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 8월 15일을 기점으로 하여 매년 통일행사가 열리고 있다. 범민족대회, 민족통일대회등 대회 이름은 약간씩 다르지만 형태나 내용에서는 거의 대동소이한 통일행사들은 매년 어김없이 ´통일선봉대´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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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미군기지 앞에서 시위하고 있는 통일선봉대, 손수건을 마스크처럼 두른 복장은 소위 이야기하는 ´사수대´로서 전체 시위대오를 보호하기 위해 물리적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 민중의소리 | 통일선봉대 구성과 내용
올해 역시 8월 3일부터 15일까지 12박 13일의 일정으로 ´통일선봉대´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진주부터 마산 창원 부산 울산 대구 안동 춘천 의정부 성남 등을 거쳐 서울지역으로 들어오는 동군 ‘주한미군철수´팀과 와 목포를 시작으로 광주 전주 노근리 대전 청주 수원 인천을 지나 서울로 입성하는 서군 ‘우리민족끼리´팀으로 나뉘어져 현재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올해 통일선봉대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공무원노조 등이 참여한 ´노동부문선봉대´, 전교조 교사와 청소년.어린이가 함께 하는 ´교육부문선봉대´, 전농이 중심인 ´농민부문 선봉대´, 청학연대 범청학련 한총련 등의 ´청년학생부문 통일선봉대´, 여성 민주노총 범민련 해외단체 등 ´사회단체 통일선봉대´로 구성되고 있으며 이들 중 주축은 범청학련 소속의 한총련 위주로 구성된 ´청년학생부문 통일선봉대´이다.
이들의 목표는 크게 ´민족공조´와 ´주한미군 철수´로 요약된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홈페이지에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을 심장에 새기고 6.15시대에 몸을 던져 2005년 여름을 빛낼 힘찬 진군 미군철수 통일선봉대´라는 배너광고를 넣어 통일선봉대의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소기의 목적대로 ´민족공조´와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활동을 벌여내고 있다. 평택등지의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 철수´집회를 열고 전국 각지에서 ´우리민족끼리´ 잘 살아보자는 ´민족공조´의 내용을 담은 캠페인을 벌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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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미군기지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통일선봉대. 정작 종이비행기를 날려야 할 곳은 미군기지가 아니라 김정일의 관저이다. ⓒ 민중의소리 | 무엇을 위한 ´민족공조´인가?
´민족공조´라는 담론은 얼핏 듣기에 매력적으로 들리는 말이다. 남북한이 합쳐 일본을 무찌른다는 식의 만화나 남북한이 합쳐 세계 초강대국이 된다는 식의 소설들에서 나타나듯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민족공조´는 감성적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하기에 적합하다. 또 ´민족공조´를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하자´는 구호는 그럴 듯도 해 보인다.
그러나 ´민족공조´와 ´주한미군 철수´의 논리는 체제유지를 위한 북한의 허울 좋은 대남전략중 하나에 불과하다. 북한은 거듭된 식량난과 경제난의 원인을 미국에 돌리고 있으며 ´주한미군이 철수´되고 ´민족공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테러전쟁이후 더욱 심해진 미국에 대한 공포를 남한의 여론을 방패막이 삼아 일정부분 덜어내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리의 목표는 사실 ´민족공조´가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와 ´반미감정´의 심화에 있다. 자국민 300만 이상을 굶겨죽이는 정권이 언제 개과천선했다고 ´민족공조´를 하려는가? 300만 이상의 동포를 굶겨죽이는 정권과 무슨 공조를 하겠다고 통일선봉대는 저리 날뛰는가?
통일을 원한다면 ´인민´의 인권을 먼저 생각하라.
통일선봉대는 지난 5일 전북대에서 열린 ´북한인권 사진전´ 행사장에서 욕설을 퍼붓고 게시물을 훼손하는 등의 ´테러´에 가까운 소동을 피웠다. 그들의 시각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는 ´민족공조´를 저해하는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통일선봉대의 공조대상이 북한의 ´인민´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해주는 결과가 되었다. 탈북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는 공개처형과 기아의 문제에 대하여 일언반구하지 않는 민족공조는 누구를 위한 민족공조라는 말인가?
만약 그들이 이야기하는 민족공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공조라면 이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악랄하고 악독한 독재자와 공조하겠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진정 그들이 ´통일´선봉대가 되고자 한다면 통일의 대상이자 주인인 북한 ´인민´들의 인권문제에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그들의 피를 빨아먹는 독재자와 통일할 것이 아니라면.
대대손손 반미할 것인가?
올 통일선봉대의 구성에 있어 특징적인 점은 전교조 주최로 ´어린이민족통일대행진단´을 구성한 것이다. 이들은 교육부가 참가자제 공문을 발송하자 ´통일선봉대´가 아니라는 식의 말장난으로 오히려 교육부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어린이 민족통일대행진단´의 행보를 살펴보자. 이들은 평택미군기지 도보 순례, 맥아더 동상참관, 임진강도보행진, 서대문형무소 참관 및 용산미군기지 순례 등 통일선봉대와 범민련이 주장하는 ´반미´와 ´민족공조´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장소를 찾아다니게 된다.
초등학생의 경우 완전히 성숙한 인격체로 보기 힘들며 자기 판단이 미성숙한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교사의 말은 중, 고등 시기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며 이 시기의 자극은 인생에 있어 많은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따라서 교육적 측면에서도 이 시기에는 보편적이고 윤리적인 측면의 교육이 강조된다. 그런데 ´반미´와 ´민족공조´가 무슨 절대선이라고 초등학생들을 물들이는가? 범민련 남측본부 등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세력은 대대손손 ´반미´를 물려주려나 보다.
´통일선봉대´의 활동을 보면 6.15 공동선언을 지지관철하고 ´민족공조´를 한다는 미명 하에 거룩하고 숭고한 통일운동을 하는 양 행동하면서 결과적으로 북한 독재정권을 위한 통일운동만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행위가 민족과 통일을 위한 양심적 행위인양 착각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고통 받고 신음하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외면하고 ´김정일 독재´에 산소마스크를 씌우는 행위임에 불과함을 깨달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