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 2
잠시 후.
꺾은 손목위에 아슬아슬하게 쟁반을 받쳐 들고 달려 온 시발노가 7번 테이블에 불루조니워커27년산을 올려놓자 장대호가 못마땅한 듯 한쪽 눈을 찌그러트렸다.
눈치하나로 먹고사는 시발노가 장대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히죽 웃었다.
“회장님 이거 너무 하이죠? 이런데서 이거 마시는 얘는 걔뿐이거든요. 걔는 입만 높아가지고.”
“야! 씨발놈!”
“네?”
“걔 그 정도냐?”
시발노가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호들갑을 떨었다.
“요거시. 백만.”
“너. 전라도냐?”
불루조니워커 값을 넌지시 암시하려던 시발노의 말을 뭉개는 장대호에 놀라 시발노가 황급히 잡아뗐다.
“아녀유.”
“충청도냐?”
“아닙니더.”
장대호가 껄껄껄 처음으로 웃었다.
“너 프리구나! 좋아! 마음에 들었다.”
“저 좀 팔려 다녀서 사투리가 입에 뱄습니다. 헤에, 회장님.”
장대호가 시발노의 어깨 뒤로 시선을 옮겼다.
고영애가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고영애가 시발노를 밀어내고 자리에 앉았다.
시발노가 깜짝 놀랐다.
“흐메. 고가 아니재? 요 자리랑께.”
장대호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고영애를 나무라자 장대호가 말렸다.
“됐어! 거울과 술은 마주봐야 하는 거야!”
고영애가 테이블위의 불루조니워커를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이거 딮불루나이트 아냐? 어머나!”
시발노가 재빠르게 고영애를 소개했다.
“회장님, 미스고는 우리 업장 최고캐런티 싱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장대호가 은근히 고영애를 바라봤다.
장대호의 눈치를 살피며 시발노가 불루조니워커를 들었다.
고영애가 고개를 꺼덕였다.
한 번 더 장대호의 눈치를 살핀 시발노가 블랙조니워커를 날쌔게 따며 고영애에게 말했다.
“회장님께서 하사하신 딮불루만큼 딮나이트로 모시더랑께. 전 이만 물러가겄습니다. 회장님.”
고영애가 첫잔을 권했다.
“회장님.”
장대호가 민첩하게 고영애의 술병을 가로챘다.
“아니오. 첫잔은 미스고가 해야지.”
“어머. 회장님. 정말이세요?”
“세상의 모든 시작은 여자로부터 이루어졌으니 당연한 거 아니오?”
“어머? 회장님.”
고영애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장대호가 웃었다.
“서브타이틀이?”
“영애에요.”
“본명이구나?”
“네.”
“나이트생리는 잘 모르지만 화류에서 본명 쓰는 용기가 대단해.”
고영애가 술잔을 빤짝 들어 보이며 자신의 잔에 자작하는 장대호를 바라봤다.
“회장님 앞이니까요. 스트레이트로 해요?”
“편한 대로.”
내민 장대호의 술잔에 잔을 부딪치며 고영애가 말했다.
“이런 기분 처음이에요.”
“술잔 처음 부딪쳐보나?”
“전 객석에 앉지 않거든요.”
장대호가 빙그레 웃었다.
“그럼 오늘은 내가 스페셜이라는 말이군. 가까이서 보니 더 아름답소.”
“어머! 회장님.”
“아름다운 거 보고 아름답다 느끼는데 뭐 잘못됐나?”
“어머. 회장님. 자꾸 감동 주지마세요. 나중에 저 혼자되면 허전해져요.”
“아름다운 꽃은 외로울 틈이 없고 아름답지 못한 꽃은 고고한 법이야. 왜 그런 줄 아나?”
“벌들이 안 날아오나 보죠?”
장대호가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벌들이 안 날아다니는 꽃이 어디 있으며 아름다운 걸 어떻게 알겠어? 꿀만 달면 됐지.”
고영애가 눈을 빤짝였다.
“왜 그런데요?”
장대호가 의미 있게 고영애를 바라보며 은근하게 말했다.
“아름다운 꽃은 꺾여서 화병에 꽂혀 사랑받고 꺾여 지지 않는 꽃은 흔하기 때문에 고고하다는 뜻이지. 그러니까 고고하다는 뜻은 오래되어 시들어 죽는다 이 말이야. 하하하하.”
“아이 회장님. 회장님 첫 느낌은 아라비아왕자님 같지만 지금은 시인 같으세요. 정말 매력 있으세요.”
세 번째 술잔을 부딪친 후 고영애가 말했다.
“저, 마지막 스테이지 올라가야 할 시간이에요. 갔다 와도 되죠?”
장대호가 덤덤하게 말했다.
“선을 긋고 가는 건가? 아니면 풀고 가는 건가?”
고영애가 장대호의 귀밑으로 입술을 가져가서 말했다.
“저, 가위가 없거든요.”
장대호가 호쾌하게 웃었다.
잠시 후.
빨간우산을 들고 스테이지에 나타나 탭댄스 추며 노래하는 고영애를 장대호가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장대호가 테이블 램프를 들자 시발노가 쪼르르 달려왔다.
“네 회장님.”
장대호가 불루조니워커를 병 채 한 모금 마신 후 말했다.
“야! 씨발놈!”
시발노가 잽싸게 허리를 굽혔다.
“네, 회장님.”
“볼 룸 있나?”
첫댓글 양주 이름도 잘모르겠슴니다.
고영애와 한잔 나누는 장대호~~~
ㅎ
양주이름 기억할 정도라면 아파트 서너채 가져다 부었군요...ㅋㅋㅋㅋ
편한 밤되세요
웨이타 이름 한번 특이 하군요..
시발로 장대호라는 사장 등장으로 무대에서 빨간우산든 무대춤꾼이 출연하고
계단에서 만난 염치한의 빨간 우산의 여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글쎄요. 빨간우산이 한개두개 아니니까요...ㅋ
명절 잘 쉬셨죠?
술마시는 라이트클럽 분위기가 눈에 선 합니다.
나이트클럽에 자주 가셨군요...ㅋㅋㅋㅋ
눈에 선연합니다...김소연님 흔드는 모습이....ㅋㅋㅋㅋ
시발노가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역활를 단단히 잘하는군요.
잘보았슴니다.
웨이터 수입이 걸렸는데 죽기살기로 붙어야죠....ㅎ
명절 끝 피곤을 풀겸 나이트로 가심이 어떠실지...운동 꽤 됩니다....ㅋㅋㅋㅋ
클럽에서 이있었던 이야기 잘보았슴니다.
네 감사합니다.
술값 매상께나 올리겠슴니다.
불경기에 여기라도 매출 올라야 살지요...ㅋㅋㅋ
잘보았슴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