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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내년 6월까지 월급 90만원을 받고 나름의 대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력 13년의 장친밍(張欽明·33)씨의 대표작은 딤섬과 꽃빵. 그의 주특기는 파를 넣은 밀가루 부침개 ‘총유병( 油餠)’이다. 또 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하는 보통 꽃빵과 달리, 파를 넣고 찐 ‘총유권( 油卷)’도 식탁에 올린다.
장씨가 배치된 고등반점의 화교 사장 여가상(呂家祥)씨는 “단골 손님들에게 장씨의 음식을 선보였는데, ‘언제 개발했느냐’며 반응들이 좋았다”며 “곧 정식 메뉴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주노르웨이 중국 대사관의 전속 요리사로 3년간 근무했던 류둔밍(劉敦明·38)씨는 ‘중국식 삼겹살’이 주특기. 그의 야심작은 황화채구육(黃花菜 肉;찐 삼겹살을 한약재로 둘러싼 뒤 고추로 장식한 요리)으로, 요즘 인기 있는 ‘웰빙요리’에 속한다.
철판천소하·남경염수압·잉어찜 요리…
본토 특급요리사 18명, 한국서 1년간 우정 근무
18명의 주방장들은 한국식 중국 음식에 비판적이었다. 창웨(張岳·25)씨는 “중국 음식은 입에서만 매울 뿐, 편하게 넘어가지만 한국의 짬뽕 국물은 목구멍 깊숙이까지 매워 무척 혼났다”고 말했다.
장인(匠人)들이 비법을 고스란히 전해줄지는 미지수다. 실제 경력 30년으로 18명 중 최고참인 류차오융(劉朝勇·40)씨는 잉어찜 요리인 이어증(鯉魚蒸)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산둥에는 민물고기 요리가 많아요. 약재를 잘 버무려넣어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습니다. 잉어를 깨끗하게 손질한 뒤, 소금과 맛술을 넣어 10분 동안 쪄냅니다. 그리고… 비밀입니다.”
지난 4일 밤엔 수원시내의 한 삼겹살집에서, 음식점 주인들과 요리사 등 20여명이 어우러진 시끌벅적한 회식자리가 벌어졌다.
두 명의 요리사를 고용한 사천대반점의 우치민(于治民) 사장은 “한국 화교의 대부분이 산둥성 출신이기 때문에 고향 후배들과 조우한 셈”이라며 “수원에선 양안(兩岸) 갈등이 없다”며 웃었다. 연신 “간빼이(건배)” 하며 술잔을 들이키던 왕수구이(王樹貴·40)씨는 ‘빼갈’에 비하면 소주는 너무 싱거워 불만이란다.
한국 생활 3주째인 중국 요리사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문제. 또 대부분 아내와 자녀를 두고 와 벌써부터 가족 생각도 절실하다고 했다. ‘옥천삼신’ 호텔 주방 근무 시절 여종업원과 사랑에 빠져 3년 전 결혼한 황젠(黃建·31)씨는 전화를 통해 아내와 두 살난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잠자리에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