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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82
#1. 현금 인출기 앞
숙모 통장을 들여다보며 굳어져 있다.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 음...기척을 낸다.
그제야 정신이 드는 숙모 돌아서 인출기 앞을 벗어나 나온다. 나와선 숙모 다시 통장을 들여다 보며, 심장이 오그라든다.
숙모 : ....어뜩해....어뜩해....어뜩하면 좋아 이일을 어뜩하면 좋아....
#2. 주방
금순 하품하며 나온다. 씽크에 간밤에 미뤄뒀던 설거지 감이 한가득 쌓여있다.
금순 하품하다 휴..... 금순 다가가 앞치마 두르고, 고무장갑을 끼는데,
성란 역시 방문 열고 나온다. 성란 역시 씽크의 설거지 감을 보고 기가 딱 질린다.
성란 다가온다.
성란 : 동서.
금순 : (돌아보고) 형님...안녕히 주무셨어요?
성란 : 잘 잤어....이걸 봐두 식기 세척기가 필요 없겠다 싶어?
금순 : (보다)....아뇨.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성란 : 거봐...우리 어머니께 건의해서 세척기 하나 들여 놓자. 어때?
금순 : .....
성란 : 왜 대답이 없어? 있으면 좋겠다 싶다며?
금순 : .....그게요 형님....맨날 얻어먹기만 하는 사람은 차라리 미안해서 그냥 굶자 싶을 때 있거든요.
성란 : 무슨 소리야?...(하다 픽) 난 또 무슨 소린가 했네....내가 사. 나 결혼할 때 혼수 거의 해온거 없잖아.
금순 : (배시시).....그럼 저두 좋아요.
성란 : 좋아...그럼 이따 내가 얘기 할테니까 지원사격 해?
금순 : 예...
성란 : 밥 해. 내가 설거지 할테니까.
금순 : 괜찮아요 형님 아침은 제가 하기루 했잖아요.
성란 : 오늘만....설거지 감이 너무 많잖아....
금순 : 예...(빙그레 쌀통 들고 쌀독으로)....
성란 : (장갑 끼며 다가와) 이게 가장 큰 문제야. 내가 안하면 결국 어머니나 동서나 다른 여성의 노동력을 착취하게 되는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결국은 하게 되는거....이래서 수많은 여자들이 본의 아니게 수퍼우먼이 되간다니까.
금순 : (쌀그릇 들고 쌀통으로).....
성란 : (장갑 낀다) 동서는 그럼 삼년 동안 노래방 한번두 못 가볼 정도로 시집살일 한거야?
시댁 식구들 삼시 세끼 밥 다 해바치며?
금순 : (본다) 아뇨 어머니가 많이 도와 주셨어요. 형님 잘 모르시겠지만 애 보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나 몰라요.
성란 : (그말에).....
금순 : (쌀 퍼 담으면서) 잠은 또 얼마나 쏟아지는대요 언제 잠들었나 모르게 깜빡 잠들면, 어머님이 밥 다 해놓구 하셨어요.
그리구 그땐 작은아주버님두 군대 가서 안계셨구요. (다가온다)
성란 : 어쨌든 나로서는 이해가 안간다...나 같으면 남편두 없는 집에 절대 안살꺼 같은데...
금순 : 저는....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형님....그리구 여긴 휘성이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들이 계신데잖아요....
제가 부모 형제없이 자라서 그런지....우리 휘성이는 그렇게 살게 하구 싶지 않았어요.
성란 : (보는)....
금순 : (물 틀어 받는다) 그리구....저두 첨엔 무지 힘들구 어렵구 그랬는데요.
저희 아버님 어머니 작은 아주버님 다 좋은 분들이세요.
성란 : (보다)....동서한테 나쁜 사람두 있어?
금순 : .....
#3. 마루
노소장 정심 시완 성란 금순 휘성 다같이 앉아서 아침 식사 중이다.
정심 태완아 부른다. 태완 이층에서 내려와 앉는다.
