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국 이야기 4편은 쉽니다. 내일 월요일에 연재 합니다,. 대신 오늘 스티브잡스 이야기 좀 할께요!
과거에는 휴대폰을 이용하는 모든 서비스들이 대부분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즉 이동통신사를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었다. 전화나 문자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부가서비스들 모두 이동통신망(과거에는 2G, 즉 CDMA고 현재는 3G, WCDMA 망)을 이용해야만 가능한 서비스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SKT나 KT, LGT와 같은 이통사들의 입김이 삼성이나 LG, 팬택 등의 휴대폰을 만드는 제조사들보다 강할 수밖에 없었고 이통사의 정책에 의해 제조사나 콘텐츠 개발사(CP)들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지금까지 계속 연출되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도 상황은 많이 다르지 않다. 과거 피쳐폰이라 불리는 애니콜, 사이언 시리즈 등의 일반 휴대폰에서 현재는 아이폰, 옴니아 시리즈, 갤럭시 시리즈, 옵티머스 시리즈, 시리우스 시리즈 등 다양한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음성통화보다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더 많아지는 시대로 들어섰지만 폰이라는 기본 컨셉트 자체가 이동통신망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이유 때문에 무선인터넷 역시 3G를 이용해서 사용하도록 되어있어서 이통사의 입김이 강한 것은 여전하다.
물론 예전과 같이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통신시장을 휘두르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휴대폰에 이통사를 맘대로 고를 수 없는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환경에서는 이통사들이 이른바 슈퍼 '갑'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유럽의 경우 오픈형이라는 SIM 카드를 자유롭게 바꿔끼며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들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는 그런 폰들이 나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올해 하반기에 나온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이통사들의 권력에 강력히 도전하는 제조사가 있으니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이다. 아이폰의 성공으로 애플은 이통사가 갖고있던 막강한 권력, 통신시장에서의 영향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아이폰을 도입하기 위해 전 세계 통신사들이 애플의 좀 심하다시피 할 정도의 조건을 자사의 손해를 마다하지 않고 수용함으로 애플은 제조회사들 중에서 거의 유일무이하게 이통사의 권력에 맞서서 대항할 수 있는 회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삼성이나 LG, HTC,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의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전세계적으로 이통사의 요구에 맞춰서 원래의 제품을 커스터마이징해서 출시하지만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제품을 가져가고 서비스 정책도 가져간다. 이는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에서 유래없이 성공했기 때문이고 그 덕분에 사용자들의 인식도 과거에 비해 이통사의 권력에 좀 더 맞서 싸울 수 있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국내도 KT가 아이폰을 도입함으로 인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SKT나 LGT가
안드로이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조건도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낮아지게 되었다. 얘기 듣기로 아이폰을 도입하기 위해 SKT와 KT가 똑같이 애플과 협상했는데 SKT의 요구사항을 애플이 수용하지 못하고 애플의 요구사항 역시 SKT가 수용할 수 없어서 결렬되었지만 KT는 애플의 요구사항을 거의 다 받아들임으로 아이폰 출시라는 대어를 낚게 되었다.
물론 이통사 입장에서 그동안의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명백한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KT 입장에서는 더 이상 SKT에 밀려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나름대로의 대승적인 차원에서 애플의 요구사항을 다 받아들였을 것이다.
여하튼간에 KT가 아이폰을 도입함으로 KT는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구자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SKT가 안드로이드 연합군으로 나름 대응을 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이미지에 대한 인식은 상당하기 때문에 이번에 나올
아이폰4가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서 또 KT는 다시 한 번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듯하다.
앞에서 애플은 이통사의 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기업이라고 얘기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수익구조 때문이다. 보통 제조회사는 휴대폰을 파는 것으로 수익을 충당한다. 대당 얼마씩, 그 수익을 이통사와 어느 정도 배분을 갖고 나누는 구조로 되어있다.
많이 팔리면 제조사도 수익을 얻지만 그만큼 이통사 역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통사의 주력 단말기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제조사로부터 받는 보조금과 사용자들로 받는 통화료에 데이터요금, 부가서비스 요금까지 거의 싹싹 긁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보통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말기를 파는 그 대수에 따라서 수익을 가져간다. 그런데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단말기를 팔기도 하지만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유통채널도 같이 갖고 있어서 앱스토어에서 나오는 수익도 가져간다.
보통 콘텐츠 유통은 이통사들이 담당했다. 수익도 상당부분 이통사들이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런데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개발자와 애플이 7:3이라는 비율로 가져가게 했다. 이통사는 어디에도 끼지를 못했다. 철저하게 이통사를 배제한 수익구조를 만든 것이다. 비록 앱스토어를 통해서 가져가는 수익이 전체 수익과 비교했을 때 큰 비중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통사 수익의 한 축을 무너뜨렸다는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또 애플은 이통사를 배제한 서비스로 이통사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이번에 아이폰4를 내놓으면서 소개한 서비스가 있는데 페이스타임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국내에서는 3G망이 도입되면서 3G 단말기가 나올 때 자칭 킬러 서비스로 영상통화를 도입했다. 음성만 쓰지 말고 이제는 보면서 통화하라는 얘기였다.
