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고 굵은 기타이야기 ]
멀리서부터 속삭이듯 지저귀는 새소리와 창문 틈사이를 엿보며 출렁거리는
햇빛그림자 그리고 맛있는 냄새를 맡으며 기지개를 켜는 자신을 상상해보자
대부분은 현실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여의치 않겠지만, 대신 눈이 뜨이게 되는
시각에 맞추어 귀부터 살짜그니 열어 가보는 것은 어떨까?
예전에 아침 자명종 대신 그 즈음에 좋아하는 연주곡으로 잠을 깨우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 나오는 클래식기타와 같이 고상한 연주는 아니었고, 당시 즐겨
듣던 익숙한 리듬이 나오면 귀가 곧 뜨이곤 했던 것이다
학창시절 기타줄을 조정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기타는 매우 대중
적인 악기이다
전문적인 기타연주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포크송을 부르기 위해 통기타로
반주하기 위해서 코드를 짚는게 대부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몇몇은 클래식기타의 부드러움에 녹았기도 했겠지만 말이다
아마 지금까지도 기타만큼이나 우리에게 친숙한 악기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여러 형태의 기타연주를 함께 들어보자는 이야기이다
성미급한 분은 어떤 곡들이 올려져 있는지 벌써 훓어 보았겠지만 이미 첫
이야기 1편에서 경험했듯이 느긋하게 보조를 맞춰가며 함께 즐기길 바란다
어차피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올려진 곡을 다 들을 수는 없으니, 다음 곡의
곡명이 무엇인지 연주자는 누구인지 정도는 짚으며 넘어 가보도록 하자
그러니까 곡명만 훓어보고 지나가지 말고 앞부분들 만큼이라도 들어보며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곡과의 차이라든지, 처음 알게되는 아티스트의 연주는
또 어떤지 등등 나름대로 비교하고 확인하며 다음으로 넘어가길 권장한다
[ Andres Segovia - Bach Gavotte en Rondeau ]
[ Antonio De Lucena - Carmen ]
[ Pepe Romero - Recuerdos De La Alhambra ]
[ Claude Ciari - Nacht Und Traume ]
[ Jose Feliciano - Malaguena(Live Long Version) ]
70년대 초반 국내에서 "Rain","Once there was a love"로 인기를 떨치고 있던 "호세
펠리치아노"를 AFKN을 통해 연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당시 국내에서도 크게 힛트중이었던 "The Gypsy"를 불렀었는데 곡의 첫 도입
부분에서 그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손가락의 놀림을 보면서 완전히 넋이
나갔었다
그가 애용하던 12줄 기타로 그때 연주하던 모습은 이후 그의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떠오르곤 했었다
국내 맹인가수인 "이용복"의 가요도 함께 힛트하던 시절였으니 비교도 하여
가면서 즐겁게 따라 부르기도 했었다
이 곡은 그의 기타연주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라이브연주이니 시간나는대로
꼭 다시 들어 보시길 바라면서 "킥!"하고 다음, 아래 "콕!"
[ Yngwie Malmsteen - Toccata ]
세계 3대 속주기타리스트중 하나인 "잉위 맘스틴"의 혼이 담긴 연주다
혹시 이런 음색도 기타가 내는 소리인지 아리송해 하는 분들을 위해 올렸다
기타음이 신디사이져와 어울리면서 표현의 폭이 넓어지고 그와 더불어 전기
앰프의 발달로 연주기법도 더욱 풍성해졌다
필자가 철들 무렵 안방에 있는 쌍나팔전축은 "이미자"와 "배호"가 차지하고
있었고, 건전지를 고무줄로 묶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밤이나마 내가 차지할
수 있었기에 한밤의 음악방송을 들으며 깊은 밤을 끼고 보냈었다
그 당시엔 샹송과 칸쏘네가 포함된 팝송의 유행속에 "폴모리아"나 "프랑크
포셸" 같은 경음악단이 인기있었고, 영화의 OST도 꽤 흘러 나왔었다
"딥퍼플"같은 하드락도 한창 득세하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음악의 범람시대인
셈이었는데, 이때가 각자 선호하는 성향을 좇아 매니아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
한 때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까까머리시절에 상위성적으로의 도약을 포기한 덕에 남들보다 더 많은
문화적인 생활(?)에 앞서려고 애썼던 흔적이 당시의 일기장에 남아 있었는데
전문적으로 어느 분야에만 빠지지 않고 마구잡이로 섭렵한 잡식성 취향으로
그득하니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귀에 익숙치 않은 기타연주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면 다음 곡으로 넘어가자
어차피 이런 연주는 기타의 매력에 빠져들면 다시 찾아지게 마련이니까...
