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에서
최한나
아주 먼 옛날 도도한 공주가
하늘의 멍에를 메고 광야로 갔다
간조하고 물 없는 사막의 땅
거친 음식과 전방의 야전 캠프
선택했으나 선택지가 아니었으므로
치열했던 영육간 격전의 시간
전투복을 입은 살갗에서 피가 흘렀다
그러나
세상이 알지 못하는 한 이름을 얻고는
더 이상 궁궐의 영화는 부럽지 않았다
좁은 길 낮은 곳에서 얻은 귀한 이름
척박한 간척지의 작은 오두막
그 이름과 동행한 순연의 땅에서
무수리 일지가 완성(?)된 날은
거친 바람의 언덕
하늘로만 창을 내던
황혼의 시간이었다.
첫댓글 시를 읽으면서 영화 한편을 본듯합니다
굽은 시절이 있고
경사진 길이 있고
삶을 위한 영적 싸움이 있었고
비로소
피안의 시간을 만나게 되고
다 갖지 못하고
다 이루지 못해서
날마다 새롭고 즐겁고 감사가 넘치는
바람의 언덕에서
황홀한 날들을 가슴에 오리고 살겠습니다
화자는 자신만의 어떤 스토리를 둘둘 감아서 쓴듯 하네요
아우트 라인은 읽지만
화자의 내면의 뜨거움을 건지기는 어렵네요
두세번 읽고 갑니다
담담히 쓰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린 세월들 잊고 싶었고
이제는 많이 극복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멀리 아득해져서
눈물도 남아 있지 않기는 하지만요
무수리여서 울며 웃으며 행복했던 시간들
많은이들을 섬기며 느끼는 알 수 없는 기쁨
이제는 담대히 그 시간들을 얘기하고 싶은데
너무 담담히 적어 버렸나 보네요
정성의 댓글 감사드리며~**~
목사님은 굽은시절이 전혀
없는듯 한데
그런 날들이 있었군요
지금은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섬기고 위로하며
하나님의 종으로 사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ㅎㅎ 믿음은 평신도가 훨씬 좋습니다
그 순종과 헌신을 보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장로님의 신앙도 만만치 않으시죠
늘 기도하시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저는 첫사랑을 잊어버린듯 하여 늘 부끄럽지요
초심을 찾아야 될 텐데 ㅜ