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27:12~22/ 희망적인 거짓 선지자의 메시지와 절망적인 예레미야의 메시지

[별벗]

내게 좋은 말씀, 내게 거슬리는 말씀이 동시에 들려오면 그 둘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두 말씀 중에 내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말씀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듣기에도 좋고, 내 마음에도 드는 말씀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두 말씀 중에 정말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 왕에게 바벨론에 굴복하고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12절), 이와는 반대로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바벨론을 섬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하는 선지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14절, 15절). 그러한 거짓을 선포하는 선지자들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들이 아니고,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선포하는 자들도 아니라고 경고합니다. 바벨론에 굴복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기근과 전염병을 통해 직접 벌하실 것이라는 처참함을 겪게 될 텐데, 그렇게 되지 않게 되길 원한다고 이야기합니다(13절).

거짓 선지자들은 유다 왕국의 왕이나 백성이 듣기 좋은 소리만 전하고 있습니다. 바벨론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예루살렘의 성전에 있는 기구들을 바벨론 제국의 시날(שִׁנְעָר, Shinar)에 있는 그들의 신전(神殿)에 보관하였는데(대하 36:7, 10), 한 차례는 여호야김 왕 때에 빼앗긴 것이고, 두 번째는 여호야긴 왕 때에 여호야긴을 바벨론으로 잡아가면서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우며 가져갔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빼앗긴 성전의 기구들도 빠른 시일 안에 되찾아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16절). 사람들은 희망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저 역시 희망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자각(自覺)없이 근거 없이 전하는 희망적인 이야기는 오히려 마약과 같습니다. 당장은 듣기 좋지만, 그로 인해 서서히 멸망을 향해 가기 때문입니다. 유다 백성의 짓는 죄악들에 대한 돌이킴 없는 희망은 가짜 희망일뿐입니다. 진정한 희망은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돌이킬 때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죄악을 그대로 방치한 채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근본적인 문제는 잠깐 덮어두고 처참한 결과를 보지 못하게 하는 마약과 같습니다.

그러면서 예레미야는 그 거짓 선지자들이 정말 제대로 된 선지자들이라면 하나님의 성전과 유다 왕의 궁전에 남아있는 기구들이 바벨론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18절). 이러한 예레미야의 이야기는 거짓 선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너희들이 정말 제대로 된 선지자들이라면 지금까지 남아있는 기구들이라도 빼앗기지 않도록 하나님께 간구하며 애써보라”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성전과 궁전의 기구들조차 바벨론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고, 그 기구들은 하나님께서 돌보는 날(하나님께서 정하신 날)까지 바벨론에 있게 될 것이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날이 오면 그때에 다시 그것들을 되돌려 두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19절~22절). 하나님은 이미 유다 백성의 죄악으로 인해 바벨론을 통해 남왕국 유다를 심판하시기로 하셨고, 성전과 궁전의 남은 기구들까지 바벨론에 빼앗기게 하였다가, 나중에 하나님의 때가 되면 그때에야 다시 그 기구들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은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여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후, 약 70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듣기 싫은 말을 싫어합니다. 듣기 좋은 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듣기 원하는 말만 들으면 변화도 있을 수 없고, 진짜 희망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듣기 좋은 말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니고,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만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듣기 좋은 소리냐, 듣기 싫은 소리냐가 중요하지 않고, 정말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어느 것이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하나님과는 상관없이 듣는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 우리 모두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만 전하거나, 그런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결국 멸망으로 가게 되는 길로 향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지금 나(우리)에게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가를 하나님께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잘 분별하여 그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태도가 어떠한지 자신을 살펴보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잘 분별하여 귀 기울여 듣고 순종하는 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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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 27:12~22/ 희망적인 거짓 선지자의 메시지와 절망적인 예레미야의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