[ Neal Schon - Caruso ]
가을이면 어디서든 꼭 한번쯤은 들리는 "루치오 달라"의 "카루소"를 기타로
연주하는 "닐션"도 어려서부터 천재기타리스트 소리를 들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천재적 재능을 십분발휘하여 각 분야별로 큰 자취를
남겨 두었기에 두고두고 대중에게 사랑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반신이 불편한 "랜디 로즈"은 집에서 홀로 기타연주를 독학하고 연습하였다
그의 빼어난 연주실력은 당시의 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충격적인 감탄을 자아
내게 하기도 했다
비행기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일찍 2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만 그의
연주는 이후 락기타리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일렉트릭기타이지만 클래시컬한 분위기의 연주를 두 곡 연속 들으니 귀가
쳐지려는 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이제 산뜻한 곡으로 분위기를 전환해 보도록 하자
[ Pavlo - Fantasia (Live) ]
무거운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즐거운 분위기로 변화시키는데는 즐거운
라틴음악과 함께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것도 많지 않다
라틴리듬은 우리에게 알게모르게 이미 익숙한 리듬이기도 하다
지금 들리는 "파블로"의 "환타지아"는 이 라이브연주가 아주 친근감있다
곡의 중간에 장난끼있는 변형도 미소를 짓게하고 또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로 호응하는 장면이 떠오르게 되어서 마치 자신이 거기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이런 연주는 듣고있는 동안 다음 멜로디를 좇아서 자신도 모르게
귀가 기울여지고 몸어디선가 퍼뜩거림이 느껴질만한 곡이라 할 수 있다
혹 "파블로"의 연주가 맘에 확 드는 분을 위하여 두 곡을 더 올려 놓는다
[ Pavlo - Under The Heat ]
[ Pavlo - Mediterranean Eyes ]
라틴기타 한 분류만으로도 쟝르별로 수많은 연주가 있어서 일일이 모두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아래에 대표적인 라틴기타 연주곡을 몇 곡을
선정해 놓았으니 언제든지 라틴기타의 울림통에 빠지는 것도 좋겠다
80년대 후반에 어느 길거리에서나 흘러 나왔던 "Kaoma"의 람바다
[ Creol - Lambada ]
"산타나"의 대표적인 곡으로 다른 악기들의 연주도 많이 있다
[ Lex Vandyke - Samba Pa Ti ]
다양한 주법의 화려함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플라멩코기타리스트의
경쾌하고 정열을 느끼게하는 연주이다
[ Alex Fox - Guitar On Fire ]
국적과 무관하게 이란계 미국출신의 플라멩코기타리스트인 "아르믹"이
스페인에서 일생을 보내면서 열정을 태운 기타연주 중, 이 곡은 탱고와
플라멩코의 오묘한 조합에 귀기울이다 보면 다른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 Armik - Tango Flamenco ]
"훌리오 이글리시아스"의 노래로 우리에게 친숙한 곡을 벨기에의 음악인
집안의 출신인 "프란시스 고야"의 로맨틱한 기타연주로 들어보자
[ Francis Goya - Historia De Un Amor ]
흥겨운 라틴리듬의 기타연주에 가벼워진 마음을 비우고, 기타도 아니면서
만돌린도 아닌 "부조키 Bouzouki"라는 그리스의 악기를 한번 들어보자
원래 터키의 악기를 그리스인들이 들여와서 전통악기로 삼은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연주법은 기타나 별로 다를게 없지만 보통 4줄의 이중현으로
만들어져 있고 만돌린과 같은 주법과 혼재하는 특징이 있다
필자가 여기서 부조키를 들먹인 이유가 있다
"안소니 퀸"이 주연했던 "희랍인 조르바"에 삽입된 연주곡의 악기가 기타인
줄로만 알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부조키"라는 악기인 것을 알고는 관심을
가지고 들어 보았으나 짧은 귀를 가진 것에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영화의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고인이 된 "안소니 퀸"의 남성적
인 그러나 다소 어눌하게 보이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며 그리워진다
[ Mikis Theodorakis - Zorba The Greek ]