노소장 : 빨리빨리 못 일어나구.
태완 : 오늘 카달록 촬영 있잖아요. 피부를 위해 잠을 충분히 자줘야 한단말에요.
노소장 : (아후 입만 살아가지구).....
성란 : 어머니....상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저희 식기세척기 하나 들여 놓으면 좋겠어요.
정심 : .....
성란 : 저번에두 말씀 드렸지만 저희 식구가 많아서 밥 한번 먹을 때마다 설거지감이 장난 아니게 쏟아지는데,
그걸 하루 세 번 그때마다 다 손으로 씻는다는게 너무 비효율적이고 힘든일 같애요.
정심 : .....
성란 : 당장 어머니두....설거지 하실 때마다 너무 힘드시잖아요?
금순 : (살피다)...예 어머니 저두....식기세척기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저두 아침에 밥 먹구 설거지까지 하구 출근하려면 너무 벅차거든요.
정심 : .......
노소장 : 그래 애들 말이 구구절절 다 일리 있구 옳은 말이네. 이번 기회에 하나 들여 놓는게 어때?
당신두 거 맨날 어깨 아프다 아프다만 하지말구?
정심 :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지 뭐.
시완 : (반갑다)......
성란 : 그럼 허락하신거에요 어머니?
정심 : 그래....나는 이렇게 사전에 충분히 상의만 하면 절대 무조건 반대 안해.
지난번에 반품 시킨거 그거 도로 가져다 달아달라구 해.
금순 : (좋다).....
성란 : 고맙습니다 어머니....근데요..어머니 아버님 시완씨 동서...그 기사 혹시 보셨어요?
우리나라 맞벌이 부부들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이요,
남편들은 하루 평균 32분인데 반해요 여자들은 3시간 28분이라네요.
노소장 정심 : (본다).....
시완 태완 : (역시 성란의 의도가 느껴져서 보는데)
금순 : 와...그래요? 32분이나 한데요? 우리집은 전혀 안하는데.
노소장 : .....
시완 태완 : ......
정심 : ......
성란 : (예상 못했던 금순의 말에).....
금순 : (그제야 가족들 표정을 돌아보고 아차!).....별다른 뜻 갖구 말씀 드린거는 아니에요 어머니...아버님.
노소장 : ....안다 그럼 알지...(진담인지 농담인지) 태완이 너 아침 먹구 나랑 설거지 해.
정심 : (보면).....
노소장 : 성란이 금순이 시완이 다 출근하잖아. 우리 집서 현재 먹구 노는 사람은 너랑 나밖에 없으니까 밥 먹구 설거지 해.
금순 : 아니에요 아버님 제가 아침 먹구 설거지 하구 갈께요.
노소장 : 아니다 그럴꺼 없어..(농담인지 진담인지)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말라는 말두 있잖아.
사람이 밥을 먹으면 밥값을 해야지. 노태완이...너 나랑 설거지 해!
태완 : 나두 오늘 카달록 촬영 있다니까요 백수 아녜요 저.
노소장 : 그래 알았어 이자식아 니 애비 혼자 백수다 됐냐.
금순 : 아버님.
태완 : 아....알았어요 하면 되잖아요...
노소장 : 됐어. 밥 먹어...(먹는).....
정심 : (금순 본다).....
금순 : (정심 시선 느낀다....이런 뜻 아닌데...아후).....
성란 : (예상 못한 결과에)......
시완 : .....
#4. 주방
금순 성란 정심 쟁반에 반찬그릇, 반공기 국공기 등 담아서 들고 다가온다.
성란 : 어머니 저 이제 출근준비 할께요.
정심 : 그래 들어가....(성란 방으로 들어가 문 닫으면)....너....성란이한테 쇠뇌 당했니?
금순 : ....아니에요 어머니.
정심 : 그런데 아까 어쩌면 그렇게 둘이서 짝짝꿍이 잘 맞어? 나는 니들 둘이 미리 짠지 알었다?
