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특파원 칼럼
[특파원 리포트] ‘한글 학교’ 둘러싼 국제 추태
조선일보
파리=정철환 특파원
입력 2024.03.23.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4/03/23/KSSUTCKONNDQBANURTRKZKYL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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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현지시각) 쿠바 아바나에 있는 한글학교에서 현지 학생이 한국어 시험 문제를 교재 삼아 공부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 열풍까지 불면서 세계 곳곳의 우리 교포와 교민(한인·韓人)들도 수혜를 누리고 있다. 한국 음식과 식재료, 문화 상품을 취급하는 곳마다 손님들이 줄을 서며 현지인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덕분에 한인 점포들의 규모가 커지고, 분점을 내는 일도 많아졌다. 낯선 외국에서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어렵사리 삶의 터전을 일군 한인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 한인 상권이 커지고 새로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도 늘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불거진다. 동업했던 이가 바로 근처에 비슷한 매장을 낸다거나, 우리 점포에서 일하던 사람을 웃돈을 주고 데려가 똑같은 메뉴를 만들어 팔더라는 등, 한국서도 흔하게 보는 문제들이다. 창업은 많은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유학생이나 불법체류자를 고용해 ‘한국식 노동’을 요구했다가 갈등이 커지기도 한다. 결국 좁아터진 한인 사회에서 매일 마주해야 할 사람들끼리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늘어난다.
최근엔 한국어 교육 기관인 ‘한글 학교’마저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유럽엔 2022년 기준 29국에 110여 개가 있다. 한인 가정은 물론, 현지인들 사이에도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불자 유럽 곳곳에 한글 학교들이 새로 생겨나는 중이다. 그러자 독점적 지위를 잃고 ‘경쟁’에 내몰린 일부 학교 운영자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더 잘 가르치겠다’는 경쟁으로 승화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사교육 시장에서 보던 추태가 반복되고 있다. 경쟁 학교를 헐뜯거나 평판을 해치는 말들이 나돌고, 아무것도 모르는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옮겨 가지 말라”고 압박하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선 공무원마저 이 추태에 얽혔다고 한다. 한글 학교를 관리하는 파견 공무원이 상습적으로 학교 운영자들의 접대를 받고 편의를 봐준다는 주장, 또 인허가권이라도 쥔 것처럼 “정부 지원금을 밀어줄 테니 형님도 하나 차리쇼”라는 식의 권유를 한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결국 한인 사회의 담장을 넘어 현지인들의 입방아에도 올라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중국·일본 학교들은 안 그러던데, 한국 사람들은 왜 그러냐”는 말까지 들었다.
한글 학교는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운영 지원금을 주고, 교육부 출신 공무원을 통해 나름 관리도 한다. 그런데도 한글 학교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관련 민원 때문에 주재국 외교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고위 외교관들까지 영향을 받을 지경이다. 한글 학교 문제는 그간 국정감사에서도 별로 이슈화되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엄정한 감독에 나서야 괜한 국제 망신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철환 기자 유럽 특파원
논밭
2024.03.23 06:48:12
세계의 최우수 문자 한글을 교포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여 진전투구화 되어 가는구나. 한글과 나라를 망신시키는 교포들 애국애족 정신도 돈 앞에는 없구나 오호 통재면 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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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HOI
2024.03.23 07:06:32
돈에 밝고 의리에 어두운 장사치들이 손을 뻗있다면 거기도 곧 포구나 지역행사장. 최소 외국에 서의 문화사업은 공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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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자유
2024.03.23 07:57:50
해외에서 현지인을 싱대로 또 한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는 한국인들이 많다. K 사기꾼들 조심해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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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3.23 09:04:52
한국인의 골육상쟁과 물귀신 작전은 정말 문제다. 이러니 통일은 그림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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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갓임
2024.03.23 09:03:11
일부이겠지만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편법으로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전체의 규칙을 깨는지 안타까울따름이다. 정치판에서 공산주의자들이 하는짓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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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4.03.23 08:19:28
어느 나라나 꼭 한국 메뚜기들이 시장을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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