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로비의 현관문이 열리자
엄청난 강풍이 몰아쳤습니다.
여름의 태풍과 같은 강풍이
혹한의 날시에 불어 닥쳤습니다.
바람 한 점 들어 오지 않는 완전무장한 복장이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으로 강풍을 느꼈습니다.
순환도로의 삼거리에 동갑내기를 만났는데
인사를 하고 너무 춥다면서 오도방정을 떨기에
겨울 강풍에 마스크도 쓰지 않고 안면을 드러내고 산행하니까 춥지라고 하면서
나는 전혀 춥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순환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는데
82세 어르신 혼자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다들 어디가고 혼자 내려오시느냐고 하였더니
오늘은 겨울 강풍에 너무 추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어르신과 함께 내려오면서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용봉천교에서 헤어지면서 저는 산책로를 따라 산행을 계속하였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롱패딩을 입은 40대 초반의 젊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늘 처음 본다며 낯선 인사를 하였는데
젊은 사람은 오늘 처음 와 보았는데 너무 좋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몇 년 동안 새벽 산행을 하였는데
정말로 너무 좋다며 앞으로 산행으로 매일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데
애국 아주머니가 올라왔습니다.
인사를 하고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왔느냐고 물었더니
언니들이 투쟁하고 있는 한남동에 공수처가 들이 닥쳤다며 열불나서 일찍왔다고 하였습니다.
애국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현풍천에서
평소 매일 산행하는 어르신을 만나 인사를 하고 일일이 복장을 고쳐 주었습니다.
엄청한 강풍에도 불구하고 산행하는 어르신은 저와 같이 완전무장한 복장이 아니라
얼굴이 얼고 감기 든다며 완전무장한 복장을 강조하였습니다.
하산길에 만난 어르신들은 다른 아파트에 살면서 저와 탁구를 쳤던 68세 어르신과
송현동에서 월광수변공원까지 매일 새벽 산행을 하였던 81세 어르신과
바이크와 사이클 라이딩을 즐기는 69세 어르신과 작은 체구의 72세 어르신이었습니다.
공원 광장에 도착하니
커피타임을 마친 어르신들이 편의 점을 나와 인사를 하였습니다.
저도 편의점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사들고
공원 광장의 데크 무대를 돌면서 천천히 커피를 음미하였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회오리 바람이 불어
데크 무대 아래 쌓인 낙엽들이 하늘을 날았습니다.
엄청난 강풍과 회오리를 눈으로 느끼며 커피를 다 마시고
커피 잔을 수도 꼭지에 끼워 넣었는데 막대기로 운동을 하다가 문덕 보니
종이컵이 강풍에 날라가고 없었습니다.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삼단으로 된 데크 계단에 있는 것을 보고
종이컵을 꾸겨서 강풍에 날리지 않게 수도 꼭지에 꼭 끼워 넣었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가면서 수도 꼭지에 끼워 넣은 종이컵을 잊어 버리고
나중에 다시 가서 아파트 쓰레기장에 고이 버렸습니다.
오늘은 베낭을 벗지 않고 패딩을 입은 채로
쌍절곤을 꺼내지도 않고 나무 막대기로 데크 무대에서 1시간 동안 봉술 운동을 하였습니다.
새로 이사 오신 81세 어르신이 먼저 도착해서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르신은 젊을 때부터 테니스를 20년 쳤고
그리고 배드민턴을 30년 쳤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탁구는 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탁구는 1시간에 만원하는 레슨을 한 달 동안 받았다면서
부인 어르신과 처제는 지금도 복지관에 가서 탁구를 친다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테니스와 배드민턴과 탁구와 산행으로 다져진 어르신은
81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겨울 강풍을 산행으로 마주하였습니다.
어르신과 부인과 처제는 높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탁구의 레전드로 건강과 행복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습니다.
체제가 68세라고 하였는데 이웃 아파트에 살아서
우리 아파트에 탁구치러 오라고 어르신께 요청하였습니다.
혹한의 겨울 강풍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거슬러 산행하고 운동하는 우리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하며 고매한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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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메일을 확인하였는데
오늘 호박 어르신께서 4시 탁구 약속 못 지킨다며 1시에 탁구를 친다고 하였습니다.
메일을 확인한 시간이 3시 30분인데
오늘은 호박 어르신과 탁구를 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카페의 글을 포스팅하고
혼자 탁구 서비스 연습을 하러 갈 것입니다.
예전에 스튜디오를 할 때 신문지를 걸어 놓고 신문지를 뚫는 강서비스를 훈련하였는데
결국 탁구공으로 신문지를 뚫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