금순 : ....아니에요...세척기 얘기는 솔직히 미리 얘기했는데요 그 다음 가사노동시간 얘기는 저두 아까 첨 들은거에요.
정심 : (보는)......
금순 : 근데 듣다보니까 갑자기 우리집 생각이 나서.....그렇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거지 정말 다른 뜻 없었어요.
특히 아버님께서 휘성이까지 며칠 봐주구 계신데요.
정심 : .....
금순 : 정말이에요 어머니 가끔씩 우리집안 남자들은 너무 손 하나 까딱 안한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그렇다구 저 특별한 불만 없어요.
정심 : 참 말이나 말든가....알았어 너두 들어가 출근 준비해. 니 아버지 말대로 먹구 노는 내가 설거지두 하구 다 치울테니까.
금순 : 아니에요 어머니 제가 할께요. (다가가다 벽시계 본다)....어 시간이 벌써 저렇게 됐네...
어머니...저 이제 미용실 늦으면 정말 안되거든요. 출근준비 할께요...(방으로)......
정심 : (안보는척 하다 방문 닫히면)....(금순 방문 보다 성란 방문 보다).....순진한 금순이 성란이가 다 버려놨어...
이래서 맹자엄마가 좋은 환경 찾아 세 번이나 이사를 하구....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들은 가지 말라구 한거라니까....
노소장 : 여기서 맹자모친 얘기가 왜 나와. 갖다 붙일 데 갖다 붙여야지..(다가온다)....이리 나와 내가 설거지 할테니까.
정심 : (흘겨 본다).....지금 불난데 부채질 해요.
노소장 : 왜 불이나? 설거지 좀 할 수 있는거지....당신 젊어서는 나보고 안도와준다구 입 내밀구 하더니.
정심 : (본다)....
노소장 : 왜 그런 눈으로 봐, 도와준다는데....야 노태완이 빨리 나와.
태완E : (화장실에서) 알았어요.
#5. 시완방
성란 화장대 앞에서 화장을 하면서 웃는다.
시완 옷장문 열고 넥타이 메고 출근 준비한다.
성란 : 재밌어....동서 은근히 럭비공이야.
시완 : 제수씨가 럭비공이면 너는 지뢰밭이야.
성란 : 내가 왜?
시완 : 어디서 터질지 모르겠어. 아버지 퇴직하신 직후라 그런 얘기 조심스러운거 몰라?
성란 : (돌아본다)....맞다....맞벌이 부부얘기였잖아 다른 의돈 없었어. 기사가 황당하고 재밌길래.
나는 우리집만 이십세긴지 알았더니 아직두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전하며 세상이 별루 달라지지 않았다는데
쇼크 먹었거든....아버님 기분 상하신거야 그럼?
시완 : 다행히 그런거 같진 않았어....
성란 : 다행이다.
시완 : (넥타이 다 메고 옷장문 닫으며) 점심 같이 할래?
성란 : 점심 때 현장 가서 아저씨들 점심 사드려야 해.
시완 : 그럼 저녁은?
성란 : 글세 공기가 빠뜻해서 저녁이나 먹을 수 있으려나...전화할게.
#6. 할머니 마루
할머니 씽크에서 상을 차린다. 금아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나온다.
할머니 : 금아야 이거 들구 가.
금아 : 예...(다가와 상을 들고 마루로).....
할머니 : (같이 다가와 앉는다)....니 엄니는 워찌케 된겨?
금아 : 그러게 말에요. 핸드폰두 없으니 전화를 해볼 수두 없구.
할머니 : 설마 애비헌티 간거는 아니겄지? 우리가 분명히 어젯밤이 온아침 일찍 애비헌티 간다구 헌 말 들었잖여?
금아 : 예 그래야 할텐데....만약 엄마가 아빠 면회하구 가버리시면 할머니랑 저랑 가봐야 또 헛걸음한다 말에요.
