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지리산 자락 ‘포레스토피아’
울창한 숲길에서 즐기는 삼림욕
새소리 바람소리 시원한 계곡물소리
예쁜 숙소, 쾌적한 식당과 카페
[고양신문]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최근 문을 연
조용한 힐링 숲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먼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내공리. 먼 길을 달려 도착하니 어느 새 해가 저물어간다. 차는 산청과 하동을 잇는 59번 국도 고갯마루에서 비포장 임도로 꺾어지고도 한참을 들어간다. 이런 산골짜기에 도대체 뭐가 있을까 궁금해질 무렵, 여러 채의 건물이 넉넉한 간격을 두고 자리한 휴양시설 ‘포레스토피아’가 나타난다. 첩첩산중에 숨어있던 영화 속 동막골이라도 만난 기분이다.
늦은 시간의 도착이라 곧장 숙소를 안내받는다. 독채로 지어진 작고 아늑한 숙소에는 넓은 목조 테라스가 딸려 있다. 외부 조명을 끄고 테라스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별들이 쏟아질 듯 반짝인다. 숙소 바로 옆을 흐르는 작은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여러 종류의 풀벌레 소리도 은은하게 섞인다. 산에서 내려오는 선선한 기운에 열대야는 다른 나라 얘기다. 맑고 상쾌한 산공기가 기도를 통과해 허파에 차곡차곡 쌓인다. 포레스토피아에서의 첫 밤, 오감이 호사를 누리며 꿀잠을 잤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구싯골… 사시사철 나물·열매 가득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였다면, 기상 알람은 햇살에 묻어오는 산새들의 노랫소리다. 마당으로 내려오자 숲의 주인이자 포레스토피아협동조합의 실무자인 김홍익 상임이사가 반가운 아침인사를 건넨다. 풍채가 당당한 팽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함께 커피를 마시며 설명을 청했다.
“이곳은 지리산 봉우리 중 하나인 주산 골짜기 중턱입니다. 사방으로 높은 산을 두른 지형이 가축 여물통(구시)을 닮았다고 해서 예로부터 구싯골이라고 불렸지요. 구싯골을 중심으로 주변 약 9만 평 넓이의 숲 전체가 포레스토피아의 영토입니다.”
단순히 넓이만 넓은 게 아니다. 삼림욕에 가장 적당한 해발 300~800m를 따라 침엽수, 활엽수, 대나무까지 여러 종류의 숲이 변화무쌍하게 이어져 삼림욕은 물론, 다양한 숲 체험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김 이사는 “방문자들이 숲 구석구석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도록 7km 길이의 산책로를 여러 코스로 조성했다”고 설명한다.
휴양시설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유실수만 해도 감나무와 밤나무를 비롯해 호두나무, 사과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잣나무, 산수유나무, 보리수나무 등 셀 수 없다. 산나물 역시 숲이 주는 고마운 선물. 계절에 맞춰 고사리, 취나물, 머위, 두릅, 죽순 등을 순서대로 채취할 수 있다. 김 이사는 계절에 맞춰 고사리 따기, 산나물 장아찌 만들기, 곶감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선보일 계획이란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정말이지 무궁무진합니다. 그 많은 선물들을 함께 체험하고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포레스토피아협동조합을 만든 목적이구요.”
외관도 멋지고 실내도 깔끔한 건물들
설명을 들었으니 시설을 둘러볼 차례다. 포레스토피아에 자리한 건물은 모두 7채. 3채는 방문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숙소다. 최대 30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분홍집이 가장 크고, 파랑집에는 16명이 정원이다. 기자가 묵은 빨강집은 가장 작은 숙소다. 넉넉한 간격을 두고 자리한 건물 하나하나의 모양과 배치가 배경을 이루는 숲과 편안한 조화를 이룬다.
하늘색집은 식당 겸 카페다. 쾌적한 휴식을 위해 가능하면 숙소에서는 조리를 하지 않고, 커다란 냉장고와 넓은 주방을 갖춘 식당을 이용하자는 게 포레스토피아의 권고사항이다.
포레스토피아의 건물들은 외관도 멋지지만, 내부 공간 디자인과 인테리어 또한 깜짝 놀랄 수준이다. 가구와 조명, 벽지와 타일 등을 고른 안목도 남다르고, 벽에 걸린 그림과 수납공간에 배치된 소품들도 감탄을 자아낼 만큼 멋지다. 알고 보니 김홍익 이사 아내의 솜씨다.
김 이사는 “학교 선생님인 아내가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고 말하지만, 취미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작품들이 소소한 갤러리를 둘러보는 감동을 안겨준다.
언덕을 조금 올라가 자리한 온실카페 역시 방문자의 감성을 저격한다. 파란색으로 천장과 바닥을 꾸민 유리온실 안에서 건강하게 자란 다육식물들을 감상하며 느긋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경한 곳은 팽나무 쉼터 위쪽에 자리한 다목적 체험공간이다. 김 이사는 “일부러 숙소에서 조금 먼 곳에 배치해 강연이나 모임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독립적인 환경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시원하게 트인 마루바닥,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서재, 초록색 숲이 가득한 통유리창….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숲이 선물하는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
김 이사가 마지막으로 안내한 곳은 숙소 아래로 이어진 계곡이다. 주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길은 포레스토피아 영토 한가운데를 시원하게 가로지른 후 산 아래 마을로 내려가 시천천과 합류한다. 깊은 숲이 품고 있던, 더없이 맑고 시원한 물줄기가 차례차례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든다. 김홍익 이사는 “12년 전 구싯골로 들어온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계곡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한다. 그만큼 계곡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숲이 무성했기 때문이라고. 지금은 계곡 옆으로 접근로와 휴식공간이 잘 정비돼 있어 물소리를 배경 삼아 휴식과 명상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무엇보다도 여름에는 이만한 피서지가 없을 듯싶다.
