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절은 바른 언어가 갖는 긍정적 결과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먼저 상반절에서는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 입의 대답’이 하반절의 ‘때에 맞은 말’과 대응된다는 점에서 이는 곧 때에 맞은 적절한 대답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반절은 때에 맞은 적절한 대답이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때에 맞는’이란, 말 자체가 갖는 중요성이 물론 크지만 그것이 시기와 관련하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좋은 말일지라도 적시에 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으며 오히려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지혜자는 말을 하되 상황에 적합한 말을 가장 효과적인 시간에 해야 한다고 솔로몬은 교훈하고 있습니다.
24절은 지혜로운 자가 지향하는 삶이란 위로 향한 생명길이란 사실과 더불어 그 결과로 아래 있는 스올을 떠나는 유익을 거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위쪽으로 나 있는 생명의 길이란, 대조를 이루는 표현인 ‘아래에 있는 스올’을 통해 볼 때,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하는 삶은 생명 길이며 그런 길을 추구하는 사람이 지혜자라고 솔로몬은 말합니다. 이처럼 생명 길을 향하는 자는 스올에서 떠나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된다고 솔로몬은 전하고 있습니다.
25절에서 솔로몬은 교만한 자와 과부를 대하시는 여호와의 태도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먼저 상반절에서 여호와는 교만한 자의 집을 허신다고 솔로몬은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집’은 일차적으로 장소적인 개념으로서의 ‘집’을 의미하며, 나아가 ‘한 집안’, ‘세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본절에서 이 단어는 문맥상 건물로서의 집이라기보다는 그가 가진 모든 재물을 포함하여 가족 구성원 전체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교만한 자의 집’은 교만한 자의 집단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역사적으로 강대국 시민들은 약소국가에 대하여 늘 그러한 집단적 교만에 물들어 있었고, 집단적 교만의 세력 앞에 약자는 더욱더 삶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교만을 방치하지 않으시고 그 집을 허물어 버리신다고 솔로몬은 말합니다. 반면 하반절에서는 여호와께서 과부의 지계를 정하신다고 말합니다. ‘지계’란 ‘땅의 경계’를 의미하는데, 당시 사회적 약자인 과부가 교만한 자들에게 억압받는 대상으로서, 교만한 자는 과부의 지계를 옮기거나 없애버림으로써 자신의 땅을 넓히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를 보호하심으로 교만한 자의 뜻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솔로몬은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교만한 자와 과부의 사이에 서서 판단하시고 교만한 자에게는 그 집을 허심으로 심판을 행하시고 과부에게는 그 지계를 친히 정하심으로 보호하신다고 솔로몬은 밝히고 있습니다.
- 솔로몬은 본문에서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라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이는 말이 시의 적절하게 쓰일 때에야 비로소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입니다. 말은 같은 말이라도 때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그 의미가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상황에 적합하지 않으 면 칭찬의 말이라도 조롱으로 들릴 수 있고, 또한 아무리 바르고 합당한 말이라도 때에 맞지 아니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오해와 다툼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욥의 친구들이 욥에게 했던 말들의 말 자체만 보면 진리에 가까운 면모가 있지만, 그들의 말은 욥의 상황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내뱉어진 것으로 적합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경우에 합당하지 않은 그들의 말은 말하는 자신들이나 이를 듣는 욥에게 아무런 유익도 되지 못하였고, 오히려 큰 감정의 골만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하기에 앞서 이 말이 경우에 맞는 말인지, 참되고 진실 된 말인지, 상대방을 위한 말인지 분별한 후 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 솔로모은 ‘여호와는 교만한 자의 집을 허시며 과부의 지계를 정하시느니라’고 교훈하였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불의한 자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힘을 이용하여 과부와 같이 연약한 자들의 지계석을 옮김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소유를 늘려가는 일이 허다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무 곳에도 호소할 수 없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자 하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 약자를 친히 지키시고 보호해 주신다고 솔로몬은 전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속에는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나 고아와 과부, 나그네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양과 염소의 비유를 통하여 천국과 지옥을 나누는 기준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자비와 긍휼의 마음과 그에 따른 행실을 말씀하실 정도로 그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것은 성도의 관심은 항상 가난하고 헐벗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부의 지계를 지키시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는 헤아릴 수 있어야 하며, 하나님을 대신하여 우리가 그들의 지계석이 되어 주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