할머니 : 그러니께 허는말 아녀....그려두 밥 먹구 나서. 헛걸음 혀두 오늘은 가봐야지 몸이 안좋다는디 가만 못앉었겄어.
금아 : 예.
#7. 병원 로비
숙모 대기석 의자에 앉아 있다. 숙모 일어나 서성이며 문쪽을 본다. 숙모 초조하게 장박을 기다린다.
숙모 다시 자리에 앉아 로비에 시선을 둔다.
숙모 : ......
입구에 장박 가방 들고 들어선다. 주치의와 얘기를 나누며 입구에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로비를 관통한다.
숙모 그모습 바라본다.
장박 숙모를 보지 못하고 주치의와 얘기하며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간다.
숙모 그 모습 바라보다, 소지품 챙겨들고 일어난다.
#8. 입원실
장박 가방 들고 문 열고 들어선다. 영옥 막 침대에서 내려서다 멈추고 자리에 앉는다.
장박 : 일어났어? 어때?
영옥 : 이제 정말 좋아요...막 투석실 내려가려던 참인데.
장박 : 벌써?....천천히 가지?
영옥 : 빨리 끝내야 빨리 집에 가죠. 집에 가구 싶어 죽겠는데....
나는 의사선생님 안하길 정말 잘했어. 그렇게 대놓구 다녀두 병원하구는 진짜 안친해져.
장박 : 정말 살만 한가부네....가자 투석실까지 데려다 줄게.
영옥 : (자리에서 일어나 나서며)....은진이는 학교 잘 갔구요?
장박 : 그럼 태워다 주구 오는 길이야.
영옥 : 어제 은주는 몇시에 들어왔어요?...(얘기 주고 받으며 입구로)....
장박 : 늦는거 같드라구. 들어오는거 못 보고 골아 떨어졌어. (문 연다)
#9. 장박 연구실 앞 복도
장박 걸어온다. 장박 다가오다 주춤선다. 입구에 숙모 기다리고 서 있다.
장박 : .....
숙모 : (보고 목례한다).....
장박도 목례한다. 다가오는... 장박 다가와선다.
숙모 : 선생님.
장박 : 예...들어가시죠. 들어가서 말씀하세요...(문 연다)
#10. 장박 연구실
장박 문 열고 들어서고, 숙모 뒤따라 들어온다.
책상으로 다가가 가방을 내려놓고.
장박 : 앉으세요.
숙모 : 아닙니다.....빨리 드릴 말씀만 드리구 갈께요.
장박 : 앉으세요....(하며 앉으라는 동작)....
숙모 : (보다 앉으면)....
장박 : (따라 앉는다)
숙모 : (보다 얼른)....선생님 죄송해요....죄송한데요...저 선생님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지난 밤에 생각을 잘못한거 같에요. 아니 잘못했어요. 제가 순간적으로 욱해서(하는데)
노크소리. 문 열리고 수련의2 들어온다.
수련의2 : 선생님 사모님이 투석 중에 또 쇼크가 왔습니다.
장박 : 뭐?...(일어난다. 수련의2 나가고, 장박 황급히 나서며)....죄송합니다. 나중에 연락 드리겠습니다..(문으로)
숙모 : (뭐라 말도 못하고 멍하니 따라 일어나 보는)......
#11. 투석실 앞 복도
장박 황급히 들어서면, 주치의 간호사 등 서있고, 영옥 이동침상으로 옮겨져 막 실려나가려던 참이다. 수액 연결되어 있다.
장박 다가온다.
장박 : 여보 여보...(영옥 의식 없이 보조요원들에게 밀려 나간다)
주치의 : 일단 투석 중지 시켰어....지켜봐야지. 혈압 바루 제자리 찾구 의식 돌아오면 젤 좋구.
장박 : 아침에 컨디션 좋아 보였는데.
주치의 : 지난번에 쓰러진 뒤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많이 깨져서 더한가봐.
장박 : 그렇다구 어떻게 바로 또 이래?....이래서 사람이 살겠어.
