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쎄긴 쎄구나!'로 나의 뇌리에 확실하게 각인된 것은 바르세로나 양궁세계선수권대회이후부터였다. 아마도 1990년쯤이었제?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그 대회에서 남녀별 금은동을 모두 독식했다고 기억된다. 그 전부터 잘한다는 이야기는 더러 들어왔더랬지만, 메달을 독식하다니 ...
사태가 이쯤되니, 문제나 현상을 따지는 걸 業으로 삼다보니 자연히 이것도 ... 그래서, 다음 날 학교엘 도착하는 길로 바로 조교 선생을 불렀다. 지금은 일본 某 대학의 현직 교수로 있는 졸업생(85학번)이 당시 조교 선생으로 있었고, 내가 개인적으로 몹시 아끼던 제자였다.(90년을 전후로 통도사 옥련암에서 쓸쓸히 생활하고 있을 때, "그냥 오고 싶어서 ..." 라면서 불쑥불쑥 찾아오는 것으로 나를 위로했던 내 강새이였음)
나 : 얘야! 어제 바르세로나에서 ... ...(어쩌고 저쩌고 ...)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가 뭘까? 축구등 다른 구기종목은 4강은 커녕 16강에도 들지 못했
는데 ...
조교 선생 : (긴장한 자세로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른 종목에 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
련을 실시하고 ...(어쩌고 저쩌고)
나 : 콩~(알밤 하나 먹이는 소리) 그러면, 축구 코치들은 비과학적으로 훈련을 시켰다는 이야
기인데, 그 말을 축구 감독들이 인정하겠나?
그게 벌써 15년전의 일이다. 인생이 이렇게 해서 흘러가는 갑다. 어쨌든, 우리 민족의 긍지를 만방에 과시한 그네들의 쾌거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그 '이유'를 발생학(유전학)적인 입장에서 피력해 보고자 한다.
아시아에서 韓中日 등 동북아 삼국은 산악국가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같은 산악국가라고 해도 엄밀히는 소위 '등급'이 있게 마련인데, 중일에 비해 한반도는 더욱 험준한 고산준령이 많은 특징이 있다. 이렇게 전제한 다음, 인류사의 초창기 때, 호모 사피엔스가 야수나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키 위해 사용했던 무기로는 칼, 창 그리고 활 등을 들 수 있다. 이 세 무기가 三國에서 두루 사용되었지만, 칼은 상대적으로 평지가 더 많은 일본에서, 창은 쬐금 험란한 중국에서, 반면 활은 훨씬 험준하여 대표적인 산악지역인 한반도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활용되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니, 지금처럼 첨단과학기재를 이용한 방어시스템이 발달된 것도 아니고, 고작 철기류로서 자신을 방어하는 '세월'이다보니, 우리의 선조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시위를 잡아당겼음은 쉽게 짐작이 간다. 시도 때도 없이 화살을 가늠하다보니, 신체 자체도 활을 좀더 잘 쏘게끔 조금씩 변형되었다고 여겨지고,(아시죠! 레마르크의 用不用說) 또 유전인자도 변해간 결과, 오늘날 올림픽에서 불세출의 성과를 낳았다고 여겨진다.
이상에서 졸견을 피력해 보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몇 가지 남는다. 다른 대륙에서는 우리 만큼의 산악국가가 없느냐? 영원히 독식하게 되느냐? 남자보다 여자가 더 나은 이유는?
무릇 모든 사회문제와 현상에 대한 유일한 해석만이 있을 수 없으며, 또 하나의 이론만으로 완벽하게 설명될 수는 없다는게 현대 과학철학의 기본 입장이다.. 그러므로 보다 완전한 설명은 다양한 측면에서 본 설명과 또한 다양한 이론이 종합되어져야 한다. 며칠전 언론에서 강한 '이유'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 또 기본기에 충실함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기에, 식사 후의 나른함을 쫒기 위해 몇 자 껄적거려 보았다.
첫댓글 예.그렇지요.기억은 희미하지만, 국사시간에 기억을 더듬으며 보면,"중국역사책에서 우리민족을 평하길 "활잘쏘고,가무에 능한 오랑캐들'이라고 하더니만,, 그러고보면 연구대상이 아닐까 싶네요.
교수님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첨언해서 여자선수들이 더욱강한 이유는 옛부터 손끝으로 모든일을 했기에(김치담그기, 설겆이, 다듬이질, 남편안마해주기등..)손끝으로 팅구는 양궁은 한국여자선수들이 독식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여성의 손끝따라올려면 앞으로 많은 세월이 지나야 할듯..
역시 대단한 김동국 교수님이세요. 늘 감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