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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사랑방 스크랩 문인극: 위대한 실종
보견심 추천 0 조회 115 07.08.01 20:40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오늘도 찜통 더위

그 속을 누비고 남산까지 간 것은

전길자 시인이 출연하는 문인극을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많이 달라졌다.

<문학의 집.서울>에 부설 산림문학관이 세워져

무대가 훌륭하니, 공연도 그럴 사했다.

 

나는 먼저 분장실로 들어갔다.

어려서부터 드나들던 버릇이 있어 아무 꺼리낌 없이 들어가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나도 문인이라고 아는 얼굴이 많아 편안했다.

 

 

 

오늘의 문인극 <위대한 실종>은

이근삼 원작에 박정기 각색과 연출이고 출연진은 모두14명이다.

 

 

짙은 무대화장때문에 영 딴 사람이 되었다.

서예가인 아버지역의 성찬경 시인의 딸역을 한 전길자 시인은

체격도 자그마하지만 여러 차례의 의상을 바꿔입어 예뻤다.

연기야 10여년 전, 시문회 세미나때 보아온 실력을 아는 터라 

당연한 것으로 바라보았다.

 

 

권남희 수필가는 오디오맨으로 출연

 

 

아동문학가인 홍성훈씨는 감독역인데, 그도 실력가

 

 

서예가의 아들역은 정승재 소설가이고

주인공인 지연희 수필가는 예술대학장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흠이라면 시선이 불안했던 점이지만

아마츄어로서는 그만하면 만점이다.

 

 

3시가 되자 장내는 暗轉되다가, 다시 불이 켜지며 연극은 시작되었다.

허세가 많은 공미순(지연희) 여사의 코믹한 대사며 연기가 압권이었고

추사체 글씨를 고집하는 서예가(성찬경)의 연기 또한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의 문인극이 2회라고 하지만 실은 50년 전에도

文總에서 문인극을 했다. 문총은 3.1운동도 재현했으니...

한복을 입고 문인들은 파고다공원에서 독립선언문낭독을 하고

서울시내를 행진했다. 그때에 비하면 요즘은 아무 것도 아니다.

 

내가 기억하는 건 선친께서 연출을 맡으셨고

나는 곁에서 지켜보았었기 때문에 잘 안다.

 

  

 

 

재미있는 것은 문상객으로 원로 황금찬 시인과 이경희 시인

그리고 김흥우 희곡작가가 나와 영정에 헌화하는 장면인데

말 없이 연기만 하고 퇴장하는 대목에서 관객들은 소리 죽여 웃었다.

 

 

관객중엔 국립극단 단장이었던 백성희씨와 연극인 최창수씨가 보이고

 

 

이 장면도 재미있었다.

한쪽에서는 서예가가 비행기 사고로 죽은줄로만 알고

장례까지 치렀는데, 실은 친구와 바둑을 두고 있으니.....

 

장기 한 수를 물려달라고 친구에게 애원하다, 노래를 하면 물러주겠다는 말에

노래를 부른다. 조금은 서툴지만 이태리민요를 부르는데

관객이 앵콜을 하자 정말 답례의 노래를 불러, 관객은 또한바탕 웃고....

 

 

앉은자리에서 사진을 찍자니 불편할 뿐더러 좋은 장면을 포착할 수 없다.

그래도 하는 수없어 무턱대고 나는 셔터를 눌렀다.

 

 

 

드디어 연극은 끝나고 출연진들 모두 나와서 인사한다.

 

 

 

신봉승 극작가도 소개받고 답례를 하고

 

 

저녁 6시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출연자들은 관객과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쁘다.

나는 전길자 시인을 불러 백성희 선생과 기념촬영을 했는데

실은 내가 함께 찍고 싶었었던 거, 대리만족이라고 해야 하나?

 

 

수십년만에 만난 백성희 선생은 내 흰머리를 보며 웃는다.

그리고 건강하니 고맙다고...그리고 어디서 사느냐고...

 

젊은 날, 백성희 선생은 영화배우 최은희씨와 함께 연극을 했는데

한쪽은 영화에서 성공하고, 한쪽은 연극에서 성공

대단한 예술인이다.

 

 

대학동창인 김옥남 수필가는 이애정 시인과 함께 사진 찍어달라지만

인화해주지 않는 걸 친구는 아는지 모르는지....

 

 

앞서 잠깐의 출연이었지만

아나운서 역의 김유선 시인도 퍽 잘했다.

 

오늘은 재미있는 연극을 보아 싫건 즐긴데다가

더하여 좋은 친구 김진수 수필가를 만나 맥주를 마시며

밀린 얘기를 나누었으니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형 노릇 한다고 남부터미널에 가서 배웅하며

돌아오는 걸음걸음에 우리의 우정을 새겼다.

 

그리고 늙은 티가 나니 모시옷은 더 입지 말라는 친구의 말에

친척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내일 모시옷을 갖다주겠노라고...

그 동생은 안입는 모시옷을 저에게 달라고 했으니.

 

주기도 잘하지만 받기도 잘하는 나는 오늘

친구의 사랑을 흠뻑 받아 행복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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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7.08.01 20:44

    첫댓글 안개마을님의 명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옮겼습니다. 그날 저녁에 다녀가셨다고 들었습니다. 들풍님이랑, 항아님,까망님이....

  • 07.08.05 21:57

    그날 저는 일이 있어 가질 못했는데, 사진을 보니 맹매자의 활약이 대단했던 거 같네요.

  • 07.08.01 22:06

    안개마을님 40대 초로 보입니다.왕사부께서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왜 모시적삼을 입지 말라 하실까???

  • 작성자 07.08.01 23:05

    그 말 듣고 모시적삼 처분 했습니다. 카리스마님 말대로 50대에 머물고 싶어서요. ㅎㅎ

  • 07.08.02 08:46

    보견심님 덕분에 무대 분위기 잘 느꼈습니다.

  • 07.08.02 11:53

    고운 모습의 안개마을님.. 상기된 표정을 가만히 읽으면서 일탈을 꿈꾸고 싶은 충동이 이는것을 느꼈습니다. 안개마을님의 새로운 모습을 이렇게 다시 뵐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견심님! 안녕하시지요? 더위에 어찌 지내시는지요?

  • 작성자 07.08.02 15:42

    전전긍긍이랄까, 엎치락뒤치락....더위와 싸우기란 정말 힘에 부칩니다. 파아란님도 건강 지키시기를....

  • 07.08.05 00:02

    보견심님의 글과 사진 정말 감사이 잘 보았습니다. 근데 제가...감히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와중에 미쳐 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멋진 만남도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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