#12. 재희방
재희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재희 눈을 뜬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숙취로 몸이 무겁다....
잠시 앉아서 정신을 수습한다. 일어나 화장실로.
#13. 주방
오미자 국을 퍼서 식탁에 내려 놓는다.
재희(샤워 마친 직후) 가운입고 다가온다. 식탁에 다가와, 물을 따라 마신다.
오미자 국 한그릇 마져 퍼서 냄비 뚜껑 덮고 자신의 자리로 다가와 놓고.
오미자 : 재희야....엄마 너한테 실망할려구 그래...너 왜 이렇게 시시해?
재희 : (물컵 내려놓는다).....뭐가?
오미자 : 너 혼자 삽질하다 만거라며 근데 그까짓거 갖구 그렇게 과음을 해.
재희 : (의자 빼고 앉는다)...밥 줘요.
오미자 : (흘겨보다 다가가 밥솥을 열고 주걱으로 밥을 푼다)...은주가 데려다 준거는 알어?
재희 : 알아요....(엄마가 밥공기 내밀면 받아서 놓는다)....휴대폰이 안보이든데 엄마 혹시 봤어?
오미자 : (자기 밥 푸면서) 못봤어. 술 먹구 잃어버린거 아냐?
재희 : 그런가 본데...전화해보면 알겠지....
오미자 : (다가와 앉으며) 어제까지 만이야. 오늘부터는 다시는 시시한 모습 보이지 마?
재희 : ....알았어요 식사 하세요....(꾸역꾸역 밥 먹기 시작한다)
오미자 : (보는).....(그런 재희 모습 속상하다)....
재희 : .....(꾸역 꾸역 먹는다).....
#14. 거실
재희 다가와 앉는다. 수화기 들고 의욕없는 표정으로 전화를 건다.
재희 : .....
#15. 은주방
은주 거울 앞에서 출근준비 하는데, 휴대폰 울린다.
은주 돌아보고 왔다! 회심의 미소....가방으로 다가가 가방을 열어 휴대폰을 꺼낸다.
은주 : 여보세요. 오빠 일어났어?.....속은 좀 어때? 괜찮아?......어 내가 갖구 있어....기억 안나?
(말한적 없다) 어제 오빠가 나한테 핸드폰 주면서 혹시 모르니까 알아서 챙기라구 했잖아.
재희E : 그래? 어디니? 집이면 내가 지금 출근하는 길에 찾으러 갈게?
은주 : 어....나 벌써 출근했는데....택시 안이야.....점심 때두 오늘은 바쁜데. 저녁에 보자 오빠....
어 오늘은 병원 안가. 엄마 별일 없으면 오늘 퇴원하실꺼니까.....저녁에 봐. 나 저녁 사줘.....
(환해지는)....그래 알어....어 거기서 봐....(끊고 빙그레 좋은).....
#16. 구치소 면회실
할머니 금아 앉아있다. 안쪽 문 열리고 삼촌 나온다.
금아 : 아빠.
삼촌 : 금아야....엄마....뭐하러 오셨어요?
할머니 : 배 아프담서?
삼촌 : 지금은 괜찮아요.
금아 : 아빠 왜 그런건데요? 엄마 말이 담석증이라는데 그거면 무지 아프다구 하든데?
삼촌 : 가다 한번씩 그래 늘 그런거 아니구.....괜찮아 엄마 걱정 말아요.
할머니 : 누가 걱정을 혀!
삼촌 : 엄마는 괜히 말만.
할머니 : 이노무자식이.....
삼촌 : 웃어 엄마....웃자구....나두 마음 굳히구 작정했더니 이제 잠두 잘 오구 훨씬 살만해졌어.
엄마 말씀대루 맘 편히 먹구 죄값 치른다 생각하구 건강하게 있다 나갈꺼니까 엄마두 이제 맘 편히 잡숴.
이 안두 다 사람 사는데야.
할머니 : 미친놈.
