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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시아 민주·인권·평화전 <진실_비틀어 보기> 연계 강연회
- 주 제 : 태국의 미술현장과 현장의 정치참여 - 강 사 : 타나비 촛프라딧 (태국 미술사학자, 실파콘 대학 교수) - 일 시 : 2016. 7. 26.(화) 오후 3시 - 장 소 :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세미나실 |
국내 여론화에 나섰던 저희 '크메르의 세계' 역시
카페지기와 희망터글지기 님 등 2인이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KTX를 타고 간 20년만의 광주행은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용산에서 2시간만에 도착한 광주인데,
그 동안 너무 오랫 동안 떨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7월26일 행사 참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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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 모습
문제가 된 수티 쿠나위차야논(Sutee Kunavichayanont)의 작품은
다른 국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광주시립미술관' 2층 전시실에 전시돼 있습니다.
그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지는데요,
문제가 된 '타이 업라이징'(Thai Uprising: 태국 봉기)은 개방된 넓은 공간에 전시돼 있고,
다른 설치작품은 안쪽의 방에 전시돼 있습니다.
(사진) '타이 업라이징'(2013~2016년) 전시공간.
그의 <역사수업 1, 2부작>(2013년)과 <거울을 통해>(2016년)는
안쪽의 방에 전시돼 있습니다.
이 거울은 정말로 수티 자신에게 돌려서 비춰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고도로 교육받은 광기.. 그게 21세기의 특징 중 하나죠..
전시공간에는 이번 논란과 관련된 이견들이 소개돼 있었는데요..
<전시기획자의 입장>이란 제목의 글에서는
저희 '크메르의 세계'도 언급돼 있어서,
이번 방문에 대한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안내문에는 <전시기획자의 입장> 외에도
태국의 찬반 양측에게서 받은 서한 내용들도 함께 게시돼 있었습니다.
태국 민주문화운동가(CAD) 단체의 공개서한 번역문은
'크메르의 세계' 번역문을 그대로 사용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탰다는 위안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반면 수티 작가의 반론 서한은
'크메르의 세계'가 입수해 주석적 번역을 했던 버전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요,
아마도 수티 작가가 광주시립미술관으로 서한을 보낸 때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던 내용을 좀 더 윤문하고 양도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시장에 게시된 글 중에는
이전에 광주와 인연이 있었던 또 다른 작가들이
수티를 지지한다며 보내온 편지도 있었습니다.
'크메르의 세계' 회원들은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태국의 고학력 중상류층 지식인 대부분이
수꼴 좀비들(=풍자가 아닌 진짜로 좀비 수준임. '푸미폰 국왕 종교'의 영향)이란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들의 서한은 태국 미술계 주류의 성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미 광주와 인연이 있었다니,
이들 역시 앞으로 행여 한국에서의 활동이 있다면 좌시해선 안 될 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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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 업라이징 (태국 봉기)
이번에 가장 문제가 된 작품은 <타이 업라이징>이었습니다.
이미 잘 말려져 있듯이, 이 작품은 2013년 11월~2014년 5월 사이에 발생했던
'방콕 셧다운'(Bangkok Shutdown) 시위 당시 벌어졌던 활동의 일부입니다.
"방콕 셧다운이 2014년 군사 쿠데타의 빌미(혹은 바람잡이)가 됐다"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려면,
"2014년 태국 쿠데타는 '방콕 셧다운'이란 시위 형식을 빌려 이미 작전이 시작됐던 것"이라고 해야겠지요.
즉 '방콕 셧다운'은 그 자체로 '2014년 쿠데타'의 일부였던 것이죠. (짜고치는 고돌이!!)
'광주시립미술관'에 전시된 수티의 <타이 업라이징> 전시내용물 중에도
당시의 사진들이 함께 걸려 있었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니 정말 기도 안 차더군요..
"명품으로 도배한 세계 최고의 럭셔리 시위대"를 광주에서 다시 만나다니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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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나위 촛쁘라딧 선생 강연회
행사의 사회를 맡은 임종영 선생님께서는 인사말씀을 통해
자신이 준비한 전시회를 다시금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 대해 개인적인 고뇌를 밝히셨고,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항의전화와 이메일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고 하시더군요.
우리 카페 회원들께서 이미 알고 계시듯,
태국 보수진영의 선전선동술은 상상을 초월하므로
외국인들이 태국 정치에 관한 진실을 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기 때문에
특히 한국처럼 태국 정보 왜곡이 더욱 심한 국가에선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일 것입니다.