내친 김에 만돌린의 음색과 비교도 해보고 넘어가자
[ Wessel Dekker - Waves Of The Danube ]
이제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낭만의 섬 하와이를 떠올려 보자
수많은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로서 이만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가야금처럼 눕히고 금속이나 유리같은 것으로 현을 슬라이딩시키면서
연주하는데 그 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롭기 그지없다
스틸기타라는 다소 딱딱한 명칭보다는 하와이언기타라고 불리는데 훨씬
낭만적으로 들린다
아래 사진은 영화 "블루 하와이"중 엘비스가 우클렐레라는 하와이의 특산물인
소형기타를 들고있다
하와이언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 Jack de Mello - Blue Hawaii ]
[ Tommy Garrett - Aloha Oe ]
60대에 들어서면서 파워앰프의 발달과 더불어 기타에서 픽업되는 음을
폭발적으로 증폭시키고 기타음을 변형시키면서 갖가지 음색과 음향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얼른 상상이 안되는 분을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던 그룹인
"벤쳐스"의 곡을 하나 들어보자
[ The Ventures - Runaway ]
요즘의 사운드에 비하면 참으로 고색창연하고 단조로운 화음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최신의 앰프기타로 무장한 전천후 인기밴드였다
위와 같이 3,4인조 혹은 5인조 정도의 비슷한 그룹도 많이 있었다
그러한 그룹가운데 영국의 로큰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기타리스트 "행크
마빈"이 이끄는 "그림자들"의 곡도 한번 들어보자
곡명이 당시 유행한 비키니차림의 여인을 상상하게 하여 유명해진 곡이라
는 소문이 있었다
[ Hank Marvin & The Shadows - 36 24 36 ]
들어보면 웬지 날씬한 몸매가 아니고 뒤뚱거리는 펭귄이 떠오르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음악적 슬랭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다음 곡은 "로젠버그" 삼형제의 쟝르오버 리듬중 한곡이다
[ Rosenberg Trio - Mediterranean Sundance ]
재즈기타를 소개하는 것은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외시켰다
그 분야의 이야기로도 하나의 쟝르라고 표현할 만큼 방대하기 때문이다
뉴에이지 계열의 기타연주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빼놓았다
가능한 다른 악기에 휘둘리지 않은 기타음 위주의 연주를 선곡하다 보니
선택의 폭이 좁았다
특히 하드락이나 아트락쪽은 신디사이저와의 협화음때문에 좋은 연주를
포기해야만 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분이 잘아시는 "에릭 클랩튼"과 "지미 페이지","젭벡",
"지미 헨드릭스"등과 같은 세계 4대 기타리스트들도 제외되었다
이런 유명한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이야기에서 까메오로 출연시킬까 한다
긴 시간동안 기타연주만 듣는 동안 떠오르는 곡이 많았을 것이다
지난 수십년을 여기 짧은시간 통속에 퍼담는 무리를 벗어나기 위해서 각기
개성과 대표성을 띠고있는 곡을 추천하면서 이번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맺도록 한다
"마크 노플러"의 스승인 "쳇 애킨스"와 "행크 스노우"의 협연인 이 곡은
곡명을 떠나서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어쩌면 저렇게 호흡이 잘 맞을까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던 연주였다
[ Chet Atkins & Hank Snow - Under The Double Eagle ]
아프리카 카포베르데 출신의 기타리스트의 파두성향이 담긴 연주이다
[ Bau - Nova Aurora ]
다음 곡은 베토벤 현악4중주의 간결한 아리아 한토막인 Cavatina를 편곡하여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한 영화 "디어 헌터"에 삽입되어서 널리 애청되고 있는
곡이다
[ John Williams - Cavatina ]
끝으로 전기앰프기타의 부드러움까지 맛보고 이만 접도록 한다
[ Chantays - Wayward Nile ]
|
첫댓글 제목을 영어로 쓰믄 좀 더 거시기하게 보일까라우?ㅎㅎㅎ
선곡하는데 가장 어려움이 많았네요..
