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
|
▲ 브로츠와프대교구에서 펼쳐진 교구대회에서 르넥광장을 찾은 청년들이 환호를 외치며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
|
▲ 폴란드 신자들에게 단연 인기가 높았던 서울대교구 청년들의 부채춤이 삼위일체성당에서
펼쳐지고 있다. |
폴란드 전역이 세계에서 모인 가톨릭 청년들의 신앙 열기로 채워졌다.
젊은이들의 신앙축제인 제31차 2016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WYD) 주최국 폴란드는 본대회(26~31일)에 앞서 전국 교구에서 일제히
교구대회(20~25일)를 진행하며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을 ‘자비의 축제’로 초대했다. 브로츠와프대교구에 도착한 서울대교구 순례단 80여 명은
현지 신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브로츠와프=이정훈 기자 3Dsjunder@pbc.co.kr">sjunder@pbc.co.kr
|
▲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의 사전 행사인 교구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가톨릭섬에 있는
블레스와프 코미넥 추기경 동상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 브로츠와프대교구에서 펼쳐진 교구대회에서 한국 청년들이 다른 국가 젊은이들과 거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 삼위일체본당 청년 봉사자들과 박소정 수녀가 브로츠와프 시내를 향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 정순택 주교가 삼위일체본당 신자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전하고
있다. |
|
▲ 브로츠와프대교구 교구대회에서 청년들이 브로츠와프 주교좌성당을 순례하고 있다. 왼쪽
뒤로 성 요한 세례자 주교좌성당이 보인다. |
|
▲ 서울대교구 순례단 80여 명과 정순택 주교가 브로츠와프대교구 삼위일체성당을 찾아온
수녀와 장애 아이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 서울대교구 청년들이 장애아들을 위해 선물을 제작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
▲ 브로츠와프대교구에서 교구대회에 참가한 한국 청년들이 한데 모여 정순택 주교 주례로
한국 순례단 합동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
▲ 폴란드 노틀담수녀회의 한 수녀가 청년에게 수녀회를 소개해 주고
있다. |
○…서울대교구 순례단을 비롯해 3만여 명에 이르는 청년이
브로츠와프 교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브로츠와프 시내 곳곳에 모여들면서 일찌감치 세계청년대회만의 활기차고 열띤 분위기가 도시를 채웠다. 중세시대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브로츠와프 중심 르넥(Rynek) 광장은 21일 세계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로 낮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세계청년대회 참가 청년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인 ‘대형 국기’와 ‘자국 셔츠’ 등이 브로츠와프 시내를 알록달록하게 물들였다.
청년들은 미리 준비해 온 팔찌와 배지 등을 서로 나누며 교감을 이어갔다.
이탈리아에서 온 다니엘레씨는 “동료 800여 명과 전날
버스에 올라 16시간 만에 이곳 브로츠와프에 닿았다”며 “여러 나라 청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 자체로 즐겁고 설레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고
했다.
○…파스텔톤 건물과 첨탑들이 조화를 이루는 브로츠와프에서 청년들은 연신 국기를 흔들며 곳곳을 누볐다.
세계청년대회 막이 올랐음을 실감케 하는 순간, 멀리서 빠른 리듬의 북소리와 덩실덩실 춤추는 청년 한 무리가 광장 중앙을 지나쳐 갔다. 아프리카
특유의 흥겨움을 지닌 세네갈 청년들이다. 북소리를 들은 유럽 청년들도 이내 무리에 섞였다. 함성과 춤사위가 한참 동안 르넥 광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세계청년대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신앙 안의 첫 만남’이다.
이들 말고도 광장 다른 한편에선 스위스 국기를 흔들며 노래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흥겹게 기타를 치며 성가를 부르던 이들은 스위스에 사는 브라질 청년들.
그들 가운데에 있던 호세 안드레아씨는
“우린 스위스에 사는 브라질 가톨릭 성가 밴드”라며 “3년 전 브라질 리우에서 열렸던 세계청년대회 흥겨움을 이곳에서도 이어가길 바라는 뜻으로
악기를 싸들고 동료들과 왔다”며 웃음 지었다.
○…서울대교구 순례단은 20일 저녁 교구대회 기간 머물 거점본당인
브로츠와프대교구 삼위일체성당에 도착했다.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현지 본당 사제와 신자들은 한국 청년들이 도착한 것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마당에
달려 나와 손을 흔들었다.
널찍한 대성전에 청년들이 입장하자 삼위일체본당 청년 봉사자들은 한국어로 세계청년대회 주제가를 부르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브로츠와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현수막과 그들의 호기심 어린 미소가 오랜 여정의 힘겨움을 금세 떨치게 했다. 본당
주임 안드레아 슈츠 신부는 “저희 본당에 머물게 된 청년 여러분과 주교님을 무척 환영한다”며 “자비의 축제를 마음껏 즐기자”고
말했다.
○…교구대회는 ‘자비’를 주제로 폴란드 문화와 신앙을 체험하는 시간이 됐다. 서울대교구 청년들은 첫째 날
삼위일체성당을 찾은 장애인 아이들과 이들을 돌보는 성요셉의딸수녀회 수녀들을 만나면서 아프고 병든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해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주님 말씀을 다시금 되새겼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와 서울대교구 사제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조성된 아동보호기관에서 열심히 사도직을 수행하는 수녀와 장애 아이들에게 안수를 해줬다. 청년들은 이튿날 본당 인근에 있는 가톨릭
유치원도 찾아 마당에서 아이들과 춤추는 시간도 가졌다.
