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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땅함을 생각했어요.
오전 요결공부 때 자연주의 사회사업의 이념 세 번째와 네 번째, 다섯 번째를 공부했어요.
보통사람들과 함께 누리는 보편적 복지, 평범한 복지, 바탕을 기르는 복지를 공부하며
마땅함, 기본을 생각했어요.
오전 공부를 마친 후,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 집에 갔어요.
세 명의 아이가 모두 집에 있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아이들이 자주 가는 곳에 찾아뵙고 인사드렸어요.
아이들이 자주 가는 제일교회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목사님을 뵙고 말씀을 들었어요.
사회사업을 하는 데 있어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 물으셨고, 힘든 점은 없는지 물으셨어요.
힘들 때, 자신의 능력으로 부족할 때,
공부하고 동료들과 나누면서도 부족할 때를 인정해야 한다 하셨어요.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기가 판치는 세상에서 똑같이 사기 치는 것과 같다 하셨어요.
때로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솔직히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셨어요.
젊은 세대는 자신의 색깔을 뚜렷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는 반면,
전체나 타인과 어울리며 끈기를 갖고 해 나가는 뚝심이 부족하다 하셨어요.
첫 마음을 생각하며 뚝심 갖고 끝까지 열심히 해 나가야지, 동료들과 조화를 이뤄야지 생각했어요.
아이들 학습교재를 판매하시는 어머님을 뵈었어요.
박경희 선생님과 관계 맺고 계셨던 분이어서 농활에 대한 소개와 각자 자기소개를 했어요.
어머님께서 반겨주시고, 고마워해주셨어요.
어머님께서 평소에 아이들이 볼 만한 책과 문제집도 후원해 주신다고 해요.
마을에서 관계 맺고, 소통하는 것. 저도 박경희 선생님처럼, 김희 선생님처럼 사회사업 하고 싶어요.
오후에는 민주시민 공동체 교육을 받았어요.
생명평화 결사 전남지부 간사이신 이민철 선생님께서 진행 해 주셨어요.
열린사회에서 교육받아 오고, 교육 해 왔던 민주시민 교육을 곡성에서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워요.
생명평화 순례 CD에 담긴 잔잔한 명상음악에 맞춰 춤 테라피의 “고리 만들기” 게임을 했어요.
두 명씩 짝을 지어 몸으로 고리를 만들며
서로를 느끼고, 마음을 나누고, 창의적인 생각을 몸으로 표현했어요.
고2 남학생 철희와 짝꿍이 되었는데,
진지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고 창의적인 동작들을 해 주어 참 고마웠어요.
철희와 함께하니 저도 진지하게 임할 수 있었고, 창의적인 표현을 할 수 있었어요.
두 명씩 고리 만들기를 한 후, 두 팀으로 나눠 열명씩 하고, 다시 두 팀을 합쳐 스무 명이 함께 했어요.
첫 사람이 서면, 다음 사람이 고리를 만들고, 그 다음 사람이 이어서 고리를 만들어요.
그렇게 한 바퀴 돌고나면 다시 맨 첫 사람이 빠져나와 고리를 만들며 순서대로 이어나갑니다.
말없이 하느라 순서가 헷갈릴 수 있지만,
내 앞 사람을 기억하면 이야기 나누지 않고도 쉽게 할 수 있어요.
단절된 부분을 연결하고 싶어 힘든 동작이어도 몸을 구부려가며 연결했어요.
‘이렇게 관계를 소통하는 삶을 살고 싶다.’ 생각했지요.
어려운 동작에 힘들지만, 옆 사람에게 기댈 수 있어 편해요.
하지만, 옆 사람이 빠져나가고 나면 기댈 곳이 없어 힘들어요.
이웃, 가족간의 관계를 소통함으로써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사업을 하고 싶어요.
말없이 집중하니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눈으로 대화하기도 했답니다.
서로 마음을 열고 함께 할 수 있어 좋아요.
두 번째 게임은 “한 사람, 두 마음 토론” 입니다.
세 명씩 짝이 되어 사람과 마음의 역할을 합니다.
가운데 있는 사람은 “사람”의 역할을 하고, 양 옆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의 역할을 합니다.
주제를 정해 두 “마음”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사람“을 설득합니다.
