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장에 삿갓쓰고....송계계곡 만수계곡, 만수봉...2007. 7.21.토
7. 19 ( 목 )
판교, 화성 다녀오던때.....비가 나렸다.
앞 유리창의 억룩진 시야에 작은 멀미가 어지럽다.
버걱대는 윈도 브러쉬 너머로 오락가락하는 마음이 하수상하기도....
7. 21 ( 토 )
잿빛 하늘에 장맛비가 간헐적으로 스친다.
불연 어덴가에서 빗소리를 들어낸다면.....어떤 충동질이....
아직은 그만한 충동이 일렁인다는것조차도 차라리 감사하고 다행이다.
부석부석한 얼굴로... 텐트와 코펠...잡동사니를 트렁크에 싣고 나선다.
딱히 마땅치 않지만 바닷가보다는 숲그늘을 택하기로 하여
수안보로 향했다. 만만하니까....
수안보온천
낯익은 수안보 거리....
터미널도 문닫아버릴정도로 ...왕년의 휘황함은 많이 사그라진 편이라서 좀 머쓱하다.
마침 내방객을 위한 "토요축제" 이벤트가 열려 원님덕에 나팔분다. 헛허허허
진행과 안내를 하는 원주민(^^) 몇몇 사람들은 알아보고 반가이 맞아준다.
한때 십수년을 이들과 같이 수안보에서 함께 동거동락한 이들이다.
옛적 그마음에 설레어....뜨거워지는 훈증을 가슴으로 느낀다.
포크송, 가요...그리고 살풀이춤등의 공연
사물놀이의 장단을 꼬맹이가 넋을 놓고 바라보고있다.
월악산
비가 추적추적 나리는 깜깜한 골짜기를 거슬러 송계계곡으로 이동한다.
국립공원 매표소에 붉은 씨그널이 디게 아는체 한다^^
지릅재는 예전 문경새재길과 이어지는 한양길의 원조라고 한다.
부슬부슬 나리는 바람비를 가슴으로 한아름 시원하게 쐬이며 씨익~ 웃어낸다.
닷돈재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후득후득 들피던 비가 주륵주륵 나린다. 까짓 어차피 비맞은거...라고 체념하고
이런들, 저런들...혼자서 찌우뚱 짜우뚱 텐트를 세우고선 플라이까지 덮는다.
그리고 작은 버너를 켜서 눅눅함을 말린다.....
커피 한잔의 작은 여유...비로서 손뼘만한 공간이지만 "내 자리"에 겨워하여
한대 태우는 여여함...허연 담배 연기가 빗사이로 번져나간다.
촛불을 켜고.... 모처럼만의 "맛"을 행여 지워질새라 숨도 아껴 쉰다.
손뼘만한 낙서....거기에서 숨소리를 느낀다.
닷돈재에서 ..... 낙서
텐트를 치고서
빗소리가 토닥이는 어둠에
계곡 물소리가 쐬~ 하다
작은 텐트안에
나만의 작은 공간과 시간을
촛불하나 드리워
커피 한잔에 홀로 겨워 하는다.
오늘도 좋은 맘
여름비 나리는 밤....닷돈대 야영장 입구 계곡과 다리
7. 22. ( 일 ) 만수계곡, 만수봉
아스라한 산등성의 비구름이 하얗게 옅어진다.
만수계곡의 만수봉을 오른다.
월악산은 몇번 갔었지만 만수봉은 계곡만 들렸지 만수봉은 처음이다.
만수 계곡은 계곡이 깊고 시원할뿐 아니라 숲그늘이 참 좋다.
산행의 첫걸을을 정갈하게 해주는 맑고 깔끔한 계곡, 그리고
입구에...계곡을 찾는 이들에게 무료로 시집을 빌려주는 향긋함 또한 멋있다^^
잠자리가 이슬을 먹는다는건....눈으로 꼭 보아야 실감난다^^
영롱하게 빤짝거리는 아침 이슬방울.....이제 초록숲길과 초록바람길을 나선다.
촉촉하고 푹신한 숲길과 작은 쉼터...숲속의 그 쌉쌀하면서도 상큼함은 역시나다.
유독 소나무 뿌리가 많이 노출되있는 숲길
일제시대에 송진을 채취하느라 벗겨낸 상사 계급장 모양의 생채기 자죽들도....
아하~ 헉헉대고 숨차게 올라서는 시야에 숲그늘과 작은 초원이....
바람또한 분명 초록바람이다 . 마치 영화속의 한장면 같다는....착각에
혹여...곁눈질로 둘러본다. 이파리 몇닢으로 가린 누군가가....
