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화 한통이 옵니다.
눈팅족 : 낚시갔어?
여백 : 아뇨.
눈팅족 : 저녁에 식사할까?
여백 : 어디서요?
눈팅족 : 5시 30분 여의도에서 보자.
2)
아침에 원두커피를 진하게 내려마셨는데도 몸이 찌뿌둥합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럴 땐 청소가 제일이라 하셨는데..
약수물을 떠온다는 핑계로 배낭 하나 짊어지고 집을 나섭니다.
3)
약수터에 온 김에 산을 올라 봅니다.
햇살이 참 좋습니다.
특히 나무가지 사이로 스며든 햇살은...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0.8세라던데..
여자가 남자보다 5살 더 오래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아주머니들이 아저씨들보다 훨씬 많습니다.ㅎㅎ
4)
산에 오르다가 도토리를 발견했습니다.
곧 가을이 다가오겠죠.
강아지풀도 아직 초록빛입니다.
5)
정상에 다다를무렵..
산에서 본 나무들보다 더 많은 수의 집들을 봅니다.
이러니 '웰빙'이라는 단어와.. '힐링'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끄는 것이겠죠.
6)
벤치에 앉아.. 책을 한 권 꺼냅니다.
10살 아이에겐 1년은 자기 인생의 1/10..
30살 청년에게 1년은 자기 인생의 1/30..
50살 중년에게 1년은 자기 인생의 1/50..
나이가 들수록 1년이 짧게 느껴지는건 당연한 것이겠죠.
밤나무 가지 사이로 스며든 햇살에 눈이 아립니다.
들이키는 공기가 냉랭한걸 보면 여름도 끝자락에 온 듯 싶습니다.
7)
산을 내려올 때가 됬습니다.
약수물을 뜨기 위해 생수통을 배낭에 챙겨 왔습니다.
약수터에 물을 뜨는 사람들은 전부 노인입니다.
이른 새벽 물을 뜨러 갈 때도 항상 노인들이였는데..
주말 낮에 와봐도 노인들 뿐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나이든 사람들을
허약하고 심술 궂으며.. 잔소리가 많고, 탐욕스럽거나 괴팍하게 묘사합니다.
시어머니 또한 악당으로 나오다보니..
소개팅을 나온 여자가 자신의 이상형은 시댁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는 남자랍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시'짜 들어가면 시금치도 안먹는다는 말을 모르냐고 되묻습니다.
2020년 평균연령 100세가 된다고 하던데..
삶의 연륜에서 나오는 노인들의 지혜와 자식의 아내까지 사랑하는 시어머니의 마음도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8)
눈팅족선배님을 만나 회전초밥을 먹습니다.
초밥을 만드시는 분의 빠른 손놀림과 더불어..
접시도 같은 속도로 쌓여 갑니다.^^;
9)
식사를 마치고, 카페를 갑니다.
눈팅족선배님이 우수에 찬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형수님께서는 부끄럼이 많으신지 카메라를 피합니다.
손으로 가리지 않은 것이 더 보기 좋습니다.^^
여백이삼춘~ 이라고 부르는 상민이는..
언제나 마냥 즐겁습니다.
첫댓글 회전초밥 너무 맛있겠네요. 자기 인생의 나이 분모를 보니 요새 1년이 왜 이렇게 짧아지나 한게 이해가 가네요. 즐감했습니다. ㅎㅎ
저도 생각해보다가 분모로 잡아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나는 가는세월이 너무 빨러 여백님 저 세월좀 붇들어 잡고있어요.
선배님께서 잡는 법을 알려주신다면야 한 10년 잡고 있겠습니다.^^;
아~~ 물뜨러 갈때 카메라 하고 책을 가져가야 하는 거군요.. 물병하고. 아침에 상쾌한 사진 잘보았습니다...
주말 낮이라 카메라와 책을 챙긴 것이고요. 새벽에 갈 땐 물통만 가지고 갑니다.^^;
고놈 참 누구 아들인지 자알 생겼다 ㅋㅋㅋ 여백님 고마워요. ㅎㅎ
상민이는 볼 때마다 엄청난 속도로 크는 듯 싶습니다.^^;
음.....주말에......물통 짊어지고 뒷산에 가기엔 아직 넘 이른거 아닙니까? ㅎㅎ담부턴 빨강 운동화에 체크남방 입구선 홍대로 가세욧!! 여백님 손금에 여복이...음...에잇...말 안해욧! 참고로 저도 회전초밥 무지하게 좋아라 합니당..ㅎㅎ 보아하니 동해도 같기도 한것같은뎅...^-----^*
옷...접시만 봐도 아시는군요...동해도 여의도 본점입니다...ㅎㅎ
영화볼까 하다가.. 약수물도 뜨고, 책도 읽어볼 겸 찾았습니다.^^;
좋은 사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사라뇨;; 머물러 주셔서 감사드려요.
구루마에 물통하나실어 현관앞에 놓고갑니다...
이제부터 약수터 가실적에 저희집 물도 한통 부탁드립니다.
네... 리터당 오천원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을 보면 어느새 빠져드는 느낌은 무엇일까요?...생선초밥도 먹고싶고, 산책을 가고 싶네요. 사진 아주 좋습니다. 여백님,,,역쉬
초밥을 원없이 먹어봤네요^^ 개인적으로 유부초밥이 맛나더라고요
가을이 성큼다가왔슴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네^^ 여름의 끝자락에 온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