첫 번째 주제는 “학교”입니다.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학교에 꼭 다녀야 해.” 주장하는 부모,
“학교에 가지 않아도 돼.”라고 주장하는 부모의 역할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체벌” 입니다. 체벌을 반대하는 입장과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세 번째 주제는 “돈” 입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한” 마음과 “돈이 없어도 행복한” 마음입니다.
“사람” 역할은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 쪽 “마음”의 이야기를 듣고, 타당한 “마음”을 선택합니다.
“마음” 역할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게 주장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입장에 서 보기도 하고,
“사람”이 되어 자신의 생각과 다른 “마음”의 주장에 설득당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주장, 생각을 깨끗이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내 주장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경청하기도 하고,
내 말을 논리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온 몸을 열고 듣기”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온 몸이 귀가 되어, 온 정신을 집중하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연습을 합니다.
몸을 돌리고, 고개를 돌리고, 끄덕이고, 맞장구를 치기도 하며 진지하게 듣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을 받으며 “만인선생주의”를 생각합니다.
민주시민교육에서는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구분이 없이 “모두가 선생이고, 모두가 학생입니다.”
“교육진행자 = 모더레이터”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교육 참가자들이 각각 자신들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클라이언트가 가진 강점으로, 그들의 삶 속에서, 그들 스스로 살아가는 복지생태를 만들도록
거들고 주선하는 사회사업가의 역할과 모더레이터의 역할이 비슷합니다.
아이들, 청소년들을 만날 때 내 생각을 강요하기보다
그들이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도록 거들고 주선하며 그들의 생각에서 배우고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선생이고, 모두가 학생입니다.”
이민철 선생님께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 좋은 교육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민주시민 교육 기법 중에서도 간단하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깊이 있는 교육이 좋다 하셨어요.
그래서 간단하지만, 깊이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한 사람, 두 마음 토론”을 진행한다 하셨어요.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담박해진다.”
특별한 것, 어려운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기본적이고, 단순하지만 마땅함을 좇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오후에는 MC용 선생님 생신파티를 했어요.
친구들에게 선생님 생신파티 하자 주선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어요.
고2 철희와 해수가 친구들에게 색상지에 롤링페이퍼를 쓰자 주선 해 주기로 했어요.
영상배움터에서 영화를 보고 있던 중3 휘향이, 유라, 별이에게 물었어요.
“얘들아, 우리 MC용 선생님 생신파티 하자.
케이크 마들 재료 사러 갈건데, 가치 안 갈래? 가치 케이크 만들자.”
“선생님, 영화 볼래요. ”
“대신, 저희가 영화 보면서 풍선 불게요. 풍선 장식도 해야 하잖아요.”
“좋아. 그럼, 너희가 풍선 책임지는거다! 고마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 이야기 해 주는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아이들에게 묻고, 의논하길 참 잘했다 싶습니다.
도와달라 부탁하고, 하고 싶은 것을 물으니 모두가 신나고, 즐겁게, 신속하게 파티가 준비됩니다.
중3 은경이, 수림이와 손 잡고 해피존 앞 몽블랑 베이커리로 향합니다.
“수림아, 은경아. 어제가 MC용 선생님 생신이었잖아.
어제 선생님들끼리 먼저 파티를 했는데, 저 앞 빵집에서 케이크를 샀어.
내일은 친구들하고 파티를 할 건데,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 말씀드렸더니
아저씨께서 케이크 재료를 파신다고 했어.
수림이랑, 은경이가 인사드리고 해피존 소개도 하고, 케이크 재료도 필요하다고 해 볼래?”
아이들이 좋다고 합니다.
몽블랑 베이커리에 들어서니 아저씨께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예의바르게 인사 드리고, 은경이가 다가가 해피존과 자신들에 대한 소개를 합니다.
케이크 재료를 사고 싶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친절한 아저씨께서 케이크 크기도 골라 주시고, 직접 만드신 생크림도 듬뿍 담아 주십니다.
케이크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생크림 바르는 칼도 빌려주십니다.
아이들이 집에 가는 6시 까지 돌려 드리기로 하고 감사히 받습니다.
가장 큰 케이크 시트를 사고, 생크림도 듬뿍 얻고, 칼도 빌렸는데 아저씨께서 8천원만 받으셨어요.
딸 같은 학생들에게 많이 받을 수 없다 하시며 웃는 얼굴로 가져가라 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인사드리고 나오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아이들에게 감사편지를 써 보면 어떨까 물으니 좋다고 합니다.
