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간달프가 발록과 지옥으로 떨어졌다가 백색의 간달프로 다시 태어났듯
어제 영장실질심사 간 구치소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이재명은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간 이재명은 제 주관적인 생각으론 약간은 쌈닭의 이미지로 기존 진보진영에서 소위 '씹선비' 기질로 말미암아 시원하고 화끈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일들을 확실하게 마무리 짓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못 미덥고 불미스러운 사안이 있었으나 대안이 없던 지지층이 결집한 면도 있었다 봅니다.
그에게는 지지층으로 하여금 반대세력을 박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고 그 과정에서 어설픈 도의로 일을 그르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마치 지금 현재 행정수반이 논리와 상식은 제쳐두고 전 정권과 정치세력을 백문무답으로 박살 내는 것처럼 말이죠.
제 경우도 이재명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번 당하는 이쪽 진영에서 드디어 칼춤 한번 제대로 쳐줄 사람이 나온 것 같아서였을 뿐 그의 정치철학이나 신념등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닙니다.
헌데, 오늘 새벽 기각결정 후 구치소를 나와
'늦은 시간에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으로 시작하는 인터뷰에서 그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숭고함?'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이런 표현이군요. 물론 좀 더 가벼운 단어로 표현하고 싶으나 당장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그가 이전까지 노무현이나 문재인 혹은 유시민이란 사람들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불가항력적인 거대한 국가와 정치집단에 맞서 몸뚱이 하나와 신념하나로 맞서는 이미지 말입니다. 많은 투쟁이 있었겠으나 애초에 싸움자체가 성립 안 되는 거대한 '적'에 대한 대항은 아니었거든요. 그럼으로써 승리해 왔던 것일 수 있고 그래서 '승리하는 투사' 이미지가 생긴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부로 단순히 전장에서 치고박는 싸움꾼 이미지를 벗고 어엿한 야권 지도자로 다시 태어난 것 같습니다. 오늘 그의 표현대로 단식투쟁에서부터의 행보가 이를 명징히 그리고 오롯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주옥같은 워딩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에 반해 상대진영은 '법원이 개딸에게 굴복했다' 라는 발언으로 정점을 찍으며 백색의 이재명의 탄생을 마무리 지어주었습니다. 이번 총선과 다음 대선은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어내야 됩니다. 지난 2년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똑똑히 봤으면 어떻게 대처해야되고 처리해야 되는지 알게 됬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말만 앞서는 소위 선비들이 필요한 게 아니란 것.
끝으로 유로마이단 사태 간 우크라이나 저항군 대표가 단상에 올라했던 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끝이란 건 죽어야 할 놈이 죽고, 벌을 받아야 할 놈이 벌을 받으며 상을 받을 사람이 상을 받는 것이다. 그게 끝이다'
첫댓글 그리마 웜통 쫓아내는 부분처럼 수박들 쫓아내길 ㅋㅋㅋ
이재명의 매력은 그가 늘 성장함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어요.
사실 지지난 민주당 경선 기간동안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저열한 네거티브로 문재인을 공격하며 민주당 주류에게 단단히 미움을 샀었죠. 저 뿐만 아니라 소위 "친문" 지지자들 모두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근데 놀라운 건, 이후 이재명은 민주당의 헤게모니가 문재인에게 있음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금 이 순간까지 단 한 번도 이걸 깨부수고자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문재인을 민주당의 큰어른으로 깍듯이 모시며 그의 영향력을 입고자 했죠.
그렇게 경선 이후 이재명을 미워하던 민주당 주 지지층인 친문계를 자신의 단단한 지지층으로 흡수했습니나. 물론 경기도지사 시절 보인 훌륭한 능력들도 한몫 했지만요.
이냥반은 늘 성장합니다. 경선 이후 당내 패권을 배웠고, 도지사 시절 묵직함을 배웠으며, 대선을 통해 이젠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발디딤했습니다. 이번 일 역시 말씀하신 숭고함의 획득이건 뭐건 또다른 성장임에 분명할 것입니다.
