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는 하나의 퍼포먼스(Performance)를 통해 남왕국 유다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줄과 멍에를 만들어 예레미야의 목에 걸고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צִדְקִיָּה, Zedekiah)와 시드기야를 만나러 예루살렘에 온 사신들에게도 그 줄과 멍에를 주어 에돔과 모압과 암몬과 두로와 시돈의 왕들에게도 전하도록 하였습니다(2절, 3절). 이 퍼포먼스를 행한 시기는 3절에 나오는 것처럼 남왕국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 때입니다. 1절에서 하나님께서 여호야김이 다스리기 시작할 때에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이 퍼포먼스를 행한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구절로 아마 예레미야가 주요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던 때를 다시 한번 상기(想起)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남왕국은 BC 586년에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의 멸망으로 망했는데, 시드기야가 남왕국 유다를 다스리기 시작한 때는 BC 597년경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서 남왕국의 지도자들과 백성에게 바벨론에 대항하지 말고, 바벨론에 굴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남왕국 유다는 애굽(이집트)을 의지하여 동맹을 맺고 유다 주변의 나라들인 에돔, 모압, 암몬, 두로, 시돈 등과도 연합하여 바벨론에 대항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줄과 멍에를 자기 목에 걸고, 그 줄과 멍에를 더 만들어서 주변 국가들의 사신들에게도 주어 그들의 왕들에게 전하면서 이렇게 줄에 매이고 멍에를 멘 것처럼 바벨론에게 굴복하여 바벨론을 섬기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3절).
예레미야는 줄과 멍에를 멘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그 퍼포먼스가 의미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4절부터 11절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모든 만물의 주관자이심을 선포하면서(5절), 그 시대의 모든 땅을 바벨론(בָּבֶל, Βαβυλών, Babylon)의 왕 느부갓네살(נְבוּכַדְנֶאצַּר, Nebukadnessar)의 손에 주었고, 들짐승까지도 그에게 주었다고 말씀합니다(6절). 역사(歷史)를 섭리(攝理)하시는 하나님께서 느부갓네살을 그 시대에 사용하시려고 종으로 삼으셨다고 표현하십니다. 멍에를 메워 길들이기 어려운 들짐승까지도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에게 주었으니 모두 그에게 굴복하라는 말씀입니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상의 멍에를 메지 않는 나라와 백성은 하나님께서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직접 근 민족을 벌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8절).
예레미야가 전하는 이 메시지는 유다 왕이나 백성에게 있어서는 매우 굴욕적인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이 우리나라(대한민국)를 쳐들어올 텐데, 이에 맞서지 말고 그냥 일본에게 순순히 항복하고 굴복하라는 메시지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아마 일제강점기를 앞둔 시점에서 어떤 목사님이 이런 메시지를 외치며 다닌다면, 모든 백성은 그 목사님을 향해 매국노(賣國奴)라고 손가락질하며 잡아서 집단으로 구타(毆打)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예레미야가 전하는 메시지는 마치 이와 같아서 유다의 백성이라는 이러한 메시지를 달갑게 여길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메시지의 근원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예레미야의 개인적인 정치적 소신(所信)이나, 정치적인 이득 때문에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전하라고 하셨기에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자들은 아마 예레미야와는 다른 메시지를 전할 것입니다. 유다 백성들이 볼 때 예레미야와는 다르게 전하는 메시지가 훨씬 더 애국적인 것이라 여길 것이고, 하나님께서 선택한 거룩한 민족인 이스라엘과 유다 민족에게 훨씬 더 걸맞은 것이라고 여길 것입니다. 예레미야와 다른 메시지를 전하는 자들은,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사랑하시고 보호하시기에 바벨론에게 멸망당할 일은 없을 것이고, 우리 민족은 영원 무궁히 건재(健在)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자들은 다른 선지자들과 복술가(卜術家, Diviners), 꿈꾸는 자(환상을 보고 말하는 자), 술사(術士, Soothsayers), 요술자(妖術者, Sorcerers) 등은 바벨론 왕을 섬기지 않아도 될 것이니 그런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전합니다(9절). 그들은 거짓으로 예언하는 자들이며, 이들은 유다 백성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바르게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멸망을 향하게 만든다고 경고합니다(10절).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바벨론 왕의 멍에를 메고, 바벨론에게 굴복하면 그 땅에서 계속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시겠다고 말씀합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내게도 예레미야에게 명하신 것처럼 이런 말씀을 주시며 전하라고 하신다면, 담대하게 그대로 전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국(敵國)에게 순순히 굴복하고 복종하라는 말은 아마 예레미야도 원치 않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도 유다 백성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거룩한 백성이라는 자부심(自負心)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속한 공동체나 나라가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상황을 선포하며 그대로 행하라고 외치는 것은 정말 꺼려지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선포하는 것은 내 의견과 일치하느냐, 나도 그것에 동의하느냐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어야 합니다. 전능자이시며,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 전하라고 하면 그대로 전해야 하는 것이 메신저(Messenger)의 역할입니다. 훌륭한 메신저는 원래의 말씀을 가감(加減) 없이 그대로 전하는 것입니다. 중간에 적당히 부드럽게 만들거나, 그 의미를 축소시키거나, 자신의 의견을 더하는 것은 원래 말씀을 전하는 자의 의도를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눈치를 살펴서 상대방에게 맞춰서 전하는 것은 메신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들은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혹시 그대로 전하다가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담대히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해야 합니다.
이 시대에, 우리 공동체에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를 곧이곧대로 받아서 그대로 전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들이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주님,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온전히 깨닫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말씀을 그대로 전하는 자로서 말씀을 전하고 선포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큐티
#매일성경
#라이트하우스고양
#안창국목사의말씀묵상
#예레미야27장1절부터11절
#예레미야의퍼포먼스
#줄과멍에를메고메시지를전하는예레미야
#바벨론왕느부갓네살에게굴복하고섬기라
#바벨론에게굴복하지않으면하나님께서직접벌하시리라
#하나님께서주신말씀이내의견과일치하지않을때
#훌륭한메신저는하나님께서하신말씀그대로전하는것이다
#하나님의말씀이내생각과다르더라도그대로전하라
#훌륭한메신저
https://cafe.naver.com/lighthousegoyang/1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