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여자라는 글을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짦게 글귀 형식으로 소개해 드릴 건데요.
문제시 둥글게 둥글게 :)
오늘 소개할 책은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저자 김진규
문학동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이승과 저승, 전생과 현생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조선 영조대, 호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따라서 저승에서는 많은 저승차사가 필요하게 되죠.
금지된 사랑으로 (남색) 목숨을 잃고 수습 저승차사가 된 화율(우재)이 나비의 모습으로 넋걷이를 하던 중 실수로 소녀 연홍의 눈을 멀게 만듭니다. 연홍은 멀어버린 눈으로 정혼자 수강을 찾아 떠나고, 화율은 그런 연홍의 곁을 맴돕니다....
위저드 베이커리
저자 구병모
창비
위저드 베이커리는 너무 유명해서 다들 줄거리를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마법의 빵집에서 집을 나온 소년과 점장님, 파랑새가 이뤄가는 이야기이죠.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혼란중에 화율의 마음속 눈이 어떤 얼굴을 스쳤다. 그 얼굴은 눈 모양이나 코의 기울기, 입술의 보드라움이나 턱의 그림자로 구별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냥 전체였다. 오직 하나이면서 모두인 얼굴. 눈을 감았어도, 설혹 눈이 없다 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는 얼굴.
- 누가 먼저 시작한 거야?
- 시작?
- 어? 쟤야, 너야?
-시작......은 없어.
시작을 하다, 에는 의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어떤 의지? 우재와 징신은 의지가 어쩌고저쩌고 힘을 써 통제하는 차원의 관계가 이니었다.
- 같은 수놈들끼리 그러고 싶지?
- 싶었던 적......도 없어. 그건 체질 같은 거야. 결코 선택의 차원이 아니야.
- 누가 책임지기로 하고 시작한 거냐구, 엉?
- 나한테도 징신한테도 책임은 없어. 하지만 벌은 충분히 받고 있지.
화율의 진심은 자꾸만 다른 쪽을 곁눈질했다.
- 자꾸만 보여. 하지만 언제나 아니야.
얼굴이 너무나 많은 데서 보였다. 툭하면 눈에 띄어 화율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나 번번이 아니었다. 징신. 차사의 지의를 담보로 잡혀서라도 찾고 싶은 또다른 사람, 징신.
우재는 대답하지 않고 잠자코 기다렸다. 징신의 분노가 충만해지기를, 그래서 남김없이 포효하기를.
- 이렇게는 아닌 거야, 우재. 너 자신한테 뭘 자꾸 묻지 마. 나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하려고도 하지 마. 너도 나도 스스로 변하기 전엔 도리가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야, 아무것도. 그러니까 그냥 있자. 이대로 살아가자.
징신은 여전히 고요했다.
- 우재, 우리 살 수 있어.
- 징신!
징신.
- 쯧쯧, 아무리 제 목숨처럼 연애해도 상대방이 알지 못하면 헛되고 헛된 법이오.
- 그런 것 같소. 한데, 그쪽은 어찌 죽으신 게요?
- 맘을 오래 앓다보니 저절로 죽어지이다.
- 어인 연유로?
- 그러게 말이외다. 버리면 될 것을.
欲見復欲見 欲見吾所思 욕견부욕견 욕견오소사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으오. 내 그리운 이가 보고 싶으오.
此日傷心無限事 何由報與九泉知 차일상심무한사 하유보여구천지
오늘 이 아픈 마음은 끝도 없을 것만 같은데 무슨 수로 구천의 당신이 알게 할 수 있겠소.
中腔有似靑梅子 怪底長常一味酸 중강유사청매자 괴저장상일비산
가슴속에 푸른 매실이라도 든 것처럼 이상하게 오래도록 시큰해져오오.
墮悲 타비
슬픔을 피하려오.
<위저드 베이커리>
사람의 감정이 한 덩어리의 밀가루 반죽과 같다면. 나는 아직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지만 그럴 만한 사람이 설마라도 나타나면, 한 덩어리의 감정을 최대한 가늘고 길게. 굵고 짧게 토막 나는 감정이라면 분노만으로도 충분해.
"미...... 미...... 미안.... 합니...."
후끈거리는 뺨을 손등으로 문지르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눈물이 같이 닦여 나갔다.
"주, 주제, 넘게, 굴어......"
