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취생몽사군의 기억속에 콩나물밥은 여름음식으로 남아있다. 콩나물을 비롯해 그 외의 모든 재료가 사시사철 아무 때나 구할 수 있고, 음식의 특성상 여름에 먹어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말이다... 어릴적 계절에 상관 없이 어머니가 해주시던 콩나물밥을 맛있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여름만되면 콩나물밥 생각이 난다.
프롤로그 2
족히 1년 전부터 맥공주가 콩나물밥 한번 해먹자고 졸랐다. 재료비가 많이 들거나 손이 많이 가는것도 아닌데 번번히 희망사항은 묵살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솥에다 직접 밥을 지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귀찮았다. 아니다. 귀찮기 보다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밥을 짓는다는 사실이...
그런던 어느날...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취생몽사군이 자진해서 콩나물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한가로운 여름날 저녁 콩나물밥 한그릇 쓱쓱~ 비벼먹던 그 옛날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우선, 말그대로 콩나물밥을 짓는것부터 시작했다. 먼저 콩나물을 솥 바닥에 깔고, 30분 정도 불려논 쌀은 콩나물 위에 부어 고르게 편다. 다음으로 소금물에 씻에 청주에 담가놨던 조갯살을 얹고 쌀과 동일한 분량의 다시마육 수를 붓는 것으로 끝! (밥짓는 요령이야 취생몽사군 보다 더 잘 알고 계시는 분이 많으시기에 생략합니다.)
고슬고슬한 밥알 사이로 박혀있는 조갯살과 콩나물의 모습이 참으로 소담스럽다. 다시마와 조개 육수 덕분에 콤콤한 바다 내음이 나고 짭쪼름하니 간까지 되어 있어 밥만 봐도 금새 식욕이 동한다.
밥을 짓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었다.
정해진 재료나 분량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맛을 향해 다양한 조합을 할 수 있기에,
양념장이나 드레싱을 만드는 작업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양념장에 사용된 재료로는... 다진 마늘, 파, 청양고추에 간장, 다시마육수, 설탕, 고추가루, 깨소금, 참기름, 새우가루 등이다.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인 시식모드로 돌입한다.
우선 넉넉한 그릇에 콩나물밥을 담고...
양념장을 적당히 끼얹은 다음...
쓱쓱~ 비벼서 얌전떨지 말고 개걸스럽게 먹어주면 된다.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쫄깃한 조갯살의 육질이 기분 좋은 식감을 전해 주고, 간과 맛이 벤 밥에 지대로된 양념장 까지 곁들이니 먹는 동안에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밥솥째 갔다 놓고 먹는데도 다른 반찬은 필요가 없을 정도다.
아무리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손 치더라도 국물 한가지는 있어야 겠기에,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오이냉국을 준비했다.
여기서 잠깐... 취생몽사군이 최근 개발한 초간단! 맛보장! 오이냉국 만드는비법을 소개하면... 우선 굵은 소금으로 씻은 오이를 잘게 채썬 다음 약간의 간장, 마늘, 참기름, 깨소금으로 밑간을 해서 먹기전 까지 냉장고에 보관해 둔다. 먹기 직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시중에 판매되는 평양냉면 육수를 붓고 식초로 뽀인트를 주고
생수로 희석하면... 아주 맛깔나는 오이냉국이 완성된다. (냉면육수의 경우 풀무원과 오뚜기는 강추고... CJ는 적극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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