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스코어는 국내에서 특수전 헬멧 체계로 잘 알려져 있는 회사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국내 특수전 관계자 대부분(물론 당연히 제대로 연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이 MSA SORDIN이나 Peltor에 대해서만 알고 있고 옵스코어가 세계에서 가장 실전에서의 문제를 해결해낸 차음헤드셋을 개발했다는 것을 잘 모르는 편입니다.
그러나 옵스코어의 AMP 차음헤드셋은 2019년 SOCOM에서 Peltor의 COMTAC6를 물리치고 미 특수전 부대 정식 지급품으로 지정되어 보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옵스코어의 AMP는 Adaptive Mission Platform의 약자로서 2중 청음보호기능을 진정으로 실현해낸 장비이기 때문입니다.
옵스코어는 그동안 실전을 겪어본 사람들만이 아는 문제들을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학적인 해법을 제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자 우선 앞서 적었던 내용들을 다시 돌아봅시다.
앞서 설명드린 글에서 지적된 차음헤드셋들의 문제는 결국
소총 사격/교전 시 자세와 기법, 상황에 따른 이어커버의 이탈/간섭 문제.
열과 땀의 방출
기도비닉의 유지 라고 하겠습니다.
펠터 COMTAC 5가 제시한 2중 청음보호기능은 결국 기존의 수동식 귀마개를 착용하고 다시 볼륨을 크게 올린 차음헤드셋을 착용시키는 것이기에,
기도비닉 부분에서 크게 불리했고, 그 외에도 여러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어커버가 없으면 청음 보호능력이 감소될 수 밖에 없고,
이어커버로만 청력을 보호하면, 사격이나 기동/전투상황에 따라서 이러커버의 밀폐가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옵스코어는 이러한 문제를 AMP를 출시하기 전에 내놓은 RAC 헤드셋에서부터 조금씩 풀어가기 시작합니다.
옵스코어 RAC 헤드셋은 헬멧에 견착될 때, 펠터와는 달리 레일 상부가 아니라 후부에 결합됩니다.
그리고 헤드셋의 이어커버가 중심 볼트에 의해 빙글빙글 유연하게 돌아가도록 연결되지요.
이는 하이레디를 통한 교전이나, 그 외 여러 이유로 발생하는 반동, 급격한 동작으로 인한 소총과 이어커버의 간섭을 상당히 상쇄시켜버리는 효과를 가집니다.
저런 구조를 가지면, 적어도 헤드셋이 중심축에서 더 유연하게 외부간섭을 흘려내고, 헬멧의 급격한 충격과 간섭이 생겨도 이어커버는 위치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저 때까지 옵스코어는 아직 회로 소형화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부가 뚱뚱해집니다.
사실 펠터 하부의 저 곡선은 견착을 훨씬 편하기 만들어주는 아주 좋은 디자인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RAC는 하부가 뚱뚱하니까 나름의 아쉬움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까지 RAC 역시나 2중 청음 보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었지요.
그러다가 AMP가 나옵니다.
AMP의 가장 혁명적인 기능은 바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지만, 헤드셋과 링크되어 작동되는 귀마개 (NFMI Ear Plug)를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즉 이제 더 이상 헤드셋의 음량을 고도로 증가시키지 않아도, 귀마개로 소리가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즉 이제 심지어 차음헤드셋의 이어커버가 아예 완전히 파손된다고 해도,
NFMI이어플러그가 귀를 막고 있는 이상, 소음으로 부터 청각이 보호될 수 있게된 겁니다.
그러니 이제 앞서 열거했던 모든 현상으로 이어커버가 간섭되어도 상관없게 된 것이죠.
또한 AMP는 최초로 출시된 모듈형 차음헤드셋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기존의 모든 헤드셋이 듀얼 라디오를 위해 무전기 결속부가 양쪽에 하나 씩 있는 모델, 한 쪽에 있는 모델 다 제각각이었고 대개 나토 Plug만 제공하던 것과는 달리
필요한 케이블을 언제든지 본체 헤드셋에 부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덕분에 옵스코어 AMP는 특별한 개조 없이 규격 케이블만 있으면,
중국제 저가 무전기부터,
일본 ICOM, YAESU,
미국 Motorola 등의 무전기 접속부에 모두 호환되고,
기계화 차량 내부 인터콤, 헬기 내부 인터콤에도 직접 결속 가능합니다.