공짜로 편안히 들을랑께 좀 거시기 하네욤애 많이 쓰셨어요
공짜가 어딧어여? 나중에 느린이님 고!소리 들려 줘야지라~~
조르바 연주가..부조키라구요? 첨 알았어요~우크렐레 연주도 없구 Cavatina도 안나오구...그래도 기타 공부 마니 했음다~ 감사^^
우크는 그 자체의 연주만으로는 부족한 악기라서요^^ 글고 카바티나 나와엿! 쪼까 찬찬히 기둘렸다가 찍고 또 찍음 될것임돠잉~? ㅎㅎㅎ
알렉스 여우 피멍으로 튕겨대는 손가락의 애무에 플라멩코의 기타는 정열에 불타오르는데
아 어이할꺼나 듣는 이내 귓가으로 번지는 저 여섯 줄위 정염의 꽃불 나의 탱고를.
언제 들어도 난봉꾼의 기백 당당한 조르바의 춤 시르타키, 꿈꾸듯이 울리는 하와이안 기타여.
쳇 애킨스와 행크 스노우, 두마리 독수리는 자웅을 겨루며 흥겹게 어우러지고
월남전의 상흔으로 울부짖던 젊음들은 우수어린 카바티나에 아픈 절망을 묻었나니...
점잖은 백마님 비키니 여인의 수수께끼, 36(인치) 24(인치) 36(인치) 라믄 풀어지실려나...^^
감미로운 음악따라 파피러스 무성한 나일강도 제 갈길을 벗어나 울덜 공부방에 와서 머물고.ㅎ
ㅋㅋㅋ 그매씨의 곡이음새가 심심치않네요^^ 그리고라잉.... 내가봐도 24는 너무 가늘다요(쿼바디스중 네로가 데보라카의 허리를 보고..)
백마님 음악이 심심치 않다보니 사설이 잠 느네요.ㅎ 중간치수는 잠 해보것는디 위 아래는 죽었다 깨어나도 도달 불가능의 수치.ㅋ
제 기억으로는 미색만이 아니라 후사에 관심이 있기도 한 네로가 데보라 커의 허리 아래사이즈를 언급헌 듯헌디...^^
우와~~~ 이거 시디로 이미 구우셨는가요? 찜~~~했어요. 역쉬 악기는 기타인듯.
또 찜당했네잉~^^
이밤에 다 못듣겄네요. 또 와야쥐.
흐흐...재산목록이 생겼으니 든든. bau들으러 들왓어요. 골라듣는 재미. 음악들으러 드라이브를 가고싶당~ 향후 상당시간 행복한 드라이브 보장. 땡큐, 백마여*^^*
오늘 흑염소 먹으러 가는길 오는길에 백마표 마이뮤직스토리2 다 들었어욤. 조용히 시작하여 일렉까지 방방 신나는 하루였어요*^^* 원본은 집에 두고 복사해서 차에서 들음. 영리한 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