'5.18 기념재단'의 김양래 상임이사님도 객석에서 발언을 해주셨는데요,
"최초 이 사안을 접했을 때, 임종영 학예사와 논의했다. 일이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고통스럽더라도 잘못된 과정을 바로잡아 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라고 하시는 부분에 공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타나위 선생은 소장파 학자로서, 논리정연하고 진지한 분이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은 <혁명 대 반혁명>이란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만,
대략 "21세기 태국 정치와 시각예술계의 동향" 정도 되는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사진) 좌측으로부터 타나위 촛쁘라딧 박사, 통역자 이한범 씨, 사회자 임종영 학예사.
이날 강의내용 중 주요한 부분을 요약하자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지난 10여년간 태국의 주류 미술계가 한 일이라곤 친보수(혹은 친군부) 체제유지 활동이었다.
(예: 2010년 9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당한 레드셔츠 시위 직후 "방콕 청소 퍼포먼스" 등)
- 지난 10여년간, 특히 2014년 쿠데타 이후 민주화 및 왕실모독법 반대 등의 예술적 퍼포먼스는
태국의 재야 활동가, 언론인, 여타 분야 지식인 일부에 의해 진행됐다.
- 강의자 역시 수티 작가의 강의를 들었던 스승이지만, 그의 작품 중 특히 <타이 업라이징>은
광주의 정신과는 분명 배치되는 맥락에서 탄생한 것이므로, 광주 전시는 온당치 않은 동시에,
태국의 민주세력들에게도 좌절과 모욕을 안겨주는 일이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간단한 질의응답도 있었습니다.
객석 발언자 중에는 '스페이스 오뉴월'의 서준호 디렉터님도 계셨는데요,
"2009년부터 태국 캄보디아 예술계와 교류해오고 있는데
현지 지인들이 이번 사태에 황당해하며 항의해왔다"는 점도 소개해주셨습니다.
특히 저희 카페 정회원이신 희망터글지기(선희수) 님은
광주시청 등에 최초로 민원을 제기하셨고, 이번 사태에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셨기에
주최측에서 별도의 발언순서를 주셨습니다.
희망터글지기 님은
태국 정치에 관한 양비론적 시각을 직설적으로 비판하시면서,
타나위 선생이 태국의 왕실모독법 등의 영향으로
민감한 사안에 관해 충분한 발언은 일부 자제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또한 사회자께서 저에게까지도 발언기회를 주셔서
타나위 선생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태국 사회의 정치적 탄압 및 체제유지 메카니즘에 관해 간단히 소개를 해드리기도 했습니다.
광주는 힐링의 도시였습니다.
20년만에 방문을 해보니 도시 풍경이 많이 변하긴 했습니다만,
'광주시립미술관'과 '5.18 기념재단' 관계자 분들이 진지하게 일을 해나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마음의 위안을 얻고 왔습니다.
앞으로 한국사회의 시야가 더욱 확장되어
이번과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재발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크세/ 울트라노마드)
* 관련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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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화면 : "[기사목록] 2016년 태국 뉴스"
첫댓글 그나저나
망원렌즈 달린 커다란 카메라 들고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기 틀어놨던
태국인 기자(?)가 바로 제 옆에 앉아 있었는데요..
뭐 별도의 취재도 없이
행사종료 10분 전쯤에 사라지더군요..
아무래도 태국 간첩 아닐까 의심되던데..
제가 강박관념 때문에 미친 걸까요??
하여간 그 자 외에는 보도진이 전혀 안 보였고,
이번 행사를 보도한 언론사도 없더군요..
아울러,
우리 카페의 이번 행사 참여와 광주방문에는
희망터글지기 님께서 직접 참여 뿐만 아니라
물심양면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 두분 고생 많으셨고, 그래도 주최측의 후속 조처들에 많은 고민과 노력이 보이네요.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5.18 민주화항쟁 관련하여 태국쪽에서도 연구하시는 분들이 몇분 계시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베와 옐로가 그다지 동치되지는 않습니다만..어쨌든 민주적 의사방해 행위인 시위를 반민주적으로 쓴 저열한 행태를 비난하는 것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일베"라는 단어는 한국인들을 위해 편의상 썼습니다..
한국의 "일베"보다는 태국의 "옐로셔츠"가 수법은 더 세련됐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