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브랜드 이름을 한 두 개쯤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명품’ 이라는 단어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 와 있다. ‘명품’ 브랜드임을 앞세워 광고하는 마케팅 또한 기세를 부리고 있으며, 맹목적인 명품 선호현상이 사회적인 무리를 빚기도 한다. 이토록 명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진정한 명품이란 무엇일까.
국내에서의 해외 명품 소비 경향을 보면, 개성있는 특별한 디자인의 명품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기 보다는 일반인에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의 유행제품을 선호한다. 이것은 고가의 희소성과 특권적 성격을 갖는 명품을 자기만족을 위해 구입한다기 보다는 과시적이고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맹목적 명품소유 열풍이 아닌가 한다.
특별함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
명품 중의 특별한 명품, 특권층을 위한 한정수량 판매(limited edition) 를 목적으로 나온 해외 명품 브랜드의 제품들을 보면서 ‘소수를 위한 디자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만나보자. 이는 희소성에 가치를 둔 제품으로 일반 명품과는 차별되는 몇몇 마니아들을 위해 특별 제작된 제품이다.
가방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 루이비통 (Louis Vuitton)에서 새로 나온 시계 콜렉션이다. 이는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의 Champs-Elysees 루이비통 매장이 오픈하면서 선보인 제품으로 단지 20개만 특별 한정으로 제작되었다. 46개의 블루 사파이어와 192개의 다이아몬드가 들어가 있으며, 케이스는 18K 화이트 골드로 제작되었다. 시계판에 새겨진 에펠타워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며 루이비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모노그램의 기호들이 눈처럼 내린다. 20개 한정 특별 제작인 만큼 공개된 가격은 없다.
몽블랑 (Montblanc) Solitaire Mountain Massif Skeleton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탄생한 이 어마어마한 다이아몬드 만년필은 18K 화이트 골드로 만들어 졌으며, 1277개의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123개의 블루 다이아몬드가 사용되었다. 전세계적으로 3개 한정수량만 제작되었으며, 1억4천만원에 이르는 가격과 더불어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만년필이 아닐까 한다.
태그 호이어 (TAG Heuer)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경주( Racing)와 관련된 시계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시즌에 나온 아방가드 크로노그라프 (Avant-Garde chronographs) 시리즈 역시 자동차 경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3500개 한정 수량 제품이다.
벤츠 (Mercedes-Benz) 를 위한 디자인으로 ‘SLR’ 이라 이름 붙여진 이 제품은 2006년 신모델이다.
‘SLR’ 시리즈는 원래 100개 한정으로 벤츠 구매 고객에게만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었으나 올해 한정 수량을 늘리면서 마케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아직 의문이다. 참고로 2004년형 ‘SLR’은 1천만원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고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마니아 사이에서는 큰 인기라고 얻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06년 4월에 선보이게 될 카레라 (Carrera)시리즈도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예약주문이 쇄도한다고 한다.
그렇다. 폴로 (POLO) 다. 폴로에서는 ‘말탄 사람’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스웨터나 티셔츠만 나오는게 아니었다. 2006년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손목에 하는 커프스 (Cuff). 악어가죽과 스텔링 실버, 큐빅으로 만들어진 이 커프스 역시 폴로의 제품이다. 몇몇 소수를 위한 제품인지라 다이아몬드가 아닌 큐빅이 박혔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30만원 가량이다. 과연 이 가격의 폴로 커프스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한때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던 테크노마린(Techno Marine)의 2006년 신제품이다.
시계판은 물론 손목부분에도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장식한 매우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제품이다. 250개이상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이 제품의 가격은 6백만원 상당이다. 소장가치는 글쎄…….
대중적으로 알려진 명품 시계라고 하면 단연 롤렉스 (Rolex)이다. 롤렉스는 단지 가격이 높아 부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것 뿐만 아니라 소장가치를 인정받는 브랜드 파워를 갖는다.
300개 가량의 시대별 롤렉스 시계를 볼 수 있는 빈티지 롤렉스의 경매가 4월과 5월 프랑스에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번에 선보일 롤렉스 시계들은 중고품임에도 불구하고 2천만원-3천만원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한다.
명품. 무조건 초 고가의 가격만이 명품을 결정 짓는 요인이 될 수는 없다. 오랜 전통과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낸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 제품 구매후의 서비스와 제품의 희소성까지 겸비한 명품이 진정한 명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유행을 따르고 과시적인 부의 상징으로 명품을 소장하길 원한다는 것은 진정한 명품의 멋을 모르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까. 개인적인 소장가치와 개성과 애정이 담긴 명품만이 가격을 매길 수 없는 (Priceless) 진정한 명품이라 단정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