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사고 나서 후회했다. 차라리 카스테라 만드는 법이라도 가르쳐 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니 문학이니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그래도 읽어보겠다고 들었던 책이다.
그런데... 우~와! 아직도 멀기만 한 소설과 문학이다. 그래도 반가운 단어들이 나와서 다행이다.
카스테라.냉장고.기린.대왕오징어.... 그리고 또 뭐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도 박민규씨처럼 이해할 없는 말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나의 무지를 탓해야지!
그렇다고 읽은 책을 반품할 수도 없고... 시간이 흐른 뒤에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기대해 봐야겠다.
"나도 소설을 읽을 수 있다. 문학서적을 읽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날을....
일상의 언어에 길들여진 나에게 상식을 깨라고 이 책은 나에게 말한다.
규칙적인 것, 분명한 뜻이 보여지는 것... 이런 것들을 탈피해서 가끔은 엉뚱하고,
상식을 깨는 어린아이의 상상력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라고 한다.
없는 자의 설움이 재미난 이야기가 되어(나의 높은 수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한 번쯤 돌아보게 한다.
시끄러운 냉장고의 소음으로 고생하는 사람, 살기위해 푸시맨이 슈퍼맨이 되어 일해야 하는 사람,
참고 또 참았던 변비의 해결사가 되어버린 야쿠르트 아줌마, 73번이나 고배를 마신 사람.... 또 뭐드라?????
그래도 한 가지 배운 것은 있다.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을 냉장고 넣어두어야 겠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지들끼리 치고박고 어떻게 되던지간에... 나를 귀찮게 하고 피곤하게 하는 놈들을 모두 냉장고 속으로.....
보기 싫은 사람을 반가워지게 하는 방법은 2~3주 동안 똥의 길목을 차단하고 있다가,
보기 싫은 사람에게 야쿠르트를 사오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다.
한 방에 뚫을 수 있는 강력한 변비약을 동반하고 말이다.
그러면 이 일로 인해 그를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 기린하고 펠리컨, 그리고 너구리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는 고민해봐야겠다.
그 놈들도 어딘가에 쓸모가 있을덴데...
여러 문예지들이 극찬한 책을 무지몽매한 사람이 이해되지 않아 횡설수설 해 봤습니다.
혹시나 저에게 전화를 하거나 찾지 말아주세요... 저도 50%로 백수가 되어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까요?....
** 인상깊은 구절 **
닥쳐! 개새끼야! (P50)
정말? (P182)
책을 덮는다.
힘을 준다.(p170)
책을 편다.
잠깐만 참으면 돼! (p62)
책을 덮는다.
건투를 (P169)
똥이 나오지 않는다 사흘째였을까? (P162)
대장 항문과에 한번 가보시죠?(P163)
계십니까? 야쿠르트예요. (P177)
석달째 똥을 못 누고 있어요 (P171)
정말? (P182)
서비스예요 (p177)
정말? (P182)
내일 부터, 나도 야쿠르트를 마실 전망이다.
그래서 그렇게 된 거야.(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