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그림자를 훑어내며
시인 / 이현경
어둠이 뒤척입니다
기꺼이 잠에게 묶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꿀맛 같은 잠을
한 번이라도 좋으니 늘어지게 자고 싶습니다
불을 끈 까만 공중으로 검은 숲이 펼쳐지고
반복적으로 어두워졌다 뭉쳐지고 풀어집니다
많은 시간을 감아놓은 밤으로
들락말락 반쯤 깬 옅은 잠이
천 개의 생각을 끌고 와,
날밤이 새도록 긴 그림자를 훑어내며
어설픈 집 한 채 짓다 부셨다
다시 짓기를 반복합니다
어느새 헐렁한 집으로 여명이 비취네요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맞으러
잘린 잠의 단면을 들고 숲을 걸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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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창작방
밤새 그림자를 훑어내며 시인 / 이현경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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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
25.03.31 04:5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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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밤새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룹니다.
불을 끈 까만 공중으로 검은 숲이 펼쳐지고
반복적으로 어두워졌다 뭉쳐지고 풀어지는 삶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헐렁한 집도 없이 월세로 방을 얻어 살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4월달 월세주는 날이군요.
어디 가서 돈을 마련할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