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 한국사람은 서로 간에 정이 많고 특히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깊다고 한다.
오랜 농경문화인 대가족의 전통은 가족의 중요함을 보여주는 실상이니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가족을 포함한 사람과의 관계, 인연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설 추석 명절에 부모님과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종일 길가에서 힘든 시간 보내며 귀성행렬에 동참하고
얼굴 한번 뵙지 못한 윗대 어른들을 기리는 제사를 모시며
사돈 팔촌뻘도 훨씬 넘긴 낯선 동네 이웃들의 길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金氏가 입원했다면 전복죽 깨죽 바리바리 싸들고 병문안을 하고 링거수액을 맞아야 한다는 참견도 빠뜨리지 않는다.
시부모 돌아가시면 姓氏 틀린 여인들은 두 눈 퉁퉁 붓도록 슬피 울고.
그런데 이게 문득 고개를 들어 보았더니 아니었다.
우리가 정이 많고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깊다는 신념 같은 생각이 틀렸다는 말이다.
(명절 음식장만에 허리가 망가진 며느리는 마냥 즐겁지가 않고
일 년 내 쉴 틈 없이 다가오는 층층의 제사가 짜증스럽기만 하는 성씨가 다른 남의 식구도 있으며
내 딸내미 결혼식에 코빼기도 안보인 팔촌 동생뻘 집안의 결혼식 축의금에 십만 원은 아까우니 이만 원만 하기로 하고
작년에 쌀 수매 때 등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타격이 컸으니
깨죽이 아까워도 신경을 써야 한다. 쌀 등급 결정은 농협 이사인 金氏 담당이다.
장례 끝나고 부조금 정산때 위아래 동서들끼리 머리끄덩이나 서로 안 붙잡았으면 하는데 걱정이다)
이런 게 보인다는 말이다.
고향이 시골이며 공부와 직업이 서울이 기반이었던 나의 경우에는 (서울이 고향이 아닌 분들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부랄 친구들은 여전히 시골생활을 했고 친척들도 고향에 거주했으며 부모 형제들도 서울에서 생활하지 않았기에
가족과 친척 친구들과의 만남은 명절이나 집안의 큰 행사가 있을 때라야 겨우 만나게 되었다.
따라서 갈수록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는 오래된 기억에서만 머물고 새로운 인간관계로의 발전이 멈추게 되어
비록 혈육인 가족과의 관계도 서먹하게 되어 의례적인 사이로 남겨지게 되는데,
이곳에서의 경험은 사뭇 달랐다.
작은 도시여서 부모 형제 친척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환경이기는 하지만
가족 친지 친구들과의 관계가 눈에 띄게 가까워 놀라웠다.
특히 일상 생활에서 혈육인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보통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형식적인 만남과 의례적인 관계가 아닌 삶에서 실질적인 유대를 가진다는 말이다.
매 주말모임, 여행, 무슨 기념일등의 모임은 대부분 가족 친척 중심으로 이루어지니
그렇지 않은 게 이상할 만큼의 그냥 일반적인 풍습으로
따라서 잦은 만남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인간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
내 사촌, 내 형제, 나의 삼촌, 나의 아주머니 ,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며
이들의 보편적인 수다 항목으로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에서 일어난 일이 대화의 주제가 된다.
우리처럼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해하고
딱히 할 말이 없으니 마음에도 없는 말만 하게 되며
영혼 없는 듣기 좋은 말은 겉돌기만 하고
조그마한 일에도 틀어져 마음 상하개 되니 이해하고 존중하는 인간관계가 되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의례적인 틈새로 남게 된다.
딸이 성장하고 직업을 가진 후에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언듯 그랬다.
'아빠, 여기 사람들 친척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 우리는 친척이 없으니 부럽기도 하고 ~~'
가게를 할 때 내게 손님이 가장 흔하게 했던 질문증 하나가
'너는 가족이 어떻게 되냐?'였다
아내 와 아이들이라는 대답에 대부분은 의외라는 듯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왜 그랬을까?