이재명은 계속 배우고 성장하기에 여기까지 왔고, 낙지는 그러질 못해 그모냥이 되었죠.
낙지는 중요할때 런해서 이미 버림
@Seneka ㄹㅇ 핵심이죠
@눈사람no.3 22222
@Seneka ㅋㅋㅋㅋㅋ
이를 신선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낙지씨가 도저히 답 안나오니. 싸움닭 이가 필요할뿐.
잘이겨내서 쓸어버리길.
글을 쓰면서도 이 부분을 경계했져. 그렇게 느끼지도 않구요. 다만 이번에 본문 내용처럼 느꼈던건 사실입니다 ㅋ
신성시하는 순간 낙엽행이죠
민주당 안에 잔존하는 낙엽스러운 사고방식도 쓸어주길
명문입니다. 올소! 올소!
대안이 없어 어쩔수 없이 5년 이상을 임시로 민주당을 찍어주고 잇는 중도인 제 입장에서는
싸울 땐 진보로서의 진영논리에 입각하되, 현실적 정책에서는 냉철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낙엽은 싸움도 영 아니었고 그렇다고 현실적인 감각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죠
아직은 당 내에 낙엽스러운 세력들이 가득하니 모든 계파를 휘어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봅니다
확실한 건 정신은 계승하더라도 이제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의 시대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진보 "감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왔습니다
이제는 보다 성숙한 대중적인 중도 정당이 되어야겠죠.
갠적인 생각으로는
장기적으로 급진적인 좌파는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으로 분당하여 정의당 떨거지를 대체하고 민주당의 진보정책을 선봉에서 주도하는 2중대(?)로,
너무 우로 치우친 자들은 보수로 가거나 2중대로 분당하여 국짐과 그 2중대 계열들을 대체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은 아직은 경제.사회적으로 개도국으로서의 구조가 여전히 강하고 이걸 바로 뜯어고치기는 어렵긴 합니다
급진적 정책을 밀고 나가려면 대외.대내적으로 시기가 좋아야 하죠
그 시기가 오기 전엔 안정적으로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현재의 경제 규모에 맞게 성장도 이어갈 대중적인 중도 정권의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기반으로 진지전을 하다가 좋은 시기가 오면 진보정책을 다시 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무모한 실험적 정책은 그 전까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 카페에서야 방향만 올바르기만 하면 무조건 좋다, 다른건 고려하는 걸 싫어하는 인식이 있습니다만 사회생활을 해보니 그건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고 느끼게 되더군요
그래서 마치 황태자 마냥 살아온 낙엽이 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면이 강한 이재명에게 기대가 조금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어느 정도 잇엇는데 일단 여기까지는 잘 하고 있다고 보여지네요
이번 일을 통해서, 이재명의 체급이 올라갔다는 건 부정 못 할 겁니다
동감합니다. 일찍이 유시민 작가가 평하길 ‘배워서 습득하는 능력이 있고 질문을 할줄알고 답을 주면 받아들여 자기것으로 만들고 계속 성장하는 정치인’ 이라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 이 계기로 이름을 전국에 크게 알렸으니(정치성향에 상관없이) 큰 대규모 업데이트 또는 레벨업 하나는 확실하네요. 그저 원상태로 돌아간 것이니 방심말고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수의 지지로 선출된 선출직이 공무원인 판사 개인에게 생사를 판단받는 이 현실이 정말 유감이긴 합니다.
확실히 그런 면이 있긴 합니다. 이재명은 당 내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던 기간이 길고 여러 경력은 있지만 중앙 정치 경력과 실무 외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스토리 부분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죠. 시련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처럼 이재명이 여기서 고꾸라지지 않고 이겨낸다면 정치인으로서 크게 성장하긴 할 겁니다. 스스로를 위해서 싸워 이기든, 당을 위해 희생하고 피를 흘리든 그건 결국 개인의 명성이 됩니다. 악명조차 명성이니 설령 그가 독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그게 자기 체급의 양분이 될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