기자는 포레스토피아의 빨강집에서 하룻밤을 더 묵었다. 꿀잠도 자고, 풀벌레와 새소리도 감상하고, 숲길 산책도 하고, 멀리 건너다보이는 지리산 산세도 조망하고, 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차도 마시고, 계곡 옆 평상에서 뒹굴거리는 호사도 누렸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포레스토피아가 품은 매력의 아주 일부분밖에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
포레스토피아협동조합, 어떤 곳일까
국내 첫 민간 산림협동조합 출범
숲의 선물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생산자·소비자·산주·학자 ‘의기투합’
조합원 100명 추가 모집 목표
숲(포레스트)과 낙원(유토피아)을 하나로 묶어낸 ‘포레스토피아’라는 이름은 숲을 토대로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자는 조합의 정체성과 방향을 분명히 담아내고 있다. 협동조합의 모토 역시 ‘행복한 사람의 숲’이다.
지난 7월 초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범을 알린 포레스토피아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유형의 조합원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이다. 넓은 숲을 소유하고 있는 산주(김홍익 상임이사)가 자신의 산을 조합의 활동무대로 제공했고, 산림의 다양한 가치를 연구하는 학자(김의경 국립경상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합원 역시 조합에서 진행될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할 생산자 조합원, 조합의 유·무형 자산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조합원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홍익 상임이사는 “예전에는 산을 단순히 임산자원을 공급받는 경제적 가치로만 바라봤지만, 오늘날에는 휴식, 힐링, 건강, 만남, 체험 등 훨씬 많은 가치들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고민하다가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한다.
출범 두 달도 채 안됐지만, 어느새 50여 명의 조합원이 모아졌다. 이중에는 두레생협,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같은 전국 단위의 기관 회원도 있고, 서부경남권 중심도시인 진주시의 문화 허브인 (주)진주문고(대표 여태훈)도 포레스토피아의 일원이 됐다. 그밖에 이런 저런 사연으로 김홍익 이사와 인연을 맺은 전국의 지인들이 포레스토피아의 가족으로 흔쾌히 합류했다.
“이 일을 추진하며 산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념이나 취미, 또는 사업적 목적으로 사람을 모으면 한계가 있는데, 산은 어느 누구와도, 어떤 콘텐츠와도 접목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포레스토피아협동조합은 조합원을 150명까지만 늘릴 계획이다. 그 정도 규모가 조합원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에 적당한 규모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란다.
포레스토피아는 숲에서의 힐링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음식 치유, 예술 치유, 임산물 수확 체험, 건강 명상, 임산물 가공·유통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고 있다. 김홍익 이사는 “조합원이면 누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하거나 기획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향후에는 조합원 중심으로 공간 대여와 프로그램 참가 기회가 주어지지만, 현재는 조합원 모집을 위한 홍보 기간이라 누구든지 조합원 이용 가격으로 포레스토피아의 시설을 체험할 수 있다.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한적한 힐링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리산 자락 포레스토피아의 문을 두드려보자.
▮ 주소 : 경남 산청군 시천면 친환경로 23번길 796
▮ 문의 : 전화 010-9198-1855
첫댓글 지기님 제주댁 왔어요
1등으로요
고향시는 발전이 잘되여가고있는듯하네요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하루 되시고
안전운행 하시길 바래요
요즘은 자연에 관심도가 높네요
낮에는 날씨가 덥네요
다른건 하나도 안부러운데 저기 빨강집은 욕심나고 부럽네요
ㅎㅎ 농가에 있는 조립식 이쁜 주택 올려볼께요
@도시농부(고양시) 나도 저런 이뿐집 짖고싶어요
힐링할수 있는곳이네요 조용하니 좋을꺼 같아요 행복한 화욜 되세요~
나이 들어가면서 전원생활에 관심도가 깊어지네요~♡
지기님 영화속 동막골 같은 데는
울 고향이예요 영화도 촬영 했구요
임실은 옛날 영화 많이 찍어요 그만큼 이 시대에 뒤 떨어진 곳 자연이 그대로 있네요 ㅎㅎ
정보 감사합니다 한번 가보고 싶네요
아 글쿤요 장맛기 내리는 날이 더 운치가 극치 일것 같네요
@도시농부(고양시) 저희 고향 섬진강 상류에 동막골 있어요
차승원 나오는 뭐 이장님 인가 그것도 배경이 다 임실입니다 ㅎㅎ
7ㅇ~80년대를 구경 하실거면 임실투어를 하심 뎝니다 ㅎㅎㅎ
이런곳에서 살고 있는 저는 서울 투어가 최고 좋은 여행지 입니다 ㅎㅎ
아주 힐링하기 좋은곳 이네요
혼자는 무서울 것도 같구요
멋진곳에서 몸도 마음도
쉴수있는 행복한 사람의
숲으로 우리 언제 놀러 갑시다
글치요 코로나만 없어져도 어딘들 못 가겠어요
힐링 할수 있는곳을 찾아서 떠나야겠지요
눈으로 덕택에 힐링 잘 했노라고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아네 환영합니다 닉뒤에 ()안에 지역을 붙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