산소 파묘
교통사고 죽음
등산과 낯선 만남
힘겨운 인연 선인장
황소불알
유치한 황소불알 그림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한 번쯤 끌어 보겠다는 글을 제외하면
위에서부터 차례로 어제 오늘 올라온 글 중에서 골라낸 단어들이다.
크게 보면 모두 살면서 겪게 되는 피해 갈 수 없는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니
산속에서 홀로 지내지 않는 이상 우리네 삶에서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인 인연이라는 말이 되겠다.
어제는 글과 댓글로 친분이 있는 분께서
다가오는 봄쯤에 얼굴 볼 수 있겠느냐며 모처럼의 기회이니 잊지 말고 시간 내어 얼굴 한번 보자는 연락을 주셨다.
먼 곳에서 홀로 지내는 일이 일상인 처지에 고마운 전갈이라 이 또한 사람과의 인연이라 할 수 있으니
사람과의 관계
살면서 맺게 되는 인연을 생각해 보게 되는 날이다.
첫댓글 봄에 고국 방문 계획이 있으신
단풍님이 그래서 많이 부럽습니다.
언젠가 저도 그런 계획이 세워진다면
새롭게 맺어진 인연들과의 만남으로
매우 많이 설렐 것 같습니다.
지난 70년 최빈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변신하다보니 가족관계와 가치관에
급격한 변화들이 일어났었지요.
이제 완만한 흐름으로 접어들었으니
새 가족관계와 가치관들이 정립되어
나가리라 믿습니다.
보통 서양 사람들이 개인주의 라고 하는데~
여기 사람들 친척들과 정말 가깝게 지내데요
가족이니 어쩔수 없이 가까워야 한다는 그런 인식은 아닌듯 해요
제 딸도 그런 모습이 많이 부럽다고 합니다
그러게요 어떤분이 시간 내어서
얼굴이라도 봐야 되는게 아니냐고 하네요
짧은 방문이고 부산스러울것 같아 살며시 다녀올까 했는데 이런저런 여러생각이 듭니다
한국은 추석등 명절에 가족 아닌 사람이 절대로 낄 수 없는 자리이나, 미국에선 혼자 사는 이웃의 방문을 꽤 보았답니다.
우리랑 비숫하게 이곳에서도 명절때는 대부분 가족 친척들과 보내는것 같아요
제가 달리 보는건
가족 친척의 관계가 의례적이지 않은, 아주 가깝고 친밀해 보입니다.
백인 원주민들도 그렇지만 이민자들은 더욱 가족 친척과의 관계가 눈에띄게 가까워 보이더군요
그래서 친척들과 가깝게 지낸다는 우리의 풍습이 모래로 쌓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한국은 옛날의 정서와는
너무 다른 사회가 되었답니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을 뿐, 현실은 넘 다르지요.
내 어릴 적 놀던 고향 마을,
뛰놀던 작은 동산은 개발되어 대단지 아파트가 되었고,
지금 쯤, 한창 스케이트 타며 어울리던 빈 터는
사라진지 오래이지요.
우리의 근간이 되는 고향이 이럴진데,
말해 무엇하리오.
문화생활은 많이 높아졌지만,
친인척 간의 교류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로 변해 가면서,
엄청 달라진 한국 사람들의 정서이지요.ㅎ
인연의 뒤에는 情이란 말이 따릅니다.
아마도 수필방 여러분은 情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스필방에 글 올리며 제가 항상 생각하는게 있어요
제 글에서 표현하고 나타내고자 하는 점이 과연 지금의 고국 현실과 부합되는 것인가?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해서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제 생각의 기저는 사반세기가 훨씬 흐른 오랜 시점이니까요
그렇지만 우리가 개인주의라 여기는 서양이
가족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우리보다 더욱 끈끈한 실용적인 가족과의 유대를 이룬다는 사실에 놀란다는 사실입니다
요즘은 결혼. 장례 등 큰 행사가 아니고 친척 만나기 쉽지 않아요.