저~ 만치서 보일락 말락, 보일락 말락 ~~~
(헛허허허, 그렇다는게지요)
만수봉 정상 (해발 883 미터)
자욱하게 안개비가 목언저리에 스쳐나는 정상 ....두시간 코스인데
난 무려 세시간을 걸쳐 헉헉대듯 올라 왔다.
"못" 오름과 "아니"오름과의 차이는 산 정상에서의 거친 숨소리에서 분면 차이가 난다.
그래서 눈앞이 뱅그르르 돌정도로 기를 쓰고 안간힘을 쓰는가보다.
정녕 꼭대기에서의 그 숨찬 "맛"(^^)은 올라본 사람만의 것일테다.
내리막 만수 계곡길
오르막은 산길로 가파르게 올라섰으나 내리막은 거리는 좀 멀어도
계곡따라 내려오며 땀도 식히고 발도 담그고...계곡물소리에 가슴파까지 물소리가 찬다.
숲내음...촉촉하고 싱그러운 숲길에 뒷모습이...
어쩜저리 부럽고 이쁜지요...졸졸졸 따라내려갑니다 헛허허허
계곡에서의 쉼....한대 꼬나물고....
철석 달라붙은 땀옷을 식히느라 계곡에서 잠시...기진한 몸뚱이에
계곡물소리에 가슴팍까지 물소리가 찬다.
한대 꼬나물고 깊숙이 한모금....
아까븐듯(^^) 차마 내뱉지 못하고 .....옴질옴질~
에라~ 콧궁기로 훌훌 펴나는 연기....잠시의 망연함이...
글고 또 한모금....수흡~ 헛허허허
(혼자 직찍도 이정도면... 내가 생각해도 제법이다)
닷돈재 휴게소 -
언제나 내식구 같이 반겨 맞아주는 (쥔 아저씨, 아주머니) 넉넉한 정이 반갑고 감사하다.
그래서 딱히 마땅치 않을땐 (만만하여) 무턱대고 텐트들고 나서기도 한다.
죽장에 삿갓쓰고....
닷돈재 계곡(송계계곡) 과 야영장
송계계곡. 월악산을 뒤로하고
노을....
되돌아 서는 길에 노을은 ...때론 헛헛한 기분이 들기도...
잠시 갓길에 서서 노을 우러러 오늘도 하루를 애썼노라는 자위를 한다.
참 오랫만에 가져본 혼자만의
산행과 텐트에서의 노숙^^ 이다.....헛허허허
망연하게 먼발치 우러러... 내심 가져보고픈 질긴 "맛" 이기도 하다.
2007. 7. 27
까망가방입니다
저도 숨차고 무르팍이 쿨렁거리는데....따라 내려 오시느라 애쓰셨네요.
시원한 얼음 동동 띄운 매실차 한잔 하시지요^^
I Do Adore Her - Harry Belafonte
참조 :
월악산 국립공원엔 푯말과 사진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있습니다.
월악산에 사는 물고기 - 일급수에 산다는 버들치도 당연 있습니다.
쓰레기 공해 심각성....
야생 동물을 포획하는 밀렵꾼들의 덧....
만수계곡 만수봉 등정및 탐방로
첫댓글 멋진 여정입니다.^^*
근데....까방님....죽장에 삿갓쓰고 돌아댕긴 사연들은....책으로 쓰고도 남겠는데요....이참에...한번 고려해 보심이~~~ㅎㅎㅎ
걸음에 정이 묻어 납니다.
조그만 엣세이 한권 읽고가는 기분입니다 ....이것을 준비하면서 머릿속으로 그리며 사진을 찍으신 가방님이 만년 소년이십니다요 ...삼복더위 건강하시지요 !~` 월악산이 제천에서 가깝지요 ...밤에 가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청풍명월...단양팔경 ....좋....치.....요.........그럼요 좋고말고요
까방님 담배를 어찌나 맛나게 피우고 광고 하시는지.. 몸에 해롭습니다. 텐트 안에서의 메모는 여전 하시네요.
요즘에는 초록바람 사이로 이파리 몇장의 야생녀가 아마조네스의 여전사로 바뀌어서 기냥 잡혀가십니다요.~
너그러운 바람 데리고 여름을 멋지게 보내고 계시군요. 부럽습니다.
만수봉이 꽤나 높은 산이었네요~ 좋으셨겠어요, 가방님... ^^*
놀랍습니다. 까방님, 팬 카페를 만들어야 할까봐요.^^ 참, 문인극 공연 때 찍은 사진 좀 제 개인 멜로다가 보내주시와요.
예 보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