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맨발 걷기가 언 땅을 녹일 정도로 열풍인가 봅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집앞 두리마루길 꽃밭 주변 황토길 산책로에 맨발로 걷는 분들이 기껏 한둘이었는데, 여름 지나 가을에 와 보니 숱하더군요.
그리 길지 않는 숲속 황토 흙길이지만 맨발 족들에겐 주택가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등 안성맞춤이었던지 지난가을에도 산책로 좌우의 꽃밭 개간 내내 지나다니면서 저의 노력 봉사에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있고 대부분은 모르쇠(무반응)로 일관하며 뭘 저리 열심히 나무뿌리를 캐고 땅을 일구느냐, 저 땅에 채소라도 심느냐는 등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더군요.
지난해 유월초에 씨 뿌려 가을에 파릇하게 난 데이지 새싹을 보곤 무슨 야채냐고 묻길래 데이지라 했더니 잘못 알아듣고선 돼지감자일 줄이야라며 손바닥을 친 아줌씨도 있는 등....
여하튼 지난 십여 년 전부터 산책로 주변에 우거진 칡넝쿨이며 잡목 등 눈에 거슬리는 것들을 조금씩 치우다가 몇 년 전부터 본격적인 정화작업에 착수, 이제 조금 정리가 되어가지만 자연의 복원력이랄까 생명력이 워낙 대단한지라 한철만 손이 가지 않아도 아수라장(?)이 되는지라 여하튼 저 또한 운동삼아 하는 저만의 산책로 공원화 사업인지라 쉬엄쉬엄 조금씩 재미 삼아 하고 있습니다.
그랬던 것을 몇 날 며칠 힘들여 조성한 꽃밭에 씨까지 뿌려뒀는데, 간혹 몇몇 맨발 족들이 보슬보슬 푹신푹신한 황토흙의 촉감이 좋았던 간에 잘근잘근 족적을 남기곤 하더군요.
지난해 가을에야 씨를 뿌리기 한참 전이었던지라 그러려니 했던 건데, 요며칠 날이 풀리는 새 또 밟아뒀더군요.
물론 아직 한겨울이고 춘삼월 땅이 녹고 꽃씨들이 발아하려면 제법 많은 날들이 남아 있고, 다 사람 좋으라고 하는 일이니 그러려니 이해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혹 그때까지 꽃밭 밟는 버릇이 남아 있으면 어쩌나 싶어 마음이 조금 불편하긴 합니다. ^^
사람 심보가 묘한 게 꽃씨를 뿌려뒀다는 작은 명찰을 꽂아뒀건만 오히려 더.... 이에 에이라 싶어 거름도 줄겸 오줌발로 갈겨놓는 짓궂은 심통을 부린 적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을 곱게 써야지 싶어 더는 안하니 와서들 마음껏 밟으시든 말든...^^
물론 지난가을에 멧돼지들이 데이지 새싹이나 금계국 뿌리들을 파헤친 적도 몇 번이나 있어 이제 왠만한 난장판에는 단련이 된지라.... 더구나 해도 바뀐지라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첫댓글 그래도 꽃밭 밟는 사람들은 좋아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을 곱게 써야 몸도 건강해지지... 😤
꽃밭에 먼저 예쁜 울타리라도 쳐야겠네요....
암튼 유행에 민감한 대한민국이라는 생각입니다.
한때는 모든 지자체가 둘레길과 출렁다리를 경쟁적으로 만들더니... 요새는 맨발걷기 전용 공원을 만드는 게 열풍인 듯합니다...
어느새 맨발걷기가 만병통치약이 되어 있는 현실도 조금은 우습고...^^
어쨌든 허선생님이 가꾸는 꽃밭이 잘 살아남아서 저도 구경할 날이 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
ㅎㅎ 맨발 전용 공뭔까지 생겼다니.... 여하튼 다들 자연을 벗해 좀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면 좋을 따름입니다. 꽃밭 울타리에 대해선 좀더 연구하고 고민해야겠더군요. ㅎㅎ 사실 제가 주인이 아닌지라... 지난가을에 와 보니 다른 몇몇 분들도 예쁜 꽃들을 옮겨 심어두었던, 만인의 꽃밭인지라 모두가 주인으로 아껴주었으면 싶은데...ㅎㅎ 차츰 그러리라 여겨지며 꽃밭 방문은 언제든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