삼촌 : 아 엄마 내 나이가 몇인데...더구나 금아 앞에서.
할머니 : .....
삼촌 : 아빠 정말 괜찮으니까 금아야 할머니 모시구 그만 집에 가....참 엄마는?
...엄마가 아빠 아픈거 보구 가서 걱정 많을텐데 가서 아빠 괜찮다구 안심시켜 드리구. 알았지 우리 착한 금아?
금아 : 예.
#17. 병원 식당
숙모 멀거니 서서 넋이 다 나간 표정으로 배추를 다듬고 있다.
입술이 다 탄다. 이 사태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고 온몸에 기운이 하나 없이 딱 죽고만 싶다.
숙모 그러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 숙모 아...배에 손을 댄다.
그러나 통증이 더 심해지면서 숙모 아!....배를 움켜쥐구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옆에서 같이 배추를 다듬던 아줌마1.
아줌마1 : 어이구 왜 이래요?....이봐요 왜 그래?
숙모 : ....배가...배가....(식은 땀이 다 난다).....아!...아!
#18. 응급실
숙모 응급실에 누워 있다. 그새 링거 연결하고 누워있다.
의사 다가와 선다.
의사 : 뭐 다른데 이상은 없구, 스트레스성 급성위경련 같에요. 뭐 심하게 스트레스 받은 일 있으세요?
숙모 : (아직도 아픈 표정).....
의사 : 일단 입원하세요, 경과 봐서 괜찮으면 낼 바루 퇴원할 수두 있으니까요.
숙모 : (목소리 다 기어들어간다)....입원이요?
#19. 숙모네 마루
할머니 금아 문 닫고 들어서는데, 금아 휴대폰 울린다.
금아 휴대폰 꺼내 받으며 올라선다.
금아 : 여보세요.....엄마!....엄마 목소리가 왜 그래?......예?
#20. 인테리어 공사 현장
인부들 공사 중이다. 목수들이 작업 중이다.
성란 도면을 펼쳐놓고 반장과 얘기 중이다.
성란 : 봐요. 분명히 600이지 어디 550이야....
이과장님 제가 분명히 육백 강조 했잖아요. 레이아웃 그 어느 때보다 신경써야 한다구.
과장 : (20대 후반- 30대 초반) 죄송해요.
성란 : 시간두 없는데....어떻게 제가 하루만 자리를 비워두 자꾸 이런 실수가 나와요. 이래서 이과장님 믿구 일 하겠어요?
과장 : 죄송해요.
성란 : (후)....오늘 철야를 해서라두 바로 잡아주세요.. 이번엔 진짜 일센티두 틀리면 안되는거 아시죠?
과장 : 예.
성란 : 부탁 드릴께요...(하다 저만큼 공사하는 아저씨 보고 다가간다)....아저씨....너무 거칠어 보이는데요?
바로 붙어서는 잘 모르죠. 이만큼 나와서서 한번 보세요.
성란 현장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며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한다.
#21. 스튜디오
태완 촬영 중이다. 다양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촬영한다.
스텝들 촬영 중간중간 태완의 메이컵 의상 상태 등을 챙기고.
태완 긴장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한다.
사진작가 : 긴장하지 말구 좀 자유롭게 릴렉스 렐렉스 즐겁게 하자구.
태완 사진작가의 요구에 따라 자유로운 동작 표정 지어보려 하지만, 긴장으로 자꾸만 굳어진다.
사진작가 표정으로 자신이 제대로 못하고 있음이 느껴져서, 더욱 긴장되고 굳어진다..
저만큼 두남자 그런 태완을 유심히 바라본다. 두사람 서로 뭔가 얘기한다. 표정에서 태완에 대한 부정적 느낌이 전해진다.
#22. 미용실 (밤)
윤소란 금순, 마지막 손님을 배웅한다. 안녕히 가세요... 손님 문 닫고 나간다.
윤소란 : 수고들 하셨어요. 클로징합시다. 아침에 대청소 했으니까 뒷정리 간단하게 하고 퇴근해요.
