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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의 코스모스 |
노래가 낫기는 그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開闢)하는 꽃아./…/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서정주의 '꽃밭의 독백-사소 단장(혁거세 어머니의 짧은 시)'
인생은 노래로 시작된다 할만하다. 엄마의 뱃속을 떠나 벌거숭이로 이 세상에 떨어질 때 내지르는 고고한 그 울음, 그것은 한없이 낯설고 새로운 경이의 출발을 감내하기 위한 놀라운 감정의 폭발, 인생 서막의 뜻 깊은 노래인 것이다. 인생살이 굽이굽이에 엮어지기 십상인 노래가 그중 나은 까닭은 희노애락애오욕을 적절히 표출하여 자기만족을 꾀하고 지상의 생명체들끼리의 정서교감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漢)나라 말 유비가 유표의 수하 장수 채모에게 쫓겨 곱다시(피할 수 없이 꼭) 죽게 된 적 있었는데 유비의 말 적로(的盧)가 10m쯤 되는 넓이의 강 단계(檀溪)를 단숨에 뛰어 넘어 적의 추격을 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보다 400여년 전 한나라가 열리기에 앞서 진(秦)나라 멸망기의 영웅 항우는 싸워서 진 적이 없었다고 했다. 한번은 항우가 유방의 30만 대군을 멸하고 유방을 단기로 도망가게 했다는 것이다. 항우의 용맹과 역발산(力拔山·산을 뽑아 올릴만한 힘)의 괴력도 괴력이었지만 무엇보다 그의 오추(烏錐)라는 명마의 역할이 컸다. 오추는 흑룡의 변신이라 했다. 오추를 탄 항우가 어떤 경우라도 싸워서 진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의 오만과 무지에 진 뒤 죽음을 받아들인 그는 애마 오추를 오강(烏江)의 정장(艇長·함대의 우두머리)에게 주어 강을 건너가게 했을 때 주인 항우가 가물가물 사라져감을 본 그 말, 그만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런 명마 오추도 물에 빠져 죽었거늘 하물며 바다를 건너 달릴 수 있는 말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아침마다 꽃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인다. 그 세상 아름다움의 극치를 펼친다. 매사에 싫증을 느낀 여인 사소(娑蘇)는 혁거세를 잉태한 채 그 꽃의 개벽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인생살이에서 그중 나은 노래일지라도 그것은 오욕칠정의 산물인 바, 무심의 표상인 구름을 헤쳐 더 높이 솟을 수는 없는 것이다. 시에서는 뭍의 달리기 선수일 뿐인 말을 바다가 알은 척도 않는 그 한계를 한탄하고 있다. 그리하여 꽃의 문이 열릴 수 있는 길이란 벼락이나 해일과 같이 제어할 수 있다거나 뛰어넘을 수 있는 경우가 못되는 일임을 알면서도, 피나는 절규의 방망이로 꽃의 문짝을 두들기고 있다. 무력한 몸을 닫힌 꽃의 문에 기대선 채로. 자고나면 꽃이 열어 보이는 아름답고 현란한 새 세상, 곧 인간 본면목의 한자리인 미적해탈경(美的解脫境·아름다움으로 도달한 부처의 경지)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절규를 읊조리고 있다.
천룡사 주지
첫댓글 꽃이 인생의 길과 같음이 보입니다.
무등등 자유 찾으소서.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석가모니불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날마다 행복하소서!!! 관세음보살()()()
지극한 마음으로 지극정성 염불합시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