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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발전기본계획 및 세종학당에 관한 토론회 장면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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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는 "순수한 국어를 살려 쓰는 민족은 창조적으로 번영하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는 교양계급과 일반 민중이 분열되고 노예근성에 빠져 결국 멸망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만큼 국어는 한 나라에 대단히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그 소중한 국어를 그냥 방치한대서야 아무 의미가 없다. 어떻게 발전시키고, 또 어떻게 보급시켜나가느냐 하는 것은 한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동안 이 소중한 국어를 방치한 듯했다. 그것은 한글날을 일반 기념일로 오랫동안 놓아둔 것이 증명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들어 우리 국어 발전을 위한 빠른 환경변화가 있었다. 국어기본법이 제정되었고, 한글날이 드디어 국경일이 된 것이다.
여기에 올해는 국립국어원에서 세종학당 설립계획을 내놓고 실행에 들어가 우리를 더욱 들뜨게 한다. 한 국어 관련 학회 회장의 말처럼 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어쩌면 핵폭탄 같은 사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종학당은 국어발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세종학당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고, 손뼉을 받기 위해선 주먹구구식 계획이어선 안 된다. 많은 관련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손을 잡아가야 하는 일일 터이다. 그런 점에서 4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립국어원과 이계진 의원실이 공동주최한 '국어발전기본계획 및 세종학당에 관한 토론회'는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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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회사를 하는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왼쪽)과 이계진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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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토론회는 10여 명의 국회의원과 국어를 사랑하는 청중들이 소회의실을 가득 메운 채 시작됐다. 먼저 개회사를 한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국어정책은 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적극 나서야 발전한다. 국어발전기본계획과 세종학당 운영 방향에 대한 귀중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축사를 한 한글 세계화를 위한 의원모임 대표인 신기남 의원과 문화관광위 소속 김재윤 의원은 국어발전을 위해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주최자인 이계진 의원도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한글이 온 누리를 주름잡으며, 세계적인 언어로 거듭나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민족을 한 울타리로 엮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기본발제는 "국어발전기본계획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이장협 국립국어원 언어정책부장이 발표했다. 이 부장은 국어 환경의 분석과 진단부터 시작하여 3대 중점 추진 과제와 10대 부문별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발표문에서 "국어정책을 거시적 세계주의로 바꿀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발표 가운데 '국어정책 시민평가단을 꾸릴 것'과 '옛 한글, 이두, 구결, 한자 등 자모 목록 정비 및 표준화 추진'이 눈길을 끌었다. 또 국제결혼 이주 여성 등의 한국어 교육 확대, 국어상담소 지역별 국어 문화운동 거점화, 국어정보 종합사이트 개발과 운영, 한국어 다양성 체험관 설립 따위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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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의 기본발제 1의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장협, 권재일, 남영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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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 토론에 나선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은 "전체 발표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국어발전기본계획은 목표치가 추상적이란 생각이 들고, 세부 추진방안이 없다"라며 아쉬움을 표시했고, 국립국어원과 시민사회를 연계해서 국어환경 개선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주문도 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권재일 교수는 토론으로 "국어기본법이 지향하는 국어 보전과 발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한 규제가 따라야 하고, 올바른 국어 사용을 현저히 해칠 수 있는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조정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국어 발전과 관련하여 국어기본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데 개정 의지가 있는지 또 그를 실천할 방안은 있는지 물었다.
두 번째 기본 발제는 최용기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의 '한국어 교육의 현황과 세종학당 운영 방향'이었다. 그는 "중국의 공자학원은 10개년 계획으로 우리의 10배인 4천억을 투자하는데 국내 10개 대학에 이미 개설하거나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여 한국어 문화권역 확대(일명 세종학당) 전략으로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세종학당이 추진하려는 한국어 교육의 방향은 어느 한 나라의 문화를 타국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문화 상호주의 원칙에서 쌍방향 문화 교류의 성격을 지니게 될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에 개설될 세종학당의 설립목적은 아시아적 문화연대와 현지인 노동 인력의 고용 창출을 위한 한국어 문화의 교류와 한국어 교육의 진흥이며, 대중적 한국어 문화의 교육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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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의 기본발제 2의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용기, 송향근, 조향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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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 이에 토론자로 나선 조항록 국제한국어교육회장은 "세종학당 계획을 보고 나는 '마침내 한국어 국외 보급이 국가사업으로 펼치는구나!'라는 감회가 서렸다"라고 말하면서 대학 중심이 아닌 대중으로의 확산이 목표라면 기점 대학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며, 앞으로 교재와 교육과정, 교수방법, 교원양성 등에서 민간과 적극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송향근 이중언어학회장은 "한국어로 현지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표현과 이해가 가능하도록 현지 특화형 교재를 개발하여 보급한다면 현지 밀착형 한국어 교재 개발의 한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하지만 그는 "세종학당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지속적, 주기적인 평가가 꼭 필요하며, 현지 교사들을 활용하고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장을 메운 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기로 토론회는 예정 시간을 30분이나 넘겨 끝났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이상규 국립국어원장과 이계진 의원은 사람들의 열기를 높이는데 큰 구실을 하여 사람들에게 손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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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발전기본계획 및 세종학당에 관한 토론회 장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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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 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국어정책은 가만히 앉아서는 발전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토론회는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토론회를 지켜본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이제 이 토론회를 계기로 국어발전기본계획의 완성을 기하고, 세종학당의 큰 발전이 예약된 것은 아닐까? |
2007-04-05 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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