금순 : 수고하셨어요 선생님...(다가오며 스텝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윤소란 : 혜미씨 수고했어...나 먼저 들어가.
혜미 : 수고하셨습니다.
금순 : 들어가세요 선생님...(같이 드라이기 커트보 등 집어들고 정리하며) 선배....염색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해요?
혜미 : (뚜웅) 곧 할꺼야.
금순 : 빨리 염색교육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사람 욕심이 그런가봐요. 파마 말기 전까지는 파마만 말아봤으면 했는데
벌써 또 염색이 하구 싶으니....(그러는데 금순 핸드폰 문자 메시지 도착음)....(꺼내 확인하면)
금아E : 금순아 엄마가 위경련으로 병원에 입원했어. 일 끝나면 전화해.
금순 : (작은엄마가?....얼른 전화를 건다)....
#23. 입원실 (밤)
숙모 누워있고, 할머니 금아 서 있다. 숙모 목소리 다 기어 들어간다.
숙모 : 앉으세요 어머니.
할머니 : 걱정두 말어 앉구 싶으면 앉을틴께....성질머리를 을매나 고약하게 씀서 포르르 포르르 혔길래 장이 다 꼬여.
그게 다 성질머리가 못되 쳐먹어서 그런겨.
숙모 : .....
할머니 : 에미인 나두 맘 단속 잘험서 잘 견디구 있구만 젋디나 젊은 것이 시엄씨 앞이서 앓아 눕기나 허구.
숙모 : ....죄송해요...아빤 좀 어떠셔?
금아 : 말씀은 괜찮다구 하시는데 얼굴은 많이 안좋으시지 뭐....그래두 막 아픈건 없으신가봐.
자꾸 괜찮다구 괜찮다구 하시구 엄마 걱정하구 그러셔.
숙모 : .....
금아 : 아빠 엄마 아픈거 알면 더 속상하실꺼야 아프구 그러지 마 엄마.
숙모 : .....그래....누가 아프구 싶어 아퍼....(속이 바짝바짝 타고 죽겠다)
#24. 병원 복도 (밤)
재희 걸어온다. 금순 모퉁이 돌아 나오며 숙모 병실 찾느라 두리번거린다.
금순 걸어오다 먼저 재희를 보고 주춤선다.
금순 : ......
재희 : (역시 다가오다 금순을 본다)......(어?...내심 반가운)....
금순 : (이내 다시 걷는다)......
재희 : (역시 천천히 다가온다....신경 쓰인다. 내심 금순이 인사라도 해주길 바란다).....
금순 : (표정 없이 다가온다).....
재희 : (역시 내색 못하고 걷는다).....
금순 : (다가온다. 아무런 동요나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재희를 스쳐 지나간다)......
재희 : (그렇게 스쳐 지나는 금순을 고스란히 느낀다)......(심장이 툭 떨어지는 기분이다).....
금순 : (재희를 등지고 걸어온다)......(병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재희 : (걸어오던 재희, 그 자리에 저도 모르게 우뚝 멈춰선다)........
재희 못참고 뒤돌아본다. 금순 모습 보이지 않는다.
재희 굳어진다. 금순이 자신에게 인사도 않고 사라진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재희 : ........
#25. 입원실 (밤)
금순 문 닫고 서서 가만히.
금순 : ..........
할머니 금아, 그런 금순을 돌아본다.
할머니 : 워쩌 그려?
금순 : (그제야 보는)....아니에요....(다가오며) 작은엄마 좀 어떠세요?
숙모 : (금순을 보자, 죄인처럼 차마 쳐다를 못보겠다)......
#26. 병원 복도 (밤)
재희 걸어온다. 시선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금순의 싸늘한 외면이 재희에게 생각보다 충격적이다.
재희 : .....
#27. 레스토랑 (밤)
은주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은주 시계를 보다가, 입구를 쳐다봤다가, 물을 마시고 내려놓는다.
