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 서울은 ‘군대 취업’이 1,2위
[국감] 특성화 고교 출신 평균 연봉 1천6백여만원
서울, 경기도 지역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기업 순위가 충격적이다. 서울지역 특성화고 출신 학생이 1순위로 취업한 곳은 해군 부사관, 2위가 육군 부사관, 3위가 롯데리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1위가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 2위가 부사관, 3위가 콜센터 아웃소싱 전문업체 유베이스이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이같은 자료를 공개하며 이채필 장관에게 “열린 고용, 고졸 취업의 기본도 모른 채 고졸지표만을 일시적으로 올리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하나의 의원에 따르면 부사관의 경우 임기 4년의 계약직으로 최근 장기 지원하는 이가 많아 장기 입대도 어려운 실정이다. 롯데리아나 아웃백 또한 시간당 급여를 받는다. 매니저로 승진하더라도 대개 120만원 정도이다.
노동부, 취업 여부만 판단…고용지속성 안 봐
전국의 특성화고 취업 순위를 보면 상황은 약간 다르다. 1순위가 LG디스플레이, 2위가 군대(부사관), 3위가 삼성전자이다. 언뜻 1, 3위에 취업한 학생들이 일면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대전 청년유니온의 최저임금 캠페인(사진=대전청년유니온)
하지만 장 의원은 “1, 3위는 모두 제조업 사업장으로써 고졸 신규채용을 하기 전에 이미 현장 실습생으로 발탁한다”며 “이 학생들 중 일명 ‘버티기’를 잘한 학생들에 한해 신규채용을 단행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성화고 취업률은 취업의 여부만 판단할 뿐, 고용의 지속성은 살펴보지 않아 현장 실습생이 실제로 정식 취업으로 이어졌는지는 통계조차 없는 현실이다.
장 의원은 전국 16개 교육청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의 평균 연봉은 1,640만원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37만원 정도이다. 대졸 평균 임금이 200만원인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장 의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취업자들의 임금 통계는 전화 면접을 통해 작성하고 있어 적은 임금을 부끄러워해 부풀려 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임금은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청, 이명박 정부 치적 위한 취업률 짜내기
낮은 고용의 질, 저임금 등 정상적인 형태의 취업이라 볼 수 없는 취업인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취업률은 2011년 2월과 2012년 2월을 비교했을 때 10% 이상 증가율을 보이는 교육청은 9개에 이르고 평균 14.3%나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이명박 정부가 무리한 취업률을 제시해 목표 취업률 미달에 해당되는 특성화고를 통폐합이나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취업률은 2011년 25%, 2012년 37%, 2013년 60%나 된다. 그리고 실제 9개 지역 평균 취업률은 2011년 27.7%, 2012년 42%에 이른다.
이같은 취업률 짜내기 현상은 단순 아르바이트로 볼 수 있는 일자리까지 모두 취업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2012년 2월 부산의 한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기업 목록 중에는 숯불갈비집이나 PC방, 김밥천국, 치킨집 등이 포함되어있다. 부산의 고졸 취업자의 10%인 400명이 이에 해당된다.
이같은 고졸 취업 현황을 공개한 장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청년정책 브랜드로까지 치켜세운 열린 고용, 고졸취업 정책은 사실상 허상이었다는 것이 교육현장의 목소리”라며 “청년고용지표 향상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일자리와 고용안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