칼 돌려 드릴 때 편지도 함께 드리기로 약속합니다.
케이크 시트를 샀으니 꾸밀 재료가 필요하지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으며 바로 옆 마트로 향합니다.
마트를 한 바퀴 둘러보고, 후르츠 칵테일 캔과 해바라기씨 초콜릿을 샀어요.
해피존에 돌아오니 큰 배움터에서
MC용선생님과 농활선생님들, 3학년 별이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어요.
MC용 선생님이 파티 준비를 눈치 못 채시도록 하기 위해
춤을 잘 추는 별이가 춤을 가르쳐 드리고, 농활 선생님들이 함께 했어요.
여자친구들과 함께 밥상집에 모여 케이크를 꾸미기 시작했어요.
정성껏 생크림을 바르고, 후르츠칵테일을 올리고, 가운데에 해바라기씨로 MC용 이라고 썼어요.
함께 케이크를 만들며 친해지기 어려웠던 친구들과도 많이 가까워졌어요.
만들며 남은 재료를 먹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궁리도 하며 즐겁게 만들었어요.
드디어 파티 시간.
풍선이 가득한 밥상집에 MC용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케이크와 풍선 목걸이, 롤링페이퍼를 선물 해 드렸어요.
모두 함께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드렸어요.
선생님께서도 감동 받으시고, 아이들도 즐거워해요.
남은 생크림을 서로의 얼굴에 바르며 한 바탕 신나는 파티를 한 후, 함께 청소 했어요.
쓰레기를 쓸고, 걸레질로 생크림을 닦으며 함께 하니 해피존이 금새 깨끗해졌어요.
파티를 마치고 시간이 늦어져 아이들이 급히 돌아가 케이크 칼을 전해주지 못하게 되었어요.
어찌할까 궁리하다 해피존에서 함께 있기로 했던 효원이에게 부탁했어요.
“효원아. 이 빵칼을 몽블랑 베이커리에 돌려드려야 하는데, 가치 안 갈래?
6시 까지 가져다 드리기로 했거든.”
“좋아요. 가요 선생님.”
몽블랑 베이커리에 도착하니, 효원이가 예쁘게 웃는 얼굴로 감사드립니다.
아저씨께서 잘 만들었는지 물어보셔서 핸드폰 사진을 보여드리니 예쁘게 잘 만들었다 칭찬 해 주십니다.
딸들이 왔으니 먹을 것을 줘야 하겠다며 빵 2개를 주십니다.
기분 좋아진 효원이가 빵을 한 입 먹더니 해피존에 가서 농활 선생님들과 나눠먹자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효원이의 친한 친구 수진이 조카를 만났어요.
효원이가 빵 하나를 수진이 조카에게 줍니다.
효원이의 예쁜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쉐어링을 마칠 때 까지 기다린 효원이가 선생님들께 빵을 나눠 주었어요.
작은것도 나눠먹는 마음을 가진 효원이. 약속을 잘 지키는 효원이가 참 고맙습니다.
특별한 활동이 아닌, 일상의 평범한 일 생일파티를 구실로 아이들과 관계 맺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고, 각자 자기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로 역할을 분담했어요.
생일파티를 하며 선생님께 축하의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어요.
해피존 친구들과 MC용 선생님의 관계를 더욱 좋게 만들었고, MC용 선생님을 세워드렸어요.
케이크 만들기를 구실로 마을과 관계 맺었어요.
각자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갖고 리더가 되어 진행했고, 뒷정리도 깔끔히 했어요.
아이의 인격과 지역사회의 바탕을 기르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활동, 많은 예산과 인력,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에요.
오늘 하루 평범한 일상을 구실로 마땅함을 좇으며 활동했어요.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드렸어요.
기본, 평범함, 마땅함 속에서 아이들의 인격과 지역사회의 바탕을 생각했어요.
작지만 소중한 일상에서 귀한 배움을 얻었어요. 고맙습니다.
첫댓글 좋은 공부 함께 나누어주는 미리야 고맙다. 모두 떠난 빈자리가 크지만 그전과 다르게 채울 용기가 찾아온듯 설레고 흐믓하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철암에 있는 동안 곡성이 그립고, 선생님과 농활팀이 생각났어요. 내일은 봉조리 어르신들께 전화드리려고 해요. 선생님, 어서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