직원 다가와 목례하고 물컵에 물을 다시 채운다.
은주 : 조금만 더 기다렸다 주문할께요...
직원 목례하고 간다.
은주 다시 입구를 보다가 후....마음 가라앉힌다. 올꺼야...믿고 싶다.
#28. 의국 (밤)
재희 자리에 앉아 있다. 다리를 길게 뻗고 엉덩이 앞으로 빼고 기대듯 널브러져 앉아 있다.
재희 : .....뭐야 너....니가 먼저 아는척 말라고 했잖아....아는척 말라고 해놓고 왜 이러는건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잘 됐어...깨끗하게 잘 끝났네....잘 됐어......(다가가 가방 확 낚아채서 문으로)
재희 의국 문 화락 열어젖히고 문 닫고 나간다. 재희 나가고 나면 의국 전화벨 울린다....
#29. 레스토랑 (밤)
은주 자리에 앉아 휴대폰으로 전화걸고 있다. 신호가 가도 받지 않는다.
은주 전화 끊는다. 은주 다시 전화를 건다.
은주 : ....여보세요.....원장님 저 은준데요....혹시 오빠 들어왔어요?
오미자E : 재희 아직 안들어왔는데?
은주 : 예...오빠랑 오늘 만나기루 했는데 오빠가 아직 안와서요....제가 오빠 핸드폰 갖구 있어서 연락두 안되거든요.....
예 혹시 오빠한테 연락 오면 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좀 전해주세요....예 알겠습니다....예...(끊는다)
#30. 입원실 (밤)
숙모 침대에 누워 있고, 할머니 앉아 있고, 금아 금순 서 있다.
숙모 : ....엄마 이제 괜찮으니까 금아 그만 할머니 모시구 집에 가.
금아 : 엄마 혼자 괜찮겠어?
숙모 : 그럼....그냥 혼자서 푹 자구 쉬구 하는게 나. 할머니 오늘 아빠한테까지 다녀오셔서 피곤해서 안돼. 얼른 모시구 가.
할머니 : 그라구 내 걱정이 되면 어여 자리 털구 일어나.
숙모 : 예....죄송해요 어머니 얼른 가서 쉬세요.
할머니 : 그랴 알것어. 갈테니께 푹 셔 그람...가자...나서.
숙모 : 저기 금순아....
금순 : 예 작은엄마....
숙모 : 저기....아니다.
금순 : .....왜요 작은엄마 저한테 뭐 할 말 있으세요?
할머니 : (본다).....뭔 헐 말이 있구먼.
숙모 : .....아니에요.
할머니 : 뭐여 혀봐 헐 말 있으믄....뭐셔? 여기 빙원 선상님헌티다 말 잘 혀서 빙원비 좀 깎어 달라고?
숙모 : (저도 모르게 강하게 부정) 아니에요 어머니...아니에요 그런거.
금순 : (웃다가) 말씀하세요 작은엄마.
숙모 : 아냐 없어....얼른 할머니 모시구 가봐.
#31. 병원 앞 거리 (밤)
금순 할머니 금아 다같이 걸어오다 금순 아차 멈춰선다.
금순 : 아....나 병실에 휴대폰 놓구 왔다..
할머니 : 그려...얼런 다녀와 그람.
금순 : (둘러보고) 여기서 어떻게 기다려 할머니 금아랑 먼저 가세요....나 화장실두 가구 싶구 그럼 이삼십분은 걸릴꺼야.
할머니 : 그려두.
금순 : 괜찮아요 금아야 할머니 모시구 먼저 가. 그래야 내 맘이 편해.
금아 : 그래 알았어. 그럼 먼저 간다. 할머니 가세요.
할머니 : 그려 그람...
할머니 금아와 돌아서 간다. 금순 할머니 가는 모습 보다.
금순 : 할머니 조심해 가세요. 금아야 잘 가....(돌아보는 금아와 마주 손 흔들고, 돌아서 입구로)......
- 82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