이는 현지조달 장비 혹은 현지에서 흔한 장비와 별 문제없이 직결이 가능하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블랙옵스 작전, 대한민국의 엑스파일 작전에서 작전을 입안할 때 상당히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만 AMP도 단점은 있습니다.
우선 이어커버 간섭/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헬멧과 이어커버의 연결부가 좌우로 돌출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실전이나 필드훈련 중 잎이나 풀을 건드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부도 여전히 매끈하지 못합니다
NFMI 기능을 작동시키면 배터리 수명이 60~80시간으로 줄어버리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배터리 수명 부분에서는 여전히 펠터가 강자입니다.
결국 언제나 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 다시 언젠가, 다른 문제현상의 근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영역에서 당연히 벌어지는 일이고, 중요한 것은 완전 무결한가 보다는 장점과 단점이 얼마나 의도에 맞게 교환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총은 기본적으로 무겁지요. 특히 기관총은 더 무겁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들고 다니는 것이 군대이고, 그 이유는 무거워서 가지고 다니기는 힘들어도, 그 것이 주는 효과가 그 것을 감내할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하간 지금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용두사미나 중도 글작성 중단이 있기 전에 졸렬하게 나마 글을 마무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첫댓글 히히히히힣
공학계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죠.
"두 마리 토끼는 한번에 잡아도 세 마리 토끼는 한번에 못잡는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단 하나의 완벽한 Solution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언제나 모든 답은 Adaptive일 수밖에 없다는 게 공학계의 근본적인 한계점.
그래도 좀더 Optimize된 장비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만큼 공돌이랑 군바리 갈아넣었으면 더 좋은거 내놔야지?
그렇지요.
와이파이와 배터리, 미세공법 등이 발전하면 할 수록 다른 해법이 다시 나올겁니다.
@panchan1 전자장비를 많이 운용하는 만큼 무엇보다도 배터리가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겠네요. 저 현역시절에도 보면 통신병들은 음식과 총과 통신기 다음으로 배터리를 챙기더군요. 다른건 다 버려도 배터리는 넉넉해야 된다고...
오.. 신기한 내용이네요. 현역 때야 사격장에서만 총을 쏘니 귀마개 끼고 쏴서 괜찮다고 넘어갔지만, 실전이면 내 귀 다 망가지겠군 했는데, 나름 다양한 방법으로 보호하고 있군요.
그래도 일반 현역은 저런 거 없이 실전 투입되겠죠??..ㅋㅋ
민방위가 되어서 다행이다..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보편화하기에는 아직 비싸고 해서 미군 일반보병도 수동형 귀마개 씁니다.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을 통해 소음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의 완성도를 높이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일단 인간의 학습 기준으로 500년 정도 돌리면 되긴 될 것인데,
문제는 딥러닝을 위한 빅데이터의 제공이 되겠습니다. 모든 경우의 반향음을 채집하는 것과, 순수하지 않은 사운드 샘플을 구분해내는 것은 아마 도전이 되긴 할 겁니다.
@panchan1 미군에는 데이터가 있을 줄 알았는데 데이터가 없군요. ㅠㅠ
그러면 어쩔수가 없지요.
컴퓨터비전의 물체감지랑 능동학습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입장에서는
사운드 처리는 아는게 없어서리 ㅠㅠ
@구경하는사람24 여차하면 목숨 잃는 전장에서 피말리며 싸우고 있는 병사들에게 데이터수집까지 하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할 거 같고...뭐 드론이라던가 하는 장비가 따라다니면서 채집하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아직까지는 드론이 식별성이 높은 편이라...그쪽분야 공돌이들이 고민을 많이 해야겠네요.
일해라 공돌이들!!!
@_Arondite_ 데이터 수집이야 sd카드나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동저장 및 전송시키는 기능 추가해서 실전 돌리다 보면 쌓일것이고 드론은 딥러닝을 이용하고 있다고 들엇습니다
완전 컴퓨터 비전 객체인식의 가장 핫한 스폰서가 미군이라고ㅋㅋㅋㅋ
오죽했으면 대표적인 객체인식 모델 중 한게를 만드신분이 논문마직막에 대놓고 깠으니까요
???: 자 이제 또다시 공돌이들을 갈아넣을 시간이 되었다!
간단해보여도 참 복잡하네요.
사람 몸을 다루는 일이니 당연히 단순할 수는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