나름 성공할 것처럼 보였던 이 영상통화 서비스는 현재 시각으로 봤을 때는 처절히 실패한 서비스라고 보여진다. 첫 번째로 화질이 너무 안 좋았다. 영상통화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작은 화면으로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이용가격은 너무 비싸다. 뿐만 아니라 퀄리티도 떨어지니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이번에 페이스타임을 애플이 소개할 때 국내에서는 '저거 이미 국내에서 다 하고 있는 영상통화 서비스가 아니냐'라고 하면서 평가절하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영상통화를 3G에서 무선랜으로 사용 망만 바꿨을 뿐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애플은 단순히 페이스타임을 영상통화라는 개념만으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의 페이스타임은 무선랜을 이용한다. 물론 해킹을 하면 3G망도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원래는 무선랜망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유는 페이스타임에서 사용하는 영상데이터의 양이 크기 때문에 3G망을 이용하면 트래픽 용량이 평균치 이상으로 올라가서 사용자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뿐만 아니라 이통사의 통신망에도 과부화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속도와 용량에서 부담이 적은 무선랜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단지 속도와 용량때문에 무선랜을 이용했을까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게 무선랜은 이통사의 소유가 아니다.
3G망은 이통사 소유인지라 사용하는데 있어서 이통사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많이 사용할수록 이통사가 제한을 둘 수도 있고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다. 서비스를 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당연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무선랜은 이통사 소유가 아닌 공공재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망이다.
공공재라는 것이 좀 안 맞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카페에 설치되어있는 무선 AP를 통한 무선인터넷은 돈을 받지 않는다. 물론 유선망을 통해서 AP의 인터넷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3G망을 이용하지 않는 이른바 이통사의 영향력을 받지 않는 망이라는 얘기다.
무선인터넷을 이용해서 어떤 짓을 하든 3G망을 타지 않는 무선랜에서의 액션이라면 이통사는 제제를 가할 수 없다. 물론 이통사가 설치하는 무선AP도 존재하지만 인증부분만 이통사 정보를 이용할 뿐 접속되면 그 이후부터는 이통사의 제한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될 것이다. 애플은 이런 부분을 파고들어 자사의 서비스를 이통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페이스타임과 같은 서비스는 현재 이통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충돌이 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트래픽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이통사 입장에서는 망 안정성을 위해 서비스 자체에 제한을 둘 수 있다. 애플은 성격상 그런 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통사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망이 필요했으며 그 대안으로 무선랜을 택했다고 보여진다.
이통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난다면 애플은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페이스타임을 다시 보게 된 이유는 페이스타임의 그 기술 때문이 아닌 이런 뒷배경 때문이다.
애플은 3G망을 이용하더라도 최소한의 망사용만 체크하고 이 이외의 부분에서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하고 있다. 앱스토어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고 모바일 광고 솔루션인 아이애드가 또 그 방법이다.
아이애드의 경우
구글의 애드몹에 대항하기 위한 애플의 모바일 광고 솔루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유도 크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모바일 광고가 그동안은 이통사가 늘 중간에 끼어 어느 정도의 비율로 수익을 가져갔는데 이제는 무선인터넷을 활용하면서 이통사는 단순한 데이터 전달만을 담당하고 실질적인 콘텐츠를 통한 광고 수입을 광고 솔루션 업체가 가져가게 되었다.
구글의 애드몹이 그 선두주자며 애플은 아이애드를 통해서 그런 수익, 즉 이통사로 가는 데이터 전송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가져가려는 것이다. 3G를 이용해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이외에 무선인터넷 위에서 벌어지는 그 모든 액션은 이통사와는 무관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저런 수익모델도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애플은 어떻게든 이통사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많은 시도를 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부분은 이통사들도 알고 있다. 이통사가 그동안 가져왔던 많은 수익구조들 중 상당부분을 빼앗기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슈퍼 앱스토어(WAC)를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대항하겠다는 움직임 역시 지금 흐지부지 되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3G에서 LTE로 넘어가면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며 무선인터넷 역시 많이 발전하겠지만 이통사가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은 그렇게 많아보이질 않는다. 점점 애플이나 구글, MS와 같은 서비스나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들이 가져갈 수익이 이통사를 뛰어넘게 될 것이다.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그게 그렇게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여하튼간에 애플이라는 회사는 참 대단하다. 아이폰의 성공 역시 장담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전세계 No.1 스마트폰으로 자리잡게 만들었고 앱스토어는 콘텐츠 유통시장을 뒤바꿔버렸다. 결국 이통사의 권력을 끌어내리는데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 보여진다.
아이패드를 통해서 또 한번 콘텐츠 활용의 흐름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구글은 이런 애플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하는 듯 보이나 방향성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 듯 보인다. 국내에도 이런 애플 처럼 어떤 절대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업이나 서비스가 나와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호랑이를 잡기위해서 여우를 끌어드리는 느낌입니다. 이것이 애플에 종속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