요~ ㅎ
저도 요즘 길 다니며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붙잡지 말고 살아요~ ㅎ
마음자리님 화이팅! ㅎㅎ
매우 행복한 주말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