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이후의 북한의 전략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지난달 29일 북미회담에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UEP) 가동 중단,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북한 복귀 등의 합의가 있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우선 24만 ton 규모의 대북 영양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이후 각 분야별 후속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면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하나 과연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올해는 동북아에 여러 복잡다단한 정치적 사안이 맞물려 있으며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이를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은 김정일 사후 한달 동안 중국측과의 협상을 통해 올 가을 수확기까지 북이 견딜 식량과 연금 지원을 확약 받았다고 전해진다.
중국은 올 가을 시진핑으로의 권력승계를 앞두고 태자당, 공청단, 상하이방 등 내부 권력투쟁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충칭시 부시장 왕리쥔 망명과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의 갈등 또한 가을 권력승계를 둘러싼 암투의 일종이다. 등소평 이후 후진타오까지 순조롭게 승계되어온 중국의 권력이양 시스템이 이제 한계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다.
따라서 중국은 올 가을 권력 승계가 마무리 될 때까지 북한 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기 때문에 북측에 조기에 식량 연료 지원을 하고 대신 북한발 변수가 생기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롬니, 센트롬 등 공화당 내부 후보간의 이전투구로 오바마의 재선 가능성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는 재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경제회복』, 『이란 핵개발』이라는 양대 변수 외에 더 이상의 변수가 생기지 않기를 학수고대하며 『북한발 변수』를 『상수』화 시키며 적절히 통제하려 하고 있다.
최근 오바마가 유태인 협회모임에 가서 저자세를 보이는 것 또한 『이란발 위협』에 대한 유태인의 불만과 전쟁요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이다.
오바마는 지난 대선에 월가 유태인의 자금으로 당선되었으며 이란 문제를 잘못 다룰 경우 재선이 물 건너 가게 된다.
따라서 오바마는 북한에 적절히 그때 그때 조그만 당근을 주고 북한 핵 문제가 진전되는 듯한 대외적 모양만을 갖추기를 바랄 뿐이다.
러시아는 최근 푸틴의 대통령 당선으로 보다 적극적인 패권주의와 민족주의 경향을 띨 것으로 보인다.
그간 푸틴이 꼼수로 다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은인 자중했을 뿐 이제 거리낄 것이 없게 된 푸틴은 노골적으로 팽창적 대외정책을 펼 것으로 보이며 한반도 문제에서도 중국과 경쟁하여 적극적 개입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민주당 집권 체제의 허약한 리더십과 장기 경제불황,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태 후유증이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등 극우세력의 강화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일본사회는 개헌과 군대부활, 강경한 대외정책 등을 내세운 극우 세력의 강화와 대북정책의 무관심 등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3월 하순 핵안보정상회의, 4월 총선,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어느 때 보다도 여야간 첨예한 대립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국론분열적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다.
북측으로 보면 남한의 정치일정을 최대한 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카드를 다양하게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총선, 대선은 여야간에 사활을 걸고 팽팽한 승부를 벌일 것이며 이 와중에 북측의 벼랑 끝 전술은 남한의 향후 정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 미국, 한국 등 3국이 북한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며 상대적으로 러시아, 일본 등이 북한과의 입장에서 다소 여유가 있는 입지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은 버틸 수 있는 식량, 연료를 기 확보한 권력승계기의 북한은 지리멸렬하게 『회의를 위한 회의』를 하는 6자 회담 보다 연말까지 단기간에 자신의 입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승부수를 던지려 할 것이다.
나아가 한국, 미국 등 주요 협상 당사자들의 정권 교체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카드 사용으로 원셧에 최소 『향후 10년 간의 안정적 체제 구축』의 틀을 마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