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개막식의 여운
#1 : 각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화분을 가득 실은 자전거가 앞장을 섰다. 기수 옆에서 화분 묘목을 든 어린이가 함께 걸었다. 씨앗을 들고 입장한 선수들은 중앙의 ‘미러 타워’에 씨앗을 넣었다. 선수단 입장이 완료된 후 중앙으로 모인 미러 타워들은 오륜기 나무로 변신했다. 리우 올림픽의 주제가 ‘환경’이었다.
#2 : 207개 참가팀 중 개최국 브라질 팀에 앞서 206번째로 자국기 대신 오륜기를 선수단이 입장했다. 모국인 남수단, 에티오피아,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지에서 탈출한 난민 10명으로 이뤄진 난민 팀이었다. 난민 팀이 입장하자 관중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3 : 케냐의 육상 영웅 킵초케 케이노(76)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스포츠를 통해 교육과 문화, 개발, 평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올림픽 월계관상 첫 수상자가 됐다. 부모를 잃고 8살 때부터 학교를 뛰어다녀야 했던 그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 1500m와 1972년 뮌헨 올림픽 3000m 장애물에서 금메달리스트다. 이후 그는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학교와 연습 시설을 설립, 운영해 왔다.
#4 : 성화 점화자는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 반데를레이 리마(47)였다. 개막식 한 시간 전에 성화 점화자가 된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선두를 달리며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갑자기 난입한 관객에 의해 넘어지는 악재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세계 183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지구 환경을 보전한다는 원칙을 천명하는 ‘리우 환경 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20년이 지나면서 환경을 살리려는 계속되는 노력에도 환경 변화로 인한 기후 온난화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1은 그 절박한 현실에서 환경을 살리기 위해 지구촌 주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회 환경, 곧 사회 생태계 역시 자연환경과 마찬가지로 한번 훼손되고 나면 복원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 지구촌의 사회 생태계는 계속해서 훼손되고 파괴되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이들이 난민들이다. 유엔난민기구의 최근 통계를 보면, 2015년 말 현재 전 세계 난민은 6530만 명에 이르고, 지난 한 해 동안 580만 명이 증가했다. 지구촌 스포츠 축전인 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난민 팀을 포함시킨 것은 훼손되고 파괴된 사회 생태계도 지구촌 주민이 함께 복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열악한 환경으로 교육받지 못하는 청소년들 또한 사회 생태계에서 밀려난 이들이다. 이 청소년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케이노에게 올림픽 월계관상을 수여한 것은 사회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노력을 격려하고 함께하자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지만 환경을 살리는 일, 자연 생태계와 사회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숱한 장애를 만난다. 성화 점화자 리마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생태계를 살리는 노력이 어려움에 부닥쳐도,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방해를 받아도 절대로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살림의 노력을 끝까지 멈추지 말라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것, 그것이 또한 스포츠 정신이기도 하다. 리우 올림픽의 개막식이 남기는 여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