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홀로족’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혼자 산다는 것은 왠지 뭔가 부족해보이기도 합니다. 자식들 다 출가하고 부부가 살다가 배우자 한 사람 먼저 떠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혼자 사는 젊은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기야 나이가 찼는데 부모 밑에서 빌붙어 사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짐 되는 것 같기도 해서 결혼하지 않았어도 독립해 나가서 혼자 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 좋기야 하지요. 자식인데 가만 보고만 계시겠습니까? 어쩌면 배우자보다도 더 잘 챙겨주실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최고로 편한 상태에서 살 수 있습니다. 다만 좀 미안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사실 젊은이들보다는 늙어가며 홀로 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평생 함께 해온 배우자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아 생을 이어갑니다. 때로는 자식들이 혼자 남은 어른이 걱정되어 집으로 모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그나마 부모가 반대하고 혼자 살기를 고집하기도 합니다. 사실 한 동안 떨어져 살다가 한 지붕 아래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충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 자식이라 해도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둥지 떠난 자식이 옛날 같지 않습니다. 더구나 효자라 해도 배우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로 말도 못하고 꿍한 상태로 지내기도 어렵습니다. 자칫 서로 마음의 벽을 쌓을 수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폭발할지 모릅니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나이 들어도 혼자 사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자식들과 합하지 않으려 하는지도 모릅니다. 자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괜스레 신경 쓸 일 하나 더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은 맏아들이라고 해서 부모님 모시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낡은 관습일 뿐입니다. 부모도 자식도 이제는 그런 의식조차 가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 함께 하는 불편함은 더욱 커집니다. 도시생활은 자연스럽게 결혼 곧 분가를 문화로 만들었습니다. 각자 자기네 나름의 삶을 꾸려갑니다. 무슨 명절이나 행사가 있을 때 만나면 됩니다. 문제는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입니다. 요즘은 그것조차 나라에서 해결의 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바로 ‘요양보호’ 제도라는 것입니다.
아들 ‘종욱’이는 서울에서 결혼하여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크게 넉넉하지는 않아도 아내와 딸 하나를 데리고 잘 살고 있습니다. 며느리인 ‘유진’도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며 시어머니께 잘 하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여자에게 너무 ‘효자’에게 시집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아무튼 종욱이 좀 과하게 효자입니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이제나저제나 걱정됩니다. 수시로 전화하고 그도 모자라 자주 내려옵니다. 어머니가 어떻게 사시는지, 불편하지는 않으신지 확인하고 올라갑니다. 그다지 가깝지도 않은 길인데 말이지요. 때로는 식구가 모두 내려갑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렇게 수시로 들락거리는 것이 오히려 성가십니다.
어느 날 그러잖아도 걱정스러운데 사고가 납니다. 어머니가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구릅니다. 결국 팔을 다쳐 깁스를 합니다. 그런 몸으로 혼자서 식생활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 종욱이는 아내와 협의하여 요양보호사를 붙여드립니다. 물론 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왜 쓸데없이 돈을 쓰냐고 어머니가 펄쩍 뜁니다. 요양보호사가 찾아왔는데 막 대합니다. 그래도 요양보호사는 감내하고 어머니를 위해 봉사합니다.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직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수모를 받으면서도 버팁니다. 바라지도 않는 요양보호사가 와서 집안일을 돌봐준다고? 행여 내 것을 몰래 집어가는 건 아니야?
어머니는 생활비 걱정은 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는 있습니다. 그래도 어르신들 행동은 아끼고 절약하고 돈을 쓰지 않고 사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습니다. 종욱이는 좀 힘들어도 어머니를 위해 뭐든지 해드리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 보기에는 그런 것들이 모두 쓸데없는 낭비로 보일 뿐입니다. 걱정되어 전화하면 따뜻하게 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매우 퉁명스럽게 반응할 뿐입니다. 아들은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거실에 CCTV 장치를 해둡니다. 원격조정을 해서 떨어져 있어도 어머니의 삶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외골수라 할 수 있는 노인 ‘정말임’ 씨는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어른입니다. 요양보호사는 그럼에도 잘 버티고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급한 사정에 그만 사건을 일으킵니다. 그래도 양심은 있기에 제자리에 돌려놓으려 합니다.
옛말에 ‘품안의 자식’이라고 합니다. 자식이라 해도 내 품에 안고 기를 때나 자식 기르는 맛이 있지 다 크고 나면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또 당연히 떠나야지요. 동물세계에서 가장 오래 부모와 함께 지내는 동물이 바로 인간일 것입니다. 그래서 평생 그 관계를 끊지 못 하는가 봅니다. 그래도 각자의 삶이 있게 마련입니다. 자식도 나름의 가정을 새롭게 꾸리고 있으니 그의 삶을 살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든 자식이든 떨어져 살게 되는 것이고 그러고 나면 사실 흔히 하는 말로 ‘이웃사촌’이 되는 것입니다. 혈연보다 진한 ‘심연’(心緣)으로 맺고 살아가게 됩니다. 영화 ‘말임 씨를 부탁해’(Take Care of My Mom)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心緣
너무 소중하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소중한분들과 소중한 주말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복된 주말을 빕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 아침,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