“13세기 지어진 성 요한 세례자 주교좌성당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상당
부분이 파괴됐지만, 다시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본당 청년 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 한국 청년들은 시내 곳곳의 성당, 광장
등 명소를 방문했다. 특히 청년들은 도심 오드라강이 내려다보이는 ‘가톨릭섬’에 있는 성 요한 세례자 주교좌성당을 비롯해 매년 10~12명의
신학생이 입학하는 450년 역사의 브로츠와프대교구 신학교 등지를 방문하며 곳곳에 밴 폴란드 교회의 1000년 신앙을 느꼈다.
○…“Are you really a bishop from Korea?”(정말 한국에서 온
주교님이세요?)
다른 나라 청년들은 서울대교구 청년들 틈에서 함께 다니는 정순택 주교를 마주하고 인사를 나눌 때마다 놀라 되물었다.
그들은 거리에서 주교를 만났다는 데 반가워하며 함께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눴다. 정 주교는 19일 한국에서 출발 때부터 대회 기간 내내
서울대교구 청년들과 모든 일정을 함께했다. 그야말로 ‘청년들과 하나 된 주교’였다. 정 주교는 매일 각기 다른 조에 속해 청년들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고, 틈날 때마다 청년들과 고민과 성소 식별 등을 상담하며 ‘격의 없는 동행’을 이어갔다. 청년들도 대회 여정 내내 주교님과 함께한다는
‘든든한 혜택’을 누렸다.
○…날이 거듭할수록 도시 전체는 ‘본대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청년의 함성과
노랫소리로 채워졌다. 23일 주교좌성당과 교구청이 있는 ‘가톨릭섬’에는 성가 공연과 신앙 투어 일정에 참가하는 청년들로 꽉 찼다. 주교좌성당
앞은 순식간에 공연장으로 바뀌어 청년들의 환호성이 그치질 않았다. 폴란드 교회의 깊은 역사가 오늘날 젊은 청년들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듯했다.
폴란드 시민들의 ‘시민 의식’도 눈에 띄었다. 트램과 버스가 대회 참가 청년들로 가득 찼고, 간혹 큰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청년들을 만나도 시민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트램에서 만난 한 폴란드 어르신은 오히려 “젊은이들이 내게 묵주를 선물해 줬다”며 “젊은이들을 위해
이 묵주로 기도하겠다”고 기뻐했다.
23일 브로츠와프대교구에서 교구대회에 참가 중인 한국 청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의정부, 청주, 부산교구 등 7개 교구와 수도회를 통해 온 한국 청년과 사제단 400여 명은 가톨릭섬 인근에 있는 대학생 청년들을 위한 특성화
본당인 성 마치에이 성당에 모여 정순택 주교 주례의 미사에 참여했다.
정 주교는 강론에서 “같은 가톨릭 신앙을 가진 것 하나만으로
서로 믿고 베풀어주는 아름다운 이 체험은 어쩌면 세상의 눈으로 보자면 있을 수 없는 경험과 같다”며 “함께 사진 찍고, 대화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만남 이면에 감춰져 있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생명력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구대회 기간 서울대교구 순례단과 삼위일체본당 사제, 신자들은 신앙적으로 끈끈하게 교류했다. 서울대교구
청년들은 의상까지 맞춰 준비해 간 부채춤 공연, 한국교회 역사를 설명해주는 동영상 등을 선보이고, 독일 베를린 한인 본당 음악가 신자들이 준비한
음악회 등을 선보여 본당 신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홈스테이 가족들은 연일 음식 대접과 편안한 잠자리 제공에 애썼고, 본당 청년
봉사자 20여 명은 교구대회 마지막 날까지 도심 관광, 축제 장소 이동 때 가이드가 돼줬다.
본당 봉사자 대표 코샤양은 “우리는
1년 동안 기쁜 마음과 기도로 한국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왔다”며 “즐거워하는 한국 청년들을 보며 우리가 더 큰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당 보좌 제이콥 신부는 “영상을 통해 200년 된 한국교회가 힘든 박해를 견디고 난 뒤 오늘날 이처럼 활발히 성장한 줄
처음 알게 됐다”며 “103위 성인을 시성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중심으로 한국과 폴란드 교회가 영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깊이 느꼈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순례단은 24일 주일미사 후 ‘103위 순교성인화’와 ‘한국 성모마리아상’을 삼위일체본당에
전달했다.
○…한국 청년들은 교구대회 기간 폴란드 교회의 따뜻한 배려와 정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홍정원(프란치스코, 27, 서울 가락동본당)씨는 “홈스테이 가족이 방을 기꺼이 내주고 자신들은 거실에서 지내면서 저희를 불편함 없이 도와주려는
모습에 무척 감동했다”며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대해 주는 본당 신자들의 마음이 곧 대회 주제인 ‘자비’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노아름(안나, 31, 서울 발산동본당)씨는 “언어 소통이 잘 될지 불안했는데, 같은 신앙을 가진 것만으로도 소통이 다
되더라”며 “따뜻한 배려를 듬뿍 받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주희(루치아, 27, 서울 포이동본당)씨는 “2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방한하셨을 때 꽃동네에서 교황님 말씀을 가까이서 듣고 뵌 경험이 있다. 이번엔 제가 교황님을 뵈러 온 만큼 본대회 때 이어질 자비의
축제도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3Dsjunder@pbc.co.kr">sjunder@pbc.co.kr
브로츠와프대교구
브로츠와프대교구는
10세기에 설립돼 1050년 된 폴란드교회와 역사를 같이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인구 약 70만에 이르는 폴란드 대표 공업도시인 브로츠와프시의
가톨릭 인구는 90%에 이른다. 400여 개 본당을 두고 사제 800여 명이 사목활동 중인 활발한 대형 교구다. 교구대회 기간 이곳
브로츠와프대교구에는 프랑스 청년 3600여 명을 비롯해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한국 등지에서 온 청년 3만여 명이 폴란드 신앙을
체험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