나도 지난 해에는 먼 이국땅은 여러번 갔지만 고향에 한번도 가지 않았어요.
인간관계도 세월따라 변하는 것 같습니다.
단풍님 귀국하면 수필방 모임해야죠?
ㅎ 반성하셔야 겠습니다
이곳에서 느끼는 점인데요
주변 가족을 먼저 챙기고 가깝게 다가서는 이곳사람들의 모습, 의례적이지 않는 그들의 생활이 부럽데요
그러게요
수필방이라고 해야 사실 헤아리면 몇분 되지 않는데 오래 정든 분들이니 인사 드리려 합니다
사실 국내에서의 혈연관계는 서로 믿거라 하고 느긋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몇 년 씩 후다닥 지나가버리고 말지요.
자주 연락이라도 하면서 살아야겠지요.
아무래도 제 생각이 요즈음 우리 실상과 다르기도 하겠지요.
가족 친척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듯한 이곳 사람들의 분위기를 보며 여러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어쩌다 한번 만나는
서먹한 가족이 아니라
저희도 늘 가까운 가족인데
같은 지역에 가깝게 살아서
친밀한 유대감이 형성된거 같아요.
오늘 오후에도
셋째 형님과 우산 하나를 둘이 받치고
얼마나 정있는 대화를 나눴는지.
단풍님 부러우시죠?ㅋㅋ
몸의 거리는 마음의 거리라는거
많이 느껴지지요.
우산 하나 받치고 도란도란 했다면 모범 가족입니다.
이전엔 효부상 효행상 같은 상이 있었을텐데요 모범가족상 받으셔도 되겠어요~
단풍은 달랑 세식구이니 부럽지요
부러우시죠?ㅋㅋ 요렇게 노골적으로 약올려도 괘않아요 ~~~~그런다고 약코 죽고 그러지는 않아요
자다가 일찌감치 눈이 떠졌습니다.
제 지인들도 오래 전 타국에 나가 계속 자리잡고 사는 사람들이 꽤 됩니다.
그들이 귀국 해 만나보면 참으로 순수 해 놀라움 연속이지요.
그들의 사고는 오래 전 고국에서 살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낄 정도로요.
그들의 계산적이지 않은 순수함 차암 보기에 좋았습니다. ^^~
그렇네요 4시면 이른 시간이지요
여긴 14시간 차이라 낮입니다
애고~ 수피님의 지인들이 그렇다는 말씀에 저는 해당되지 않으니 공연히 제가 움찔해집니다~
그런데 공통된 점이 있긴 해요
교민들 마다 각기 고국을 떠난 시점의 영상에서 딱 멈추게 되지요
이분은 10년, 이분은 30년 , 이분은 50년
한두번 말을 해보면 고국 떠난 시점을 짐작할수 있어요, 딱 그 시절 사진속 인물 같지요 ㅎㅎ
살다보면 가족들이 힘들까봐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주고 받으며 서로가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감사할 일이라서요.
카페의 순기능 인 것같아요.
3월 수필방 오랫만에 모임 기대만땅 이예요.
ㅎ 그래요 편안히 만날수 있으면 좋겠네요 ~~
좋으시겠습니다 .
이렇게 가시기전부터 연락이 오다니요 .
역시 인기맨이십니다 .
그나저나 저는 단풍님을 만나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그러게요
여기저기 이방 저방에서 눈초리나 받고 댕기는데 우짠일인지 몰겠네요
그것도 이방도 아닌 타방분이 더구나 글도 엄청 잘쓴다며 소문 자자한 젊은 여성회원입니다
얼마전이잖아요
댓글로 하와이에서 가족끼리 번개하자고 했더만 단칼에 싫다케서 섭섭했지요
그러니 언제 만나지겠어요, 이제 허리 꾸부정 해져도 기회 없을것 같은디 물 건너 갔서유 ~ ㅠ
이거저거 따질 필요없이
시간내어 오시는 글에
수필방 회원님들 얼굴
봐야지요.
그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네 그래야지요.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