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골에서
시. 박응식
용틀임에 물보라치다.
굽이굽이 담양호 돌고 돌아
물줄기 따라 올라가면
영산강 발원지
그 곳,
부서지는 폭포 아래
용소,
햇빛에 일그러지다.
조약돌은 얼마나 많은 세월
물에 닳고 닳아 둥그렇게 되었나
뼛 속 까지 시린
괭이 박힌 발바닥을 놓는다.
오욕에 물든 찌든 때
정강이뼈까지 씻어버리고
시작하자
영산시원지에서
나는 보았다.
물에 비친 찌그러진 나의 데스 마스크death mask를
덕지덕지 꿰맨 듯,
선 도공 진흙 발라 놓은 듯,
뜨거운 가슴에 송글송글 맺힌 열정
시간의 숨구멍들이 한꺼번에 열린다.
이끼 낀 바위가 물살을 가르며 달려온다.
이제 막 숨 트인 구멍으로.
朴應 植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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