말마디는 채 이어지지 못하고 허공에서 흐느적거리다가 사라졌다. 그대로 잠깐의 시간이 흘렀다. 문득 아래로 떨어뜨린 시선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놓인 그의 슬리퍼 한 쌍이 보였다. 나는 이렇게 고개를 숙인 채 얼마나 오랜 시간을, 내 눈앞에서 배 선생의 슬리퍼가 말없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던가.
그러나 이번에는 슬리퍼가 돌아서서 사라지는 대신 천천히, 조금 더 눈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가 이윽고 내 어깨를 다독거렸다.
"...... 다시는 쓸데없는 일에 나서지 마라. 망가져도 안 고쳐주니까. 하긴 다음이라는 게 있을 리도 없지만."
그 말대로 나는 초콜릿 세 개를 한꺼번에 먹을 만큼 단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결코 실패작이라고만은 볼 수 없었다. 나 같은 사람에게 딱 어울린다. 잡음이 너무 많고 버퍼링이 심한 소리. 그러나 꼭 들어야 할 사람은 언젠가 알아들어줄 거다. 배 선생은 고사하고 아버지조차 들어주지 않았던 내 소리를 들어줄 사람이 어디엔가 있을 거다.
나는 그의 어깨를 잡은 손가락 끝에 규칙적으로 힘을 주며 한마디씩 떼었다.
"아, 그, 그게, 맛이."
"응."
"맛, 있었...... 다고."
"그래. 잘됐네."
"그, 그리고....."
"응?"
"미, 미, 미안...... 해요."
"뭐가?"
"어, 저, 오해......"
"소심하기는. 평범한 인간이니까 그런 생각 하는 게 당연하지."
그렇게 말하며 그가 어깨를 안마하는 내 손가락을 가볍게 쥐었다.
"어, 그, 그만, 할까, 요."
"응, 덕분에 피곤이 풀렸어. 잠깐만 이대로 있자. 조금 더 쉬고 싶네."
"어, 네."
나는 그의 어깨에 손을 덙은 채 내 가슴에 기댄 머리를 받치고 서 있었다.
......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닿은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 걸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참치 통조림만도 못한 주제에.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
첫댓글 이런 거 진짜 좋아요 ㅠㅠ 책덕후는 웁니다..
444너무좋아여ㅠㅠㅠ
저번에 싸인회 가서 위저드베이커리에 싸인 받아옴!!!! 위저드베이커리 진짜 좋아ㅠㅠㅠㅠㅠ다음이 있다면 또 읽고 싶다...그렇ㄱㅔ 끝나서 더 좋은 면도 있지만
위저드베이커리 존-잼 핵잼 허니잼ㅠ
위저드 베이커리 개인적으로 진짜 좋아함..
어른동화 느낌인데 인물,내용,분위기 가 그냥 다 좋아..ㅋ 완전 내 취향인 책
주변에 진짜 그런 빵집 있었으면 좋겠다 ㅠ
다음편도 나올만 하게 끝났는데.. 나왔으면 좋겠다..ㅠ
위저드베이커리 계속읽을라다가 못읽었는데 언제한번시간내서 읽어야징!
위저드 베이커리 존잼..
이런 글 좋다ㅠㅠ
첫번째책 취향저격..ㅜㅜ저런책너무좋아요
스크랩하고싶다ㅠㅠ
스크랩 풀었어요 :)
@한상혁의 공원 감사합니다♡
위저드 베이커리 진심 ㅠㅠㅠ 결말이 두가지여서 더 마음에 들음 ㅠㅠ
저승차사 읽어봐야징 위저드베이커리는 보는내내 화딱지났움
헐 이런 글 좋아요... 대박...
저승차사 재밌겠다..!! 읽어봐야겠어..
위저드베이커리ㅠㅠㅠㅠ진심 존잼 ㅠㅠㅠㅠㅠㅠ
헐 재밌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예쁘다....
읽어봐야겠다 고마워요!!
위저드 베이커리 진짜 좋아ㅜㅠㅠㅠㅠ
이거짱재밋게읽음
위저드 베이커리 내 인생 책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와 어떻게 하면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ㅠㅠㅠㅠㅠ 와 또 읽고 싶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스크랩 풀었어요 :)
위저드 베이커리 존잼! 저승차사도 읽어봐야게따
위저드 베이커리 진짜 좋아ㅠㅠ중딩때부터 10번도 넘게 읽었는데 안질려...네이버 보니까 만화도 있던데ㅋㅋ
나여태껏일ㄱ었언책중에위저드이게제일젛아ㅜㅠㅠ구병모작가님 ㅜㅠㅠ
위저드베이커리 결말내사랑
이런거 많이 써줭ㅎㅍ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