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자녀가 대화를 거부하고 방 안에 콕 박혀 지내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밤 늦도록 안 자고 오후가 되어서야 깨어나는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혹독한 사춘기를 지내는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을 느껴 보게 하는 책이다. 주인공 '시지'는 이름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소시지'라는 별명에 시달린다. 별명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성장통을 겪는 과정인지 잘 모르겠지만 주인공 '시지'는 친구와의 관계에 담을 쌓고 지낸다. 그런던 어느날 모처럼 엄마와 외출한 '시지'는 엄마 친구의 아들 '얼'을 만났다. 어렸을 때에는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시간이 흘러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태였지만 서로 만남을 통해 옛 추억을 끄집어 낸다.
여기에서부터 '시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주위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나 자신 외에는 어떤 누구에게도 신경 쓰지 않았던 '시지'는 '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만남은 단 한 번의 만남의 뿐이었다. 짝사랑일까? '시지'는 일방적인 짝사랑에 그친 경험이었지만 다른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게 되었고 컴컴한 동굴을 빠져 나오게 된다.
제15회 사계절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아기 거북이가 해저 깊은 곳까지 내려가기 까지 숱한 위기를 넘기는 과정을 빗대어 청소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른들도 모르는 자기만의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른이 대신 깨어줄 수 없다. 반드시 아기 거북이가 이빨이 부러지는 고통을 경험하고서라도 스스로 해야 될 일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그래서 황혼 녁 저물어가는 찬란한 태양을 볼 수 있도록 참고 인내해야 한다. 어른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