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9 연중제20주간 목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1-1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1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하고 말하여라.’
5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7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8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9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10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11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선포 선교사로서 나의 첫 선교현장에서 만난 친구 부부가 있다. 진짜 열심히 사는 친구다. 쉽지않은 삶의 여건, 환경이지만 그들은 인생을 즐길 줄 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안다. 엄청 바쁜 생활이었지만 원통선교공동체와 속초 밥집 봉사에도 열심이었다. 올초에 두 아들, 손자 손녀들이 모의하여 열어 준 번개 환갑잔치가 무척 좋았던 모양이다. 손자 손녀들이 자기들이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최고의 선물이라는 깜짝쇼에 엄청 감동을 받았단다. 그는 이렇게 늘 감동 속에서 신나게 즐겁게 산다. 그는 얼마전에 있는거 없는거 다 끌어모아 큰 오토바이를 사서 요즘 틈만나면 여행을 다닌다. 가끔은 부인도 뒤에 태우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21,1-11)과 그 이후에도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과 반대 거부하는 이들의 대조는 계속된다. "성전 정화" (21,12-17), "무화과나무 저주" (21,18-22), "두 아들의 비유" (21,28-32)와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 (21,33-46)에 이어 그 대조는 오늘 복음말씀인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계속된다. 이 비유에서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초대받은 이들에 대해서 보여주신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았으나, 그 부르심에 응답한 이는 드물었기에 선택된 이들은 적었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결단을 촉구하신다. 하늘 나라의 도래를 깨어 기다리라는 마태 23-25장 종말론적 설교의 배경이다.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22,7) 예루살렘과 성전 파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본문은 실제 예루살렘과 성전 파괴 사건(70년)을 보고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복음서 저자는 이 파괴를 초대에 응하지않은 유다인들에 대한 징벌로 이해하고 있다.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땅끝까지, 모든 사람들이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잔칫방인 교회는 세상 만민들에게 열렸다. 이제 온 세상이 혼인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교회가 될 것이다. 메시아 시대, 하느님 나라의 구원의 시대를 살고있는 세상이 바로 교회다. 세상의 복음화, 세상을 복음의 가치로 변화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교회는 결코 그 울타리 안에 안주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그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세상이 바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세상의 사회, 경제, 문화, 정치, 과학을 복음적 가치로 변화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로서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다. 거룩하고 존엄하고 아름다운 존재다. 그가 불자든, 회교도든, 무신론자든 상관없다. 모든 사람들의 그 본래의 모습인 거룩함과 존엄함과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것이 세상의 복음화다.
그런데 초대받은 이들 가운데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 역시 부르심을 받았지만 선택되지는 못하였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았지만, 예복을 갖춰 입지 않은 사람은 혼인잔치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쫓겨나게 된다. 이 혼인잔치에 걸맞는 "혼인 예복을 갖춰 입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마태 18장의 교회 공동체 생활에 대한 담화에서 보여주셨다.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18,3)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달고 바다 깊은 곳에 빠지는 편이 낫다."(18,6-9 참조)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18,10)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18,15-18 참조)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18,25-35 참조)
이렇게,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았지만, 예복을 갖춰 입지 않은 사람은 혼인잔치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쫓겨나게 된다.
매일매일 소풍가듯 신나게 즐겁게 사는 친구 부부. 이 사람들이 바로 부르심을 받고 선택된 사람이다. 공감, 연대, 나눔으로 모인 우리 생태복지마을 공동체의 정예 멤버다.
삼척 용화 장호항은 라이